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현국 위메이드 대표가 18일 지스타 프레스룸에서 기자간담회를 열었다. 이 자리에서 장현국 대표는 위메이드의 <미르4> 등 블록체인 게임 사업 추진 방향과 위믹스의 블록체인 게임 기축통화 목표에 관해 설명했다. 장현국 대표는 질의응답에 앞서 "이번 지스타뿐 아니라 몇년간 기자들과 간담회를 가져왔다"며 "위메이드에 관심을 가져주셔 깊이 감사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하 일문일답.
Q. 디스이즈게임: 2021 게임대상 비즈니스 혁신상 수상을 축하한다. 본상 수상 불발이 아쉽지는 않은지?
A. 장현국 대표: 상을 못 받아서 아쉬운 건 자연스러운 감정이다. 다만 우리가 못 받은 상을 받으신 모든 개발사에 축하를 전하고 싶다. 가장 받고 싶었던 상이 비즈니스 혁신상이다. 사실 그렇게 대단한 상은 아니지만, 이번에는 이름에 걸맞은 혁신을 인정받은 듯하다. 블록체인 게임이라는 새로운 사업을 만든 분들이 자랑스럽다.
Q. 블록체인 게임의 선두주자로서 시장의 흐름을 어떻게 보는지? 국내 게임사들도 이 사업에 뛰어들고 있는데.
A. 이니셔티브가 시장에서 큰 성공을 거두었을 때 그에 대해 연구하고 벤치마크하는 것은 매우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우리의 블록체인 게임 이니셔티브가 <미르4>를 통해 성공하고 있으므로 후발 주자들이 많아지는 것 또한 자연스러운 일이다.
경쟁을 경제학적으로 정의하면, 대상의 존재가 나의 가치를 떨어뜨릴 때 그것을 경쟁이라 부른다. 다른 게임사들이 블록체인 게임을 하겠다, NFT를 하겠다 선언했지만 위메이드의 가치는 떨어지지 않았다. 따라서 경쟁 상황은 아니라고 판단한다.
플랫폼 사업자인 위메이드 입장에서는 위믹스를 블록체인 게임의 기축통화로 만들겠다는 비전을 가지고 있다. 따라서 모든 관련 회사들은 우리의 파트너가 될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 이 시장 상황을 매우 환영하고 있고, 그 계획을 실제로 현실화시켜줄 기술적, 사업적 리더쉽을 위메이드는 가지고 있다.
Q. 장현국 대표의 발언에 따라 시장 상황이 변화하고 있으니 일각에서는 장 대표를 한국의 일론 머스크라고 부르고 있다.
A. 잘하라는 격려로 생각한다. 개인적으로 게임 업계에서 일한지 26년인데 대학교 4학년 때부터 일을 시작해 지금까지 일하고 있다. 지금까지 업계에서 게임사들이 엄청난 성공을 보여줬는데, 그건 특정 게임의 성공이었던 것 같다. 그분들의 성공을 폄하하는 게 아니라, 위메이드의 계획은 특정 마켓과 국가, 게임에 국한되지 않았다. 위메이드를 중심으로 한 글로벌 플랫폼을 만들겠다는 계획이고 이를 위해서 하나씩 실현을 해나가고 있다. 이것이 마지막 직업적 소명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으로 하고 있다.
Q, 대표 취임 당시만 하더라도 위메이드는 어려운 시기를 겪어왔다. 모바일게임에서 넷마블과 격차가 벌어지고 중국 기업들과의 경쟁이 본격화됐다. 시간이 흘러 회사의 최장수 대표가 됐고, 오늘날에 이르렀는데 소회가 어떤지?
A. 위메이드에 입사했을 때는 <윈드러너>가 잘 되고 있었는데, 매출이 빠지던 시점이라 걱정이 많았다. 시간이 지나 우리 회사가 어떤 구조적 경쟁력에서 많이 부족하다고 판단했다. 지속 가능한 성장으로 이어질 구조적 역량이 부족하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래서 체질을 개선하고 사업적 성공을 이뤄내는 한편 조직과 개인이 성장할 방안을 찾아서 고민했던 시간이었다.
