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출시될 신작 FPS <콜 오브 듀티: 뱅가드>는 여러모로 블리자드에 의미가 큰 타이틀이다. 전작 <콜 오브 듀티: WWII>(이하 WWII)가 높은 매출에도 불구하고 캠페인과 멀티 플레이에서 부정적 평가를 받은 만큼, 이를 쇄신하고픈 욕구가 강할 수밖에 없기 때문. 시리즈의 '근본'으로 돌아가겠다는 포부를 밝힌 <콜 오브 듀티: 뱅가드>에 많은 관심이 쏠린 이유다.
서면 인터뷰를 통해 만난 슬레지해머 게임즈의 알렉사 레이 코리에이아, 벨린다 가르시아 디자이너는 <콜 오브 듀티: 뱅가드> 캠페인을 두고 '다양한 시각'과 '색다른 경험'이라고 표현했다. 각각의 캐릭터가 풀어낼 이야기가 새로운 플레이로 이어진다는 자신감을 내비친 셈. <콜 오브 듀티: 뱅가드>가 선보일 싱글 콘텐츠는 어떤 모습일까. 게임 개발에 참여한 두 사람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 디스이즈게임 이형철 기자
Q.. 자기소개를 부탁합니다.
A. 알렉사 레이 코리에이아(이하 알렉사): 슬레지해머 게임즈 내러티브 디자이너 알렉사 레이입니다. 이전에는 프리랜서로 다양한 엔터테인먼트 및 게임 관련 글을 써왔는데요, 회사에 합류한 뒤에는 <콜 오브 듀티: 뱅가드>(이하 뱅가드) 작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A. 벨린다 가르시아: 슬레지해머 게임즈의 어소시에이트(Associater) 내러티브 디자이너 벨린다 가르시아(이하 벨린다)입니다. 과거 게임 마케팅 관련 업무를 하다가 내러티브로 전향하게 됐습니다. 슬래지헤머 게임즈는 훌륭한 스튜디오라는 평판이 있었던 터라... 입사 제안을 받았을 때 거절할 수 없었어요.
A. 알렉사: 거절하기 어려웠을 겁니다. 우리 모두에게 그랬을 것 같아요.
Q. 캠페인 콘텐츠를 개발함에 있어 가장 중요하게 여긴 요소는 무엇이었나요?
A. 알렉사: 2차 세계대전을 배경으로 한 다양한 이야기를 이전에 하지 않았던 방식으로 풀어내는 것이었습니다. 전쟁의 큰 전환점이었던 스탈린그라드나, 여지껏 조명받지 못했던 사람들의 이야기도 풀어보려 했어요. 시간이 지남에 따라 전투에서의 활약이 잊혀진 사람들의 이야기를 말이죠. 또한, 전쟁 중 세계적으로 어떤 사건이 있었는지를 폭넓은 시각에서 다뤄보고 싶었습니다.
A. 벨린다: 다양한 시각들을 조명해보는 것, 또 서로 다른 관점이 한데 모여 하나의 팀을 이룰 경우 어떤 일이 펼쳐지는지도 중요한 요소였습니다.
Q. <뱅가드>는 <WWII>에 이어 또다시 2차 세계대전을 배경으로 합니다. 전작과의 연관성은 어느 정도인가요?
A. 알렉사: <뱅가드>를 통해 핵심 사건에 머무르면서도 사건의 이면이나 새로운 부분을 그려내고 싶었습니다. 유저분들 역시 <뱅가드>에서 만날 수 있는 신선한 요소와 그간 보지 못한 것들에 놀라시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A. 벨린다: <WWII>에서는 <밴드 오브 브라더스>와 같은 스토리를 조명한 바 있는데요, <뱅가드>는 같은 시대적 배경에 존재하는 다른 이야기와 이를 어떻게 풀어낼 수 있을지에 초점을 뒀다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Q. 캠페인의 주요 인물들은 2차 세계대전 당시 실존한 영웅들을 바탕으로 합니다. 이들을 선택하게 된 기준이 있는지 궁금한데요.
A. 벨린다: 저희가 갖고 있는 생각은 역사를 완전히 복제하는 게 아니라, 영감을 얻는 겁니다. 언젠가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데이브 스웬슨(David Swenson)이 역사 전문가 마티 모건(Martin Morgan)에 대한 멋진 이야기를 들려준 적이 있는데요, 2차 세계대전에 얽힌 이야기였습니다.
영국 공수부대원이나 토브룩의 랫츠(Rats of Tobruk)라 불린 북아프리카 전선의 호주군 부대, 스탈린그라드의 저격수 등에 관한 거였죠. 이에 영감을 받아 아서, 루카스, 폴리나, 웨이드라는 4인의 캐릭터가 탄생했습니다.
A. 알렉사: 구체적인 기준을 정하진 않았지만, 게임 내 캐릭터들이나 실제 인물의 공통점을 꼽아보자면 '영웅은 그 순간에서 탄생한다'는 점인 듯합니다. <뱅가드>의 캐릭터들은 현재를 넘어 그 이상으로 나아가는 사람들입니다. 완벽할 정도로 강하다거나, 군인 집안에서 나고 자란 사람과는 거리가 멀죠.
