중국 정부의 '강화된 셧다운제'가 e스포츠에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중국 <리그 오브 레전드> 프로리그(이하 LPL)를 주최하는 TJ 스포츠는 31일 당국 정책에 대한 입장을 전했다. TJ 스포츠는 "국가 정책에 대응하기 위해 우리가 주최하는 모든 e스포츠에 대한 연령을 조정할 계획"이라며 "해당 내용을 곧 업데이트할 예정이니 조금만 기다려달라"라고 밝혔다.
지난 30일, 중국 미디어와 게임을 관리하는 신문출판총서는 미성년자의 온라인게임 중독에 대한 더욱 엄격한 관리와 효과적 예방에 관한 통지를 전하며 "앞으로 18세 미만 청소년은 금요일, 주말, 법정 공휴일에 한해 오후 8시부터 9시까지만 온라인 게임을 할 수 있다"라고 고지한 바 있다.
이에 따라 중국 e스포츠가 부정적 영향을 받을 거라는 우려가 속출했지만, 낙관적으로 보는 이도 적지 않았다. 중국 정부가 2020년부터 '휴일 하루 3시간, 그 외에는 하루 1.5시간'으로 게임 플레이를 제한하는 정책을 시행했음에도 LPL을 포함한 e스포츠에는 별다른 타격이 없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TJ 스포츠가 공식적으로 '연령 조정'을 언급한 만큼, 이번 정책은 중국 e스포츠에도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면 강화된 셧다운제는 중국 e스포츠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
먼저, 선수 풀 고갈을 떠올려볼 수 있다. 미성년자의 게임 플레이 가능 시간이 크게 줄어든 만큼, 프로팀이 요구하는 정상적인 연습을 소화하기도 어려워진 탓이다. 국가가 성인으로 인정하는 나이가 되기 전에는 프로씬 진입도 사실상 불가능해졌다. 이에 따라 어린 선수들이 경험을 쌓는 무대였던 중국 <리그 오브 레전드> e스포츠 2군 리그(LDL) 역시 크게 흔들릴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징동 게이밍(조이드림)과 TES(TES.C) 2군은 오는 2일, 3일 2021 LDL 서머 플레이오프를 소화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로스터에서 미성년자 선수들을 제외했다. 일각에서는 로스터에 공백이 생긴 팀들이 경기를 치르기 위해 급히 임대 선수를 구하고 있다는 이야기까지 흘러나온다. 1부리그 소속 OMG 역시 미성년자인 '크렘' 리 지안을 로스터에서 제외했다.
향후 LPL이 선수 수급을 위해 다른 국가로 눈을 돌릴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 경우, 중국이 가장 주시할 지역은 단연 한국이다. 당장 올해만 해도 '너구리' 장하권, '바이퍼' 박도현 등 많은 한국 선수들이 LPL에서 눈부신 활약을 펼쳤다. 수많은 LCK 스타 선수가 LPL로 떠났던 2014년과 비슷한 사태가 다시 한번 벌어질 수도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적지 않은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