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가비 몰아주는 PC방 대회 사행성 논란

PC방에서 상금을 걸고 개최하는 게임대회의 사행성 논란이 일고 있다.

PC방 업주들은 일종의 이벤트 차원에서 고객들을 대상으로 게임대회를 열고 있기 때문에 별 문제 없다고 말하지만, 해당 게임의 퍼블리셔는 이와 같은 대회의 개최를 자제해 줄 것을 당부하고 있다.

게임포털 넷마블에서 <서든어택>을 서비스하는 CJ인터넷은 최근 넷마블 가맹 PC방 업주들을 대상으로 <서든어택> 대회의 개최를 자제해 달라고 공지했다. 참가비를 받고 게임대회를 진행할 경우 자칫 사행성과 관련된 처벌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이 CJ인터넷의 설명이다.

CJ인터넷 관계자는 “유료 낚시터의 경우 이용요금 외에 별도의 참가비를 받고 상금을 내건 업주에게 도박개장죄를 적용하고 있다. <서든어택>의 PC방 대회 역시 참가비를 받고 상금을 주는 유사한 내용이기 때문에 위험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일부 PC방은 불만을 제기하고 있다. 처음에 PC방 게임대회를 주도적으로 이끌었던 게임회사들이 이제 와서 사행성을 이유로 자제할 것을 요구하고 있기 때문이다.

■ 2005년부터 PC방 게임대회 유행

PC방에서 온라인게임 대회를 본격적으로 시작한 것은 지난 2005년부터. 당시 네오위즈게임즈와 CJ인터넷은 <스페셜포스>와 <서든어택>의 활성화를 위해 PC방 게임대회를 적극적으로 지원했다.

하지만 게임회사에서 PC방 대회에 대한 지원을 줄이면서 이후 가맹 PC방들은 개인 또는 클랜 단위로 참가비를 받고, 그 참가비를 모아서 우승팀에게 몰아주는 방식으로 게임대회를 지속해 왔다.

PC방들은 초기에 3~5만 원의 참가비를 받고 1등에게 50만 원 이상의 상금을 주는 등 적지않은 규모의 대회를 개최했다. 시간이 흐르면서 참가비와 상금이 줄어들긴 했지만 여전히 참가비 몰아주기 방식의 게임대회가 성행하고 있다.

PC방들이 게임대회를 중단할 수 없는 것은 단골 고객을 확보하는 데 용이하기 때문이다. 한 PC방 관계자는 “대회를 한두 번 하고 그만두면 큰 상관이 없겠지만, 주기적으로 대회를 개최하면서 단골 고객을 많이 확보했기 때문에 갑자기 그만두기 힘들다”는 입장을 밝혔다.

■ 게임위 “사행성 있다고 보기 어렵지만 주의해야”

그렇다면 PC방에서 참가비를 받고 우승자에게 상금을 몰아주는 방식이 사행성을 띠고 있는 것일까?

이에 대해 게임물등급위원회(이하 게임위)는 “큰 문제가 될 것 같지는 않지만 주의해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

게임위 전창준 정책지원팀장은 “사행행위 등 규제 및 처벌특례법(사특법)에서는 다수인으로부터 재물을 모아 우연적인 방법으로 결과가 결정되고, 재산상의 득실을 주는 경우 사행성이 있는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PC방 게임대회의 경우 다수인에게 참가비를 받긴 하지만 우연적인 방법으로 순위를 결정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사행성이 있다고 볼 수는 없다”고 설명했다.

FPS 게임의 경우 일정 확률에 따라서 승패를 결정하는 것이 아니라 실력이라는 요인이 중요하게 작용하기 때문에 도박으로 볼 수 없다는 것이다.

전창준 팀장은 “게임위에서 PC방 대회에 대해 규제한 것은 없다. 다만 해당 게임업체들이 가맹 PC방을 대상으로 주의환기 차원에서 당부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CJ인터넷 관계자는 “보다 건전한 방식의 PC방 게임대회를 위해서 새로운 방안을 검토중”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