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출시 예정인 밸브의 휴대용 PC ‘스팀 덱’은 북미와 유럽 팬들 사이에서 큰 기대를 모으고 있다. 특히, 스팀 라이브러리에 보유한 게임을 스팀 덱으로 즉시 플레이할 수 있다는 점에 기뻐하는 소비자도 많다.
그러나 이런 생각은 부분적 ‘오해’인 것으로 밝혀졌다. 이 점을 지적하고 나선 사람은 다름 아닌 밸브와 함께 리눅스용 스팀 게임 호환성 레이어 ‘프로톤’을 개발한 ‘코드위버스’ 대표 제임스 라미다.
리눅스 기반인 스팀 덱의 운영체제 ‘스팀 OS’가 윈도우 용 스팀 게임을 구동할 수 있는 것은 ‘프로톤’을 통해서다. 그런데 사람들의 부푼 기대와 달리, 프로톤은 현시점에서 ‘모든 스팀 게임’과 호환되지는 않는다.
9월 1일(현지시간) ‘보일링 스팀’ 팟캐스트에 출연한 라미는 일부 팬들의 오해를 풀기 위해 직접 설명했다. 라미는 외신 IGN의 밸브 인터뷰 내용을 기점으로 팬들과 매체들 사이에 오해가 확산했다고 짐작한다. 해당 인터뷰에서 개발자 피에르루 그리페(Pierre-Loup Griffais)는 다음과 같이 말했다.
“현세대 게임을 정말 문제없이 구동할 수 있는 퍼포먼스를 실현해 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우리는 스팀 라이브러리에 있는 모든 게임을 플레이 가능하게 하고 싶다. 현재까지 스팀 덱으로 감당 못하는 게임을 찾지 못했다.”
많은 매체와 유저들이 이 말을 ‘스팀 덱은 스팀 라이브러리 상 모든 게임을 구동할 수 있다’는 말로 이해했다. 그러나 라미에 따르면 이런 해석에는 오해가 있었던 듯하다. 라미는 그리페가 스팀 덱의 ‘하드웨어 차원’의 지원 능력을 말하고자 한 것 같다고 이야기했다.
라미는 “사람들이 이 문제를 이해할 때 두 가지 메시지가 하나로 합쳐져 버린 것 같다. 피에르루가 말한 메시지는 스팀 덱이 모든 게임을 지원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런데 내 생각에 그가 말하려던 것은 기기 자체, 그러니까 기계의 사양으로 봤을 때 모든 게임이 지원된다는 말 같다. 내 개인적 견해이자 해석이다, 그와 이야기해본 것은 아니다.”고 전했다.
이어 “그가 꼭 ‘프로톤’의 지원 여부를 이야기한 것 같지는 않다. 스팀 덱이 가진 그래픽, RAM, 하드디스크 드라이브 등의 하드웨어 자원을 이야기했다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프로톤은 현재 1만 6,000개 이상에 달하는 스팀 게임을 지원한다. 적지 않은 숫자지만 스팀 플랫폼상의 모든 게임에 비하면 그 숫자가 적은 것이 사실이다. 지난 2월 기준 스팀의 전체 게임 수는 5만 개를 넘겼다.
그러나 라미는 희망적인 소식도 함께 전했다. 프로톤이 지원하는 스팀 게임의 숫자는 그간 빠르게 늘어왔고, 앞으로도 늘어날 전망이다. 라미는 “프로톤은 살아있는 프로젝트다. 형태나 방식 등 어떤 측면에서도 정적인 프로젝트가 아니다. 프로톤이 더 넓은 범주의 게임을 지원할 수 있도록 큰 노력이 투입되고 있다. 따라서 스팀 덱이 출시될 시점에는 지금보다 더 많은 게임이 지원될 것이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