예를 들어 폴리나는 전쟁 중 레이디 데스(Lady Death)라는 별명을 가진 러시아 여성 저격수에서 영감을 받은 캐릭터고, 웨이드는 실력 있는 조종사, 아서는 공수부대원으로부터 영감을 얻었습니다. 한 명의 실존 인물을 대표한다기보다 여러 인물과 그들의 배경을 복합적으로 반영했다고 보시면 될 듯해요.
Q. 게임 내에서도 캐릭터들의 특징과 개성이 부각되는지 궁금합니다.
A. 벨린다: 캠페인에서는 각 캐릭터가 전문성을 지니고 있으며 플레이에도 이러한 부분이 반영됩니다. 이를테면 폴리나 페트로바는 저격수인 만큼, 게임에서도 저격에 능한 캐릭터도 등장할 겁니다. 각 캐릭터의 장점을 게임 플레이에도 반영했으니 매번 색다른 경험을 하실 수 있을 거예요.
Q. 그렇다면 캠페인에서는 각 캐릭터를 따로 플레이하나요? 아니면 함께 팀으로 움직이는 미션도 있는 건가요?
A. 알렉사: 유저들은 각 캐릭터와 꽤 오랜 시간을 보낼 거에요. 캠페인이 끝나면 캐릭터와 메커니즘에 대한 이해도를 지니게 될 거고, 많은 즐거움을 느낄 수 있으리라 생각됩니다. 지금은 이 정도까지만 말씀드릴 수 있을 듯해요. 나머지는 직접 플레이하면서 알아보시길 권합니다.
Q. 아서 킹슬리, 폴리나 페트로바, 루카스 릭스, 웨이드 잭슨과 함께 등장한 리처드 웹도 플레이 가능한 캐릭터인가요?
A. 벨린다: 리처드 웹은 저희가 가장 좋아하는 캐릭터 중 하나이며, <뱅가드>에서 매우 중요한 인물입니다. 리처드 웹은 아서와 오랜 시간 호흡을 맞춰온 만큼, 그의 오른팔 역할을 하죠.
동시에, 이들은 상호보완 관계입니다. 리처드 웹이 냉소적 인물이라면 아서는 리더가 되기 위해 태어난 듯한 사람으로 등장합니다. 팀을 제대로 이끌기 위해서는 반드시 필요한 구성원들인 셈입니다. 캠페인을 통해서 리처드는 어떤 사연을 지녔고 아서의 이야기와는 어떻게 이어지는지, <뱅가드>에서는 어떤 역할을 하는지 알 수 있을 겁니다.
Q. <WWII>에서는 동료 NPC마다 분대 능력(Squad Abilities)이 있었습니다. <뱅가드>에서도 이와 비슷한 시스템을 볼 수 있을까요?
A. 알렉사: 유저들은 자신이 플레이하는 캐릭터에 따라 다른 방식으로 환경과 상호작용하고 전투 시 발생하는 문제를 해결할 기회를 갖게 될 겁니다. 다양한 기회를 기대하셔도 좋을 듯하네요. 캐릭터별로 다른 요소도 존재합니다. 물론 분대 능력과 완전히 동일한 방식은 아니지만, 특별하고 독특한 경험을 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거라고 생각해요.
Q. <콜 오브 듀티: 블랙옵스 콜드워>에 등장한 이므란 자카에프(Imran Zakhaev)처럼, <뱅가드>에도 깜짝 등장하는 전작 속 주요 인물이 있을까요?
A. 알렉사: 모든 걸 미리 알려 드리기는 어렵지만, 전작을 플레이하신 분들이라면 <뱅가드>를 플레이하면서 몰입하고 즐길 수 있는 순간들이 많으리라 봅니다.
Q. 트레일러에서는 동부전선, 서부전선과 태평양전쟁 등 여러 전장이 등장하잖아요. 캠페인의 내러티브는 어떤 방식으로 이어지는지, 각 전선마다 몇 개의 미션이 있는지 궁금합니다. 전선을 넘나들면서도 몰입감 있는 플레이를 할 수 있도록 어떤 고민을 했나요?
A. 알렉사: 아주 알찬 질문이네요.
A. 벨린다: 스포일러가 되지 않는 선에서 말씀드리자면 <뱅가드>에는 지금껏 언급된 동부전선, 서부전선, 태평양, 북아프리카 등 전역을 탐험하며 다채로운 환경을 경험할 수 있습니다. 각 환경은 캐릭터에 영향을 주는 만큼, 캐릭터의 감정 변화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도 볼 수 있을 거에요.
환경은 캐릭터들이 어떤 여정을 통해 오늘날의 자신이 됐는지에 있어서도 중요한 요소입니다. 자세히 말씀드리지는 않겠지만, 유저는 캠페인을 통해 캐릭터의 스토리를 더 깊게 이해할 수 있게 되고 각각의 전장이 왜 게임에 존재하는지를 알 수 있을 것입니다.
