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스이즈게임은 한국국제게임컨퍼런스(KGC) 2009에서 공개된 대한민국 인디게임 공모전 수상작 중 눈에 띄는 게임들을 소개합니다. 이번에 소개할 게임은 제 4회 인디게임 공모전에서 은상을 수상한 <폴더>입니다. 플레이영상입니다.
<폴더>는 전형적인 스테이지 방식의 퍼즐액션 게임입니다. 플레이어는 자신의 분신인 고양이를 조작해서 스테이지마다 나오는 함정과 몬스터를 피해 출구를 찾아야 하죠. 그런데 출구를 찾아 가는 과정이 색다릅니다. ‘화면 접기 시스템’ 때문입니다.
<폴더>에서는 스테이지 진행 도중 언제, 어디서나 플레이어가 원하는 부분을 ‘접을’ 수 있습니다. 이렇게 접힌 부분에 있는 모든 오브젝트는 중심선을 기준으로 통째로 반대편으로 넘어가게 되죠. 미술 시간에 해 봤던 ‘데칼코마니’를 떠올리면 됩니다.
이를 응용하면 두꺼운 장애물을 쉽게 넘어가거나 귀찮은 몬스터와 함정을 저 멀리 치워버릴 수도 있습니다. 반대로 아무 것도 없는 낭떠러지에서 블록을 접어 새로운 길을 만들어 내는 것도 가능하죠.
실제로 각 스테이지에는 ‘화면 접기 시스템’을 이용해야 하는 장소가 몇 군데씩 등장합니다. 게임의 이름이 괜히 Folder(접는 사람, 혹은 기구)가 아닌 셈입니다.
물론 접을 수 있는 범위가 한정되어 있고 ‘접히지 않는 오브젝트’도 있습니다. 입구에서 출구까지 단번에 접어서 스테이지를 클리어하는 단순 무식한 플레이는 불가능하다는 뜻이죠. 점프 중 화면을 접으면 고양이가 날아가는 방향도 접은 면에 따라 반대로 변하는 등 생각하게 만드는 부분도 많습니다.
화면을 빠르게 접어서 고양이를 하늘 높이 올리거나 몬스터가 벽에 끼도록 접는 것처럼 의외의 해결방법이 많기 때문에 스테이지마다 상당히 머리를 굴려야 합니다.
참, Xbox360 패드를 완벽하게 지원한다는 점과 스테이지 중간중간 나오는 동화책을 넘기는 기분의 컷신도 인상적입니다.
특히 패드의 활용이 좋아서 점프 도중 화면을 멈추고 접힐 부분과 방향을 정한 뒤 버튼을 떼는 과정이 매우 자연스럽게 이뤄지더군요. 조작감에 대해서는 Xbox360 전용게임이라고 해도 믿을 만큼 뛰어납니다.
다음은 <폴더>를 개발한 ‘빅브라더’의 정진명, 유지현 씨와의 미니인터뷰입니다.
TIG> 수상을 축하한다. 개발 인원과 기간은 어떻게 되나?
총 4명이 개발을 진행하다가 중간에 1명을 충원했다. 기간은 7월 중순부터 8월말까지 매일 출근하다시피 동아리에 나오며 개발했다. TIG> <폴더>를 만들면서 가장 신경 쓴 부분이 있다면? 고정관념을 깬 자유로운 퍼즐 게임을 만들고 싶었다. 개인적으로 <브레이드>나 <포탈>을 재미있게 즐겼는데, 둘 다 공간적인 한계를 갖고 있는 게 아쉬웠다. 그래서 우리는 공간적인 관념을 한 번 깨 보자고 생각했다. 그래서 만들게 된 것이 바로 <폴더>다. 그런데 공간적인 자유도를 높이다 보니 자연스럽게 스테이지의 클리어 방법도 늘어나더라. 덕분에 스테이지를 구성하는 건 더 어려워졌지만 그만큼 만족스러운 자유도를 가진 게임이 된 것 같다. TIG> 종이접기 느낌이 나는 그래픽이 인상적이다. 게임이 접기를 위주로 한 만큼 그래픽도 ‘종이 접기’ 분위기가 나도록 만들었다. 전체적으로 ‘귀엽고 사랑스러운 그래픽을 갖추자’가 목표였다고나 할까? 그래서 플레이어의 캐릭터도 고양이로 설정했다. TIG> 게임 방식이 독특하다 보니 구현하기 어려웠던 부분도 많았을 것 같다.
역시 ‘접기’가 가장 어려웠다. 기획단계의 문제인데 ‘접기에 대한 제한을 어디까지 둬야 할까’를 놓고 상당한 설전이 오고갔다.
원래는 화면 전체를 반으로 접는 게임이었는데 화면 밖으로 나간 오브젝트 처리가 안되고 맵이 고정되는 등 문제가 많더라. 그래서 고민한 끝에 만들어낸 것이 지금의 ‘부분 접기’ 방식이다. 그런데 아직도 접어지는 오브젝트와 접히지 않는 오브젝트 구분이 안 된다는 의견이 많아서 고민이다. 이 부분에 대한 조치를 취해야 할 것 같다. TIG> 조치를 취한다는 건 이후에도 개발을 이어가겠다는 뜻인가? 우리의 최종 목표는 미국의 인디게임 페스티벌(IGF)이다. 지금은 그 중간점검이었다고 생각한다. 참고로 <폴더>는 각 스테이지마다 타로카드와 대응하고 있다. 그렇다면 적어도 21개 스테이지는 만들어야 하지 않겠나? 이제 6스테이지까지 개발한 상태니 아직 갈 길이 멀다. TIG> 특이하게도 Xbox360 패드만 지원하는데 뭔가 이유라도 있나? 동아리방에 Xbox360이 있어서 다들 그 패드에 가장 익숙했다. 이게 첫 번째 이유고, 두 번째는 아날로그 스틱 때문이다. 화면을 접는 단계에서 접을 구간을 움직이면서 방향을 돌리기 위해서는 아날로그 스틱 2개가 필요하다. 그런데 아날로그 스틱 2개를 자연스럽게 활용하기에는 Xbox360 패드가 편하더라. 물론 키보드도 지원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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