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발적으로 해외 게임 한국어 번역에 힘쓰는 현지화 그룹 ‘팀 왈도’가 새로운 프로젝트를 예고했다. 13일 팀 왈도는 공식 블로그를 통해 인엑자일의 RPG <웨이스트랜드 3>를 번역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팀 왈도는 고정 인원이 따로 정해져 있지 않은 프로젝트 그룹으로, 누구나 ‘팀 왈도’라는 이름을 사용해 번역 작업을 진행할 수 있다. 그간 정식 한국어 지원이 이뤄지지 않은 작품들을 번역하며 게이머들의 환대를 받아 왔다.
팀 왈도가 새로 번역에 나설 게임은 마이크로소프트 산하 인엑자일 엔터테인먼트의 <웨이스트랜드 3>다. <폴아웃> 시리즈에 직접적 영감을 준 것으로 잘 알려진 1988년 작 <웨이스트랜드>의 두 번째 후속작이다.
클래식 <폴아웃>을 연상시키는 하드코어 RPG 요소, 전편인 <웨이스트랜드 2>보다 깊이 있고 자유도 높아진 대화 및 육성 시스템, 방대한 분량 등으로 해외 포스트 아포칼립스 장르 팬이나 RPG 팬들에 좋은 반응을 얻었다.
그러나 한국어 미지원으로 국내 유저는 대부분 온전히 즐길 수 없어 아쉬움이 컸다. 더 나아가 공교롭게도 전편인 <웨이스트랜드 2>는 한국어를 지원했던 탓에 시리즈에 애정을 키운 팬들은 더욱더 안타까움을 느끼던 상황이다.
팀 왈도의 이번 <웨이스트랜드 3> 프로젝트 공지는 반가운 일이지만, 한 가지 유의할 사실이 있다. 번역 ‘시작’이 아니라 ‘예정’을 알리고 있다는 점. 실제 프로젝트 개시 시점은 22년 안으로 기획하고 있지만 아직 미정이다. 팀 왈도는 통상적이지 않은 공지문을 올린 이유에 대해 다음과 같이 설명했다.
“이번 번역의 준비 과정이 꽤 많이 길어질 것 같다. 열심히 준비했는데 (그 사이에) 누가 번역을 시작하는 일이 생기면 많이 슬플 테니 이런 글을 올렸다. 이번년도 안에는 번역 시작 공지를 올리도록 하겠다.”
이번 프로젝트의 준비가 다른 때 보다 오래 걸리는 이유는, 팀 왈도가 번역 프로세스 개선을 도모하고 있기 때문이다. 향후 기계번역(machine translation) 솔루션을 활용할 예정인 것으로 보인다. 팀 왈도는 “간단히 AWS MT와 A2I를 써보는 게 계획”이라고 적었다. 각각 아마존 웹 서비스의 기계번역 솔루션, 그리고 머신러닝 예측의 인적 검토를 돕는 아마존 '증강 인공지능 서비스’를 말한다.
그러나 이것이 '기계번역에 전체 작업을 의존한다'는 의미로 해석되어서는 안 된다. 번역을 '보조'하는 소프트웨어적 수단은 이미 업계에 오래 전부터 존재해왔다. 팀 왈도 역시 “번역가의 능력을 최대한 끌어내는 환경을 만들어 낼 생각”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개방형 그룹 답게 팀 왈도는 외부의 도움을 요청하고 있다. 이들은 “프론트 쪽 개발을 아시거나 AI 쪽 활용에 도움을 주실 수 있는 분들은 언제라도 환영한다. 학교, 동아리, 연구소, 단체, 회사 어디든 좋다. 팀왈도는 그 어떤 것도 가리지 않는다. 현재는 간단히 AWS MT와 A2I를 써보는 게 계획이지만, 누구라도 도와주시면 더 좋은 결과가 나올 것 같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