Q. 전체적인 플레이 타임은 어느 정도인가요?
A. 알렉사: 어떻게 플레이하냐에 따라 결정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일부 레벨은 둘러볼 거리도 많고, 탐험 요소도 풍부하니까요. 이전 <콜 오브 듀티> 캠페인과 마찬가지로 유저가 각 환경과 어떻게 상호작용하냐에 달려있다고 봅니다.
Q. 전작의 분기점이나 복수 엔딩 콘텐츠처럼, 유저의 선택이 캠페인 진행에 영향을 주기도 하나요? 멀티 엔딩이 존재하는지도 궁금합니다.
A. 알렉사: 스토리 구상 시 저희가 전달하고자 했던 이야기와 감정, 경험 등이 몇 개 있어요. <뱅가드>는 수많은 생각할 거리와 몰입 및 즐길 만한 요소를 제공할 겁니다. 플레이도 아주 재미있을 거고... 이를 통해 역사적 사건에 대한 새로운 내용을 배우거나 다른 시각을 가져볼 수도 있죠. 내러티브를 굉장히 공들여 짠 만큼, 실제로도 그럴 수 있길 희망하고 있습니다.
슬레지해머 게임즈의 모든 구성원이 할 수 있는 최선을 넘어, 아주 강력하고 온전한 경험을 만들고자 노력했어요. 유저분들이 좋아하실 만한 콘텐츠가 준비돼있다고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말 그대로 '뱅가드'(Vanguard, 선발대)가 힘을 합치는 듯한 작업이었죠. 저희 개발진이 뱅가드였다고 말씀드릴 수 있겠네요.
Q. 트레일러에 등장한 급강하폭격기(Dive bomber)가 인상적이었습니다. 캠페인에서 플레이어가 경험할 수 있는 장비는 어떤 것이 있는지 알려주세요.
A. 알렉사: 스토리 트레일러를 말씀하신 것 같네요. 저희가 뭔가를 보여드린 데에는 확실한 이유가 존재합니다. 기대해주시길 바랍니다.
A. 벨린다: <뱅가드>에 등장할 지역을 경험할 수 있는 다채로운 방식을 준비해뒀습니다.
Q. 이번 캠페인에서 특별히 신경 쓴 부분이나 어려웠던 점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A. 벨린다: 개인적으로는 폴리나 페트로바와 그녀의 레벨링 작업에 공을 많이 들였고, 결과물에 뿌듯함을 느끼고 있습니다. 몇 달 전 스탈린그라드 여름 미션의 일부가 공개된 적이 있는데... 그 작업에도 참여했고요. 작업물을 세상에 공개할 수 있어 무척 자랑스럽습니다.
A. 알렉사: <뱅가드>는 한 명이 하나의 캐릭터에 많은 시간을 쏟는 형태로 진행됐습니다. 해당 캐릭터의 멀티플레이어 더빙 대사도 작업했고요. 벨린다는 폴리나 페트로바를, 저는 웨이드를 작업했는데... 우리 머릿속에 캐릭터가 실제로 살아 숨 쉬는 듯한 상태로 꽤 많은 시간을 들였습니다.
특별히 더 신경 쓴 점을 꼽자면 서로 다른 시각과 세계관을 통해 다양성을 살리는 부분이었습니다. 캠페인은 하나의 음으로 구성된 음악이라기보다, 각각의 캐릭터가 서로 다른 화음을 쌓은 것에 가깝습니다. 풍성하면서도 전 세계를 아우르는 이야기들이 얽혀있는 거죠.
보통 2차 세계대전이라 하면 나치와 이에 반대하는 세력의 싸움 정도로 생각할 수 있는데, 이는 아주 작은 부분에 불과합니다. <뱅가드>를 통해 토브룩의 랫츠(Rats of Tobruk)이라던지 태평양 전역(Pacific Theater)의 보병대 등 역사와 시간 속에 잊힌 사람들의 이야기를 세상에 꺼낼 수 있게 되어서 정말 기뻐요.
Q. <뱅가드>를 기다리는 한국 유저분들께 한 마디 부탁드립니다.
A. 알렉사: 유저분들께 마침내 <뱅가드>를 선보일 수 있어 무척 기쁩니다. 부디 <뱅가드> 캠페인이 유저분들께 신선하면서도 즐겁고, 감정적으로도 큰 울림이 있는 가치 있는 게임이 되길 바랍니다. 영감과 마음이 따뜻해지는 순간을 선사할 수 있길 바라는 마음이 커요.
오늘날 세계에는 정말 다양한 일이 일어나고 있습니다. 팬데믹 상황도 계속되고 있으며, 아직 외부 생활이 어려운 곳도 있죠. 저희는 제한적인 상황에서 세상에 즐거움을 줄 수 있는 엔터테인먼트 콘텐츠를 만들고 있습니다. 상당한 시간 공을 들인 만큼, 부디 <뱅가드>가 여러분께 많은 즐거움을 드릴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