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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

GTA 리마스터, 평점 0.5에 ‘사펑급’ 비판까지… 이유는?

각종 버그가 들끓는 상태로 출시했다

에 유통된 기사입니다.
방승언(톤톤) 2021-11-15 17:42:18

11월 11일(이하 현지시간) 출시한 <GTA:트릴로지 - 데피니티브 에디션>(이하 <GTA: 트릴로지>)의 구매자들이 게임에 혹평을 가하며 환불을 요구하고 있다. 게임 평점 종합 사이트 메타크리틱에서 <GTA: 트릴로지>는 2644명의 유저들에 의해 10점 만점에 평균 0.5점을 기록했다. '역대급' 낮은 점수를 기록했던 <워크래프트 3: 리포지드>보다 0.1점 낮다.

 

여기에는 많은 버그, 엉성한 캐릭터 모델링, 범람하는 오타, PC에서의 플레이 불가 현상 등 다양한 완성도 이슈가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락스타는 높은 수준의 디테일과 완성도로 명성을 높여왔기에 유저들의 실망은 더 큰 듯하다. 일각에서는 ‘<사이버펑크 2077>급의 론칭 참사’라는 평가까지 나온다. 어떤 문제가 제기되고 있는지 하나씩 살펴봤다.

 

한 유저가 공유한 게임 내 어색한 캐릭터 모델(출처: 트위터)

 


# 넘쳐나는 오·탈자

 

플레이를 직접적으로 방해하지는 않지만, 유저들을 ‘신경 쓰이게’ 만들고 있는 문제다. 게임의 완성도를 직접 보여주는 예시이기도 하다. 

 

유저들은 게임 내 간판이나 포스터 등에 드러난 오·탈자 사진을 활발하게 공유하고 있다. ‘Air Guitar’가 ‘AR Guitar’로 잘못 표기되는 등, 특별히 까다롭거나 자주 틀릴 법한 단어가 아닌 기초적 어휘에서도 숱한 오류가 발견되고 있다. 영어 사용자라면 거슬릴 수밖에 없는 문제.

 

유저들은 텍스트 이미지 해상도 개선 작업을 사람이 아닌 AI가 처리했기 때문에 이런 문제가 발생했다고 추정한다. 원작의 해상도가 낮았던 탓에 사람이 보기에도 다소 헷갈리는 텍스트가 많은데, 이것을 AI가 엉뚱한 철자로 인식했다는 것.

 

오탈자가 발견되고 있다(출처: 레딧)


# 엉성한 모델링

 

엉성한 캐릭터 모델링도 불만의 대상이다. 원작에서 큰 외투를 입고 있던 캐릭터의 팔이 리마스터에서 지그재그로 꺾여 있는 것처럼 표현되는 등, 황당함을 자아내는 장면들이 눈에 띈다. 일각에서는 앞선 오탈자 발생과 마찬가지로, 그래픽 개선 작업을 상당부분 AI로 진행한 탓에 엉뚱한 모델링이 이루어진 것으로 짐작한다.

 


캐릭터의 얼굴 표현에서 문제가 두드러지는데, 낮은 해상도에서도 나름 디테일한 외모를 가졌던 원작 캐릭터들이 본래 모습과는 영 딴판인 둥글둥글한 점토 인형 같은 모습으로 재현되면서 소비자들의 조소와 원성을 동시에 사고 있다.

 

 

유저들은 이를 두고 패러디 밈을 만들거나, 2020년 9월 출시했던 리마스터 작품 <마피아: 데피니티브 에디션>의 높은 퀄리티와 비교하는 이미지를 올리는 등 다각도로 비판하고 있다.

  

 

 

# PC 버전은 ‘아예 플레이 불가능’

 

가장 심각한 피해를 본 것은 PC판으로 게임을 구매한 유저들이다. 출시 당일부터 PC 버전 유저들은 락스타 게임즈 PC 런처가 먹통이 되는 문제 때문에 게임을 제대로 플레이할 수 없었다. 이로 인해 락스타 런처의 다른 게임마저 하지 못하는 상황이 발생했다.

 

곧 락스타는 <GTA: 트릴로지> PC 버전의 판매를 임시 중단하고 오류 복구에 돌입했다. 약 18시간 뒤 런처 오작동 문제를 일부 해결하면서 다른 게임들의 플레이는 가능해졌지만, 여전히 <GTA: 트릴로지>는 실행이 되지 않았다.

 

문제가 비로소 해결된 것은 한국시간으로 15일 오전 9시, 약 3일이 지난 시점이다. 락스타는 공식 트위터를 통해 “다시 락스타 게임즈 런처에서 <GTA: 트릴로지>를 구매 및 플레이할 수 있다. 불편을 끼쳐 죄송하다”고 발표했다.

 

서비스 정상화를 알린 락스타 게임즈 공식 트위터

 

 

# 기타 문제와 빗발치는 비판

 

이외에도 대화 컷씬에서 캐릭터 손가락이 길게 늘어나거나 강 위의 다리가 투명하게 표현되거나 비가 시야를 심하게 가리는 등의 각종 오류와 편의 문제가 계속해서 보고되고 있다.

 

이에 유저들은 환불을 요구하며 락스타를 성토하고 있다. 론칭 당시에 비슷한 문제를 겪었던 <사이버펑크 2077>와 비교하는 목소리도 크다. 한 유저는 “락스타는 분명히 CDPR의 <사이버펑크 2077>를 보고는 ‘내가 더 큰 X을 던질 테니 지켜보라’라고 한 게 틀림없다”라며 원색적인 비난을 가하기도 했다.

 


 

한편 이번 리마스터 버전 출시 이전에 락스타가 유저들의 각종 ‘리마스터 모드’를 금지했다는 사실이 재조명되고 있다. 지난 7월 락스타는 ‘DMCA’(디지털밀레니엄저작권법)에 따라 저작권 위반 소지가 있는 <GTA> 시리즈 리마스터 모드를 각종 사이트에서 제거했다.

 

이는 기업으로서의 정당한 권리행사지만, 유저들과 과거에 합의했던 내용을 갑자기 번복한 것이어서 당시에도 다소 원성을 샀다. 그리고 그 결과물인 <GTA: 트릴로지>의 품질 문제가 대두된 현재 모딩 커뮤니티에서는 ‘애초에 유저 모드를 금지할 이유가 없었다’는 비판이 나오는 상황.

 

유명 <GTA> 모드 제작자 ‘애쉬_735’(Ash_735)는 외신 코타쿠 인터뷰에서 “락스타나 테이크투는 모딩 커뮤니티의 사람들을 깔보는 것 같다. (타 기업처럼)모더들을 기용하는 대신, DMCA와 고소로 맞서고 있다”고 전했다. 다른 제작자 ‘사일런트(Silent)는 “드디어 많은 사람이 락스타의 행태에 진력이 났다는 사실은 좋은 점 같다”라며 현재의 ‘대란’을 보며 만족감을 느낀다고 밝혔다.

 

일부 모딩 제작자는 <GTA: 트릴로지>의 문제를 해결하는 모드를 벌써 내놓고 있다. 사진은 시야를 가리는 비 그래픽을 개선하는 모드 (출처: Patreon GTATrilogyMod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