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태금지법을 자랑스러워하며 찬성하는 퍼블리셔 대표, 그리고 이에 반대 의견으로 계약을 해지한 개발사. <쉬벌리2>의 개발사 쉽라이트 스튜디오가 퍼블리셔인 트립와이어 엔터테인먼트에게 결별을 선언했다. 양사간 업무적인 마찰이 아닌 '낙태금지법' 때문이다.
텍사스주의 낙태금지법은 지난 9월 1일 시행에 들어갔다. 일명 '심장박동법'이라 불리는 이 법은 낙태금지 시기를 현행 20주에서 태아의 심장 박동이 감지되는 6주로 당긴 것이 특징이다. 법안은 성폭행과 같은 '낙태금지'의 예외를 허용하는 경우에도 확대 적용됐다. 뉴욕타임즈를 비롯한 여러 언론은 사실상 낙태를 아예 막는 것과 다름 없다고 반응하기도 했다.
1973년 연방대법원이 임신 후 23~24주 시점까지 낙태가 가능하다는 판결을 내린 이후 관련 법은 지금까지 유지되고 있으며, 지금까지 미국에서 찬반이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는 이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까지 나서며 낙태금지법을을 허용한 연방대법원을 비판, 여성의 낙태 권리를 보호하겠다고 강조했다.
트립와이어 엔터테인먼트의 존 깁슨 대표는 텍사스주의 해당 법안이 발의되자, 4일 자신의 트위터에 법안을 지지한다는 내용을 적었다. 존 깁스은 "이 이슈의 반대 사람들이 목소리를 내고 있어서 나는 게임 개발자로 기록을 남기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했다"고 입장을 밝혔다.
다음 날, 쉽라이트 스튜디오가 존 깁슨 대표의 트위터에 덧글을 남겼다.
쉽라이트 스튜디오는 "정치적 의견은 자유지만, 그것을 공공의 담론으로 만드는 순간 당신 이외 구성원도 얽히게 된다"며, "우리는 직원들이 이러한 상황에서 목소리를 높이거나 행동하는 것이 어렵다는 것을 알고 있다. 이러한 패턴이 별도 코멘트 없이 계속되도록 하는 것은 실례다"라고 말했다.
이어, "현재 리더십 구조에서는 양심적으로 트립와이어와 함께 할 수 없다. 우리는 지금 시점부터 트립와이어와 모든 계약을 파기한다"고 밝혔다.
<쉬벌리2>의 개발팀 톤 배너 스튜디오도 쉽라이트 스튜디오의 의견을 지지했다.
그들은 "<쉬벌리2>의 퍼블리셔 대표가 최근 트위터에서 표현한 의견을 공유하지 않겠다"라며, "이 관점은 우리 팀에서 공유되지 않으며, 우리가 개발하는 게임에도 반영되지 않는다. 이 성명은 여성의 권리에 대해 우리가 믿는 것과 반대 입장이다"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