어찌보면 게임회사로서는 우리보다 잘하는 곳이 많았다. 그들과 똑같은 방식으로 해서는 더 크게 성장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그래서 새로운 접근을 했던 거 같다. 우리 자산을 중국에서 되찾는다던가 블록체인을 더 적극적으로 받아들이기 위해 노력해왔다. 지금은 전도유망한 회사로 자리매김해 뿌듯하다. 힘든 시절이 많긴 했는데 어느 정도 결실을 맺어 뿌듯한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다.
Q. 내년까지 100여개의 게임에 위믹스를 온보드시키겠다고 말했다. 앞으로 공개할 만한 것들 있는지?
A. 멤버들과 상의했던 건 아니고 100개 게임에 위믹스를 실어야 우리 노하우가 쌓이고 오픈 플랫폼으로 갈 수 있다, 기축통화처럼 될 수 있다라는 말을 사내 서신을 통해서 보낸 것이다. 선언적 의미가 있다. 지금 와서는 실현 가능성과 타당성을 보면 충분히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계약이 성사되는 속도나 사내 각 개발팀을 보면 달성 가능한 목표라고 본다.
내년 1/4분기 내에 10개 게임에 위믹스를 온보드할 전략이고 몇몇 회사들은 올해 안에 이루어질 것이다. 기사로 나갔지만 슈퍼캣의 <그래니의 저택>, 조이시티의 <건쉽배틀> 등이다. 앞으로도 시장과 커뮤니케이션하며 말씀드리겠지만, 12월부터는 플랫폼처럼 게임이 나오는 것을 볼 수 있을 것이며 또 게임들이 글로벌 게임 시장에서 어떻게 성과 거두고 있는지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Q. 미르4가 보여주는 모델이 초기 단계이고 혁신을 이뤘다는 건 맞지만 시기가 지나고 나면 P2E에 대한 비판 나올 거 같은데 어떻게 대응할 건지.
A. 세상 모든 것은 장점만 있지는 않고 단점도 있다. 단점에 대한 비판 있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런 비판들은 겸허히 수용하고, 필요하면 답도 하고 개선도 하겠다는 방식이다. P2E라는 게임의 패러다임 시프트라는 게 위메이드가 앞서가고 있지만, 사실 우리가 만든 것도 아니다. 우리가 아니면 P2E가 안 되냐면 그것도 아니다. 세상이 변해가는 큰 흐름인 거 같다. 거대한 흐름은 정부나 회사가 막을 수 있는 게 아니다. 그 흐름을 어떻게 양질의 성적으로 만드느냐가 우리 과제라고 생각하고 있다.
Q. <미르4>로 P2E 시장을 개척했는데, 얼마나 많은 이들이 흑철 채굴에 참여했는지라던지, 누적 거래액 등 공개 가능한 지표는?
A. 구체적인 숫자를 말씀드리긴 어렵다. 힌트가 될 수 있는 흐름을 묻는 질문 같다. <미르4>의 유저 수는 계속 늘고 있다. 전 세계에서도 호응이 오고 있다. 지금으로서는 이 추세를 어떻게 유지시키는지가 중요하다. 드레이코 경제는 이제 시작이고, 점점 복잡다단해지면서 어떤 경제활동을 해나갈지 유저들이 알게 될 것이다.
시쳇말로 '빨리 가면 다 먹을 수 있다; 그러는데 <미르4>가 보여주고 있다. 한국 무협 MMORPG를 벨기에에서도 하고, 영국에서도 하고, 브라질에서도 한다. 게임 즐기는 분들이 가장 많이 주는 질문이 '다음 게임은 언제 나오냐'다. 이렇게 잘 만든 블록체인 게임은 처음 본다는 것이다. 이런 부분을 (위믹스 파트너쉽을 맺은) 개발사들에게도 알려주고 협력하고 있다.
