액티비전 블리자드보다 앞서 성폭력, 성차별 및 기타 직장문화 이슈가 폭로됐던 유비소프트 직원들이 다시 한번 대중에 문제를 호소하고 나섰다.
전·현직 유비소프트 직원 연합체 ‘ABU’(ABetterUbisoft·더 나은 유비소프트)는 11월 5일(현지시간)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탄원서를 온라인으로 공개했다. 탄원서는 유비소프트가 직장환경 문제 해결에 적극 나설 것을 촉구하고 있다.
ABU는 지난 8월에도 직장환경 문제를 고발하는 공개서한을 냈고, 여기에 1,000여 명의 유비소프트 직원들이 서명했다. 액티비전 블리자드 직원 1,000여 명이 발표한 회사 비판 성명에 연대의 뜻을 밝힘과 동시에 유비소프트 임원들에게 문제 해결을 요구하는 취지였다.
그러나 100일이 지나도록 유비소프트가 이 서한에 아무런 응답을 하지 않았다는 것이 ABU의 주장이다.
같은 기간 동안 액티비전 블리자드는 미국 내 연방·지방 정부 조사를 받았고 회사 차원에서도 여러 조치가 이뤄졌다. 사건에 연루된 임직원들은 회사를 떠났고, 미정부기관 EEOC(평등고용기회 위원회)와의 합의로 1,800만 달러(약 213억 원) 규모 성 평등 기금 출연도 약속됐다. 바비 코틱 CEO는 연봉을 자진하여 대폭 삭감하며 문제 해결을 약속한 바 있다.
반면 유비소프트 직원들의 고발은 큰 효과를 발휘하지 못했다고 ABU는 주장한다. 이는 비단 지난 100일간 동안의 문제는 아니다. 유비소프트의 사내 성차별, 괴롭힘 등 문제가 처음 대중에 폭로된 것은 지난 2020년 7월경이다.
당시 막심 벨랑드 편집팀 부사장, 세실 코네 글로벌 인사부장 등 사건에 연루된 고위 임원들이 회사를 떠났다. 그러나 ABU에 따르면 현재까지 1년 넘는 시간 동안 그 이상의 근본적 변화는 일어나지 않고 있다.
이에 ABU는 지난 10월 31일에도 성명문을 통해 “유비소프트는 인사 개선을 위한 전략적 로드맵을 내놓을 예정이라는 말만 했을 뿐, 적용 시점이나 구체적인 개선 내용을 알려주지 않았다”고 비판하면서, “액티비전 블리자드는 겨우 3개월 만에 직원들의 목소리를 듣고 조처에 나서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번에 ABU는 탄원서에 아직 해결되지 못한 문제들을 직접 명시했다. ABU는 먼저 회사가 “알려진 가해자들을 이 스튜디오에서 저 스튜디오로 이동시키고 승진시키는 관행”을 중단할 것을 요구했다. 유비소프트가 직장내 괴롭힘, 성차별 가해자 등을 퇴출하지 않고 있다는 점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ABU는 더 나아가 업계 내 다른 조직들과의 협업을 통해, 향후 유비소프트 각 스튜디오의 임직원 모두에 적용될 수 있는, 직장 내 가해 문제 대응의 기본 방침을 마련할 것을 요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