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디오 게임기 PS3가 범인 검거에 활용돼 화제다.
16일 외신에 따르면 미국 이민 세관 단속 사이버 범죄 센터(이하 C3)가 암호로 된 포르노그래피와 자료를 풀어내는 데 PS3를 활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엔터테인먼트 기기인 PS3가 수사를 위해 활용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준 것이다.
이러한 사실은 C3가 아동 소재 포르노를 비롯한 국제 인터넷 범죄에 중점을 두기 시작하면서 알려졌다. 제 3세계와 개발도상국에서 제작된 아동 포르노가 미국 내에 있는 컴퓨터 서버에 저장돼 일반에게 노출되자 C3는 수사에 나섰다.
포위망을 좁힌 C3 요원들은 영장을 들고 용의자들이 머문 장소를 덮쳐 그들을 체포하고 PC를 압수했다.
하지만 PC 안에 있는 주요 파일들이 모두 암호로 잠겨 있어 증거 자료의 수집이 어려워졌다. 용의자를 추궁하면 암호를 알 수도 있는 일이지만, 미국의 사생활 보호법이 암호를 공개하라고 용의자에게 압력을 가하지 못 하게 막고 있다.
마지막 해결책은 요원들이 직접 암호를 푸는 것. 하지만 암호를 해독하려면 많은 글자와 숫자의 조합이 필요하기 때문에 만만치 않은 작업이다.
C3의 컴퓨터 과학수사 담당자인 더글라스 스키너는 “일반적으로 암호를 풀기 위해선 암호의 모든 순열을 거쳐야 한다. 6자리의 암호의 경우, 가능한 숫자 조합이 256의 6승이므로 경우의 수는 약 281조에 달한다”고 설명했다.
이때 암호 해독의 흑기사로 PS3가 등장한 것이다. C3는 PS3를 활용, 파일과 이미지의 암호를 해체한 다음 아동을 상대로 위법 행위를 저질렀다는 증거를 확보해서 용의자들을 법적으로 처리할 계획이다.
네트워크로 연결된 다수의 PS3는 초당 400만 개의 암호를 처리할 수 있다. PS3는 섬세하고 선명한 그래픽을 구현하기 위해 많은 연산능력을 소화할 수 있는 장점을 갖고 있다.
특히 다른 비디오 게임기와 달리 리눅스를 설치할 수 있는 호환성을 갖고 있다. 결정적인 이유는 비용이 저렴하다는 것이다.
개당 299 달러(약 34만5천 원)인 PS3로 수사를 위한 네트워크 구축에 드는 비용이 컴퓨터 서버를 조합하는 것에 비해 8천 달러(약 925만원) 정도 저렴하다는 게 C3의 설명이다.
하지만 이는 기존의 구형 PS3에 해당한다. 이번에 출시된 신형 PS3는 리눅스가 설치되지 않게 펌웨어가 업데이트되었기 때문에 암호 해독의 용도로 쓸 수 없다.
이에 C3 측은 기존에 구비해 놓은 PS3 20대에 초기 모델 40대를 추가로 구입해 암호 해독 능력을 높이길 원하고 있다. 구입 가격을 낮추기 위해서는 경매 사이트를 활용할 계획이다.
C3의 관계자들은 “내부직원들이 PS3로 게임을 즐기고 싶은 충동을 억제하고 있다. 이곳에는 콘트롤러가 없다. 게임을 즐기려면 콘트롤러를 직접 갖고 와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