대형게임사들도 블록체인 진출 선언하고 있는데 게임은 재밌어야 한다. 그간 쌓아온 노하우를 통해 게임성으로 승부하겠다. 억지로 P2E를 강조하는 건 지속되지 않을 것이다. 결국 재밌는 게임이 성공할 거다.
Q. 한국은 NFT를 적용한 게임을 서비스할 수 없다. 어떻게 생각하는지?
A. 개인으로서나 기업으로서나 컨트롤할 수 없는 조건 같은 게 있다.
기업을 하는 사람 입장에서는 각 나라의 법과 규제가 있다. 우리는 그를 잘 파악해서 법에 저촉되지 않도록 사업을 만들고 서비스를 해야 한다. 안타깝게도 모든 나라의 모든 법을 알지는 못하지만, 게임에서 만들어진 재화가 게임 밖으로 나오면 안 된다고 규정한 게 실제 게임 플레이 여건에 맞는지 심각한 의문을 가지고 있다.
게임법에서 규정하는 사행성이 바뀌어야 하는데, 오랜 시간이 걸릴 거라고 에상하고 있다. 사회적 합의가 없다. 엄청난 토론이 필요한데 시작하기도 전이다. 이런 문제들만 해결된다면 언제든지 한국에서 서비스할 준비를 하고 있다. 법과 제도만 허용된다면 한국 유저들에게도 소개할 수 있을 것이다.
Q. 거대한 흐름을 국가나 회사가 막을 수 없다고 했는데, 밸브는 스팀에서 블록체인게임을 허용하지 않겠다는 보수적인 입장이다. 구글 등 중앙화된 플랫폼들 속에서 위메이드는 도전자적 입장에 놓인 듯하다. 빅테크들이 블록체인 기술의 유용한 사용을 저지한다면 어떻게 대응할 건가? 그들이 블록체인 게임을 수용하는 날이 올까?
A. 블록체인도 기술 적용 수준이 다양하다. 100% 탈중앙화된 기술만 블록체인이 아니라는 입장도 있다. 중앙화-탈중앙화의 양극단만 있는 것도 아니다. 이미 기술로서의 블록체인은 메타(구 페이스북)에서도 쓰이고 있으며 관공서나 정부 기관에서도 그 사용이 확대되고 있다.
<미르4>를 스팀에 론칭하고 2주 쯤 지나서 밸브로부터 우호적인 연락이 왔다. 본인들은 현재 정책 상 암호화폐를 적용할 수 없다고 그래서 그 부분은 빼고 출시했다. 그 뒤로도 밸브가 '앞으로 어떻게 되는 거냐' 물어보는 등 우리 모델에 관심을 보여왔다. 위메이드도 마찬가지로 스팀을 설득하는 데 관심이 있다. 계속 이야기하면 언젠가는 스팀에서도 블록체인을 적용하는 날이 올 거라고 생각한다.
Q. 블록체인 관련해서 한국에서 관심이 부족한 문제가 있는데, 해외에서는 암호화폐 채굴에 들어가는 탄소가 상당하기에 친환경적이지 못하다라는 지적이 나온다. ESG가 중요하게 부각되고 있는데 위메이드는 환경 분야에서 사회적 책임을 고민하고 있나?
A. 비트코인이나 이더리움처럼 전력 소모가 많은 코인들로 트랜지션을 전부 포함시키면 안 된다는 생각에 여러 암호화폐가 등장하고 있다. 얼마나 효율적으로 빠르게 데이터를 처리하는지 목표로 하는 암호화폐들이 있다. 위믹스는 이더리움과 처리 방식이 다르며, 실시간 게임에 사용되기 위해 개발됐다.
위메이드 내부에서도 환경에 부담을 줄이기 위해 노력 중이지만, 아직은 공부가 덜 된 것이 맞다. 환경과 게임이 무슨 관계인지 더 공부해야 한다. (미르4) 글로벌 쪽에서는 우리가 할 수 있는 일들을 적극적으로 기획하고 추진할 계획이다.
