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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

"내 이름은 캐시디"… 이름의 유래, 영미권 유저 반응은?

'어색하다'부터 '바꿔봐야 소용없다'까지

에 유통된 기사입니다.
방승언(톤톤) 2021-10-25 18:14:50

“내 이름은 캐시디…”

 

앞으로 <오버워치> 플레이어들이 “내 이름은 맥크리” 대신 듣게 될 대사다. 블리자드 내 성폭력·성차별 문제가 불거지며 회사를 떠난 전 <디아블로 4> 디렉터 ‘제시 맥크리’의 이름이 게임에서 삭제되고, '콜 캐시디'라는 이름이 대신 사용될 예정이다.

 

<오버워치>의 ‘제시 맥크리’는 ‘미래형 카우보이’라는 독특한 설정과 그에 걸맞은 멋진 말투, 외모로 인기를 끈 캐릭터다. 이름의 원주인에 관련된 추문과 별개로 ‘제시 맥크리’라는 이름 자체에 익숙해졌거나 애정을 품게 된 일부 팬은 명칭 변경을 앞두고 다소 복잡한 심정을 느끼는 상황.

 

특히 영어 이름에서 다른 유저들보다 훨씬 직접적인 인상을 받는 영어권 유저들은 새 이름을 두고 더 많은 의견을 나누고 있다. 이들이 추측하는 ‘콜 캐시디’라는 이름의 유래는 무엇이며, 감상은 어떠한지, 반응을 살펴봤다.

 

 

 

# 두 인물을 합쳐 만든 이름?

 

영어권 유저들은 새 이름 ‘콜 캐시디’에서 실존했던 무법자 두 사람의 이름을 연상하고 있다.

 

먼저 ‘캐시디’는 일명 ‘부치 캐시디’로 알려진 갱 로버트 리로이 파커(1866~1908)에 영감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

 

부치 캐시디는 갱단 ‘와일드 번치’의 두목으로 주로 열차와 은행을 노략질했던 인물이다. 19세기 말, 20세기 초에 걸쳐 10여 년 간 범법을 하던 캐시디는 핑커톤 전미탐정사무소 등의 추적을 피해 미국을 떠나 아르헨티나, 볼리비아 등지에서 도피 생활을 했다. 1908년 볼리비아군과 총격전을 벌이던 중 사망했다는 설이 유력하지만, 사망 원인과 과정이 분명히 밝혀지지는 않았다.

 

캐시디와 그의 동료 ‘선댄스 키드’(해리 알론소 롱거바우)를 주인공으로 삼은 1969년 영화 <내일을 향해 쏴라>(Butch Cassidy and the Sundance Kid)가 아카데미 4개 부문을 수상한 바 있으며, 이외에도 캐시디를 주·조연으로 다루는 소설, TV 시리즈, 영화 등은 많다.

 

그만큼 캐시디는 서부시대의 로망을 표현하는 대표적 인물 중 하나다.​ 여기에는 범법자이면서도 나쁘지 않았던 부치 캐시디의 평판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그와 ‘와일드 번치’ 갱단은 민간인을 거의 공격하지 않았던 것으로 전해진다.

 

일명 '부치 캐시디'로 알려진 무법자 로버트 리로이 파커 (출처: 위키피디아)

 

 

한편 ‘콜’은 미국 남북전쟁 당시 남부군 게릴라로 참전했다가 전후 ‘제임스-영거’ 갱단을 만든 ‘콜 영거’를 연상시킨다. 콜은 북부 연방을 지지했던 아버지가 북부군 병사에게 사살당한 것을 계기로 복수를 결심, 남부군 게릴라에 합류해 1862년까지 싸웠다. 이후 남부군 게릴라 출신들로 구성된 갱단에 가입하면서 범법자 생활을 시작했다.

 

이후 콜은 ‘제임스-영거’라는 새 갱단을 만들어 활동했다. 여기서 ‘제임스’는 동료인 ‘제시 제임스’를 의미하며 ‘제시 제임스’는 ‘제시 맥크리’와 이름의 스펠링이 동일하다(Jesse).

 

한편, 게임 스토리상 애증의 관계인 라이벌 ‘애쉬’의 이름을 생각해 ‘콜’이라는 이름을 지었다는 분석도 있다. ‘콜’은 석탄을 의미하는 영어단어 Coal, 애쉬는 ‘재’라는 뜻의 영어단어 Ash와 발음이 같다.

 

콜 영거 (출처: 위키피디아)

 

# 주된 반응 살펴보니

 

그렇다면 ‘콜 캐시디’라는 이름 전체에 대한 영어 사용자들의 반응은 어떨까? 자주 나오는 반응 일부를 살펴봤다.

 

1. 캐시디는 ‘여자 이름’이다?

 

‘캐시디’는 성(性)과 이름 모두로 쓰일 수 있다. 그런데 성이 아닌 이름일 경우에는 주로 여성이 쓰는 인명이다. 그를 ‘캐시디’라는 이름으로 부르기가 어색할 것 같다는 의견이 나오는 이유. <오버워치> 게임상에서 콜 캐시디는 풀네임이 아닌 ‘캐시디’로만 표기될 예정이다.

 

2. 캐시디도 좋고 콜도 좋은데…

 

‘캐시디’와 ‘콜’ 각각은 카우보이 콘셉트에 어울리지만, 정작 성과 이름이 서로 어울리지 않는다는 의견도 있다. ‘캐시디’와 ‘콜’ 모두 엄밀히 말하면 캐릭터에 어울리는 ‘터프한’ 느낌의 이름은 아니기에 아쉽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이 때문인지 ‘콜 캐시디’가 일반적인 인명이 아닌 포르노 배우 혹은 레슬링 선수의 예명 같다는 의견도 종종 보인다. 어딘지 작위적이고 어색하다는 의미. 공교롭게도 ‘캐시디 콜’이라는 이름을 사용하는 포르노 배우는 실존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3. 입에 붙지 않는다

 

어감과는 별개로 발음하기가 어려워 입에 붙지 않는다는 의견이 가장 많았다. 플레이 중 다급히 캐릭터 이름을 ‘브리핑’ 하기가 쉽지 않으리라는 것.

 

국내 유저들 사정도 크게 다르지 않아 보인다. 그동안 ‘맥크리’ 혹은 ‘맥’으로 부르는 때가 많았기 때문에 발음이 전혀 다른 ‘캐시디’라는 이름이 쉽게 정착할 수 있을지 미지수다. 이에 국내외를 막론하고 적지 않은 유저가 “결국엔 다들 예전처럼 맥크리라고 부르게 될 것”이라 전망하고 있다.

 

'콜 캐시디'를 소개한 오버워치 공식 트윗 (출처: 트위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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