Q. 임시주총 때 거래소 빗썸의 운영에 관여하는 것은 시기상조라고 답했다. 지금도 그런 입장인지?
A. 단기적으로 빗썸과 한국에서 공동사업은 고려하고 있지 않다. 한국은 규제를 강화해가는 움직임이다. 규제가 명확하게 확정되지 않은 상황에서 뭔가 하기에는 적합하지 않다. 따라서 글로벌 좇는 게 훨씬 중요하다고 보고 있다.
Q. 위믹스의 타 거래소 상장 계획은?
A. 위믹스는 블록체인 게임의 기축통화가 목표지만, 전체 시장에서 보면 여러 암호화폐 중 하나다. 유저들이 쉽게 사고팔 수 있는 코인이 되어야 한다. 글로벌 50위권 거래소에는 모두 상장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지난 새벽에도 한 곳의 거래소에 성장했다. 앞으로도 계속 상장할 계획이다.
Q. 위믹스가 5~6개월 사이 10,000퍼센트 가까이 올랐다. 기업 실적에도 반영될까?
A. 위믹스를 게임계 기축통화라고 했는데 총 발행량은 10억 개로 정해졌다. 매년 3% 정도의 블록을 형성하고 있고, 참여한 파트너를 위한 부분도 있지만 그 수량은 제한된다. 10억 개 중 84% 정도를 위메이드와 위메이드 계열사가 보유하고 있다. 지금은 블록체인 게임 비즈니스 모델의 초창기다. 불확실성이 있겠지만 결국 위믹스는 위메이드의 중요한 자산으로 평가받을 것이다.
Q. 2년 전 기자간담회에서 '<미르> IP 라이선스 사업 시즌 2'를 말했다. 당시 중국 분기 매출 목표치를 5,000억 원 수준으로 제시했는데 목표를 달성하지 못했다. <미르> 라이선스 사업 현황과 일정, 전망 듣고 싶다.
A. 중국 시장을 어떻게 이해해야 하느냐... 미시적으로 사업을 전개하는 입장에서 현지에서 어떤 파트너를 만나느냐보다 더 큰 거시적인 흐름이 있는 것 같다. 사회 전반적으로 일어나고 있는 단속이 미시적인 사업 계획들을 압도하는 상황이다. 위메이드가 영위하는 미르 라이선스뿐 아니라 다른 게임사업, 이커머스, 택시 사업 등등이 모두 영향을 받고 있다.
지금은 위메이드가 뭔가를 한다고 해서 급격하게 달라질 것으로 보지 않는다. 내년 가을이면 5년에 한번 열리는 공산당 전당대회가 있다. 그때가 지나고 나면 경제적인 부분이나 사회적인 부분에서 안정 국면이 올 거라고 전문가들은 전망하고 있다. 지금 뭔가 작전 세우고 실행하기 보다는 그때를 기다리면서 위메이드의 계획을 점검하는 시간을 갖고 있다.
다만 <미르2>는 현지에서 불법 침해 게임이 많다. 사회가 단속 기조라면, 우리도 단속하겠다는 입장이다. 예전에는 불법 게임 제공사를 우리 파트너로 만들어 양성화하는 게 목표였다면, 이제는 단속에 매진하겠다는 입장이다. 불법 라이선스 침해 게임이 줄어드는 시장이 된다면 위메이드에게 훨씬 더 큰 기회가 올 거라고 생각한다.
Q. <미르2> 주요 소송 현안은?
란샤, 엑토즈소프트와 소송을 진해 중이다. 작년 6월 100% 그들에게 책임이 있다는 판결을 받았다. 지금은 그들의 계약 위반에 따라서 위메이드가 얼마나 손해를 입었는지 보는 상황이다. 지난 주 마지막 재판이 있었고 나도 한국에서 재판 증인으로 참석했다. 이제 마지막 서면을 교환하고 판결이 내려질 것으로 보고 있다. 내년 여름 쯤으로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