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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

김용하 PD “블루 아카이브, 다양한 방식의 전개 준비중”

넷게임즈 스튜디오 MX 김용하 PD “덕후 PD 커리어 리뷰”

에 유통된 기사입니다.
현남일(깨쓰통) 2021-11-19 12:55:21

모바일 서브컬처 게임 <블루 아카이브>의 개발을 총괄하는 넷게임즈 김용하 PD가 19일,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 지스타 2021 컨퍼런스에서 강연을 진행했습니다.

 

“덕후  PD 커리어 리뷰”라는 이름으로 진행된 이번 강연은 ‘프로그래머’로 게임업계와 인연을 맺은 그거 ‘PD’로서 자리를 잡기까지의 과정을 설명하고, 그동안 배운 여러 교훈들을 설명하는 형식으로 진행되었는데요. 

 

그리고 강연 말미에는 최근 출시한 <블루 아카이브>가 세상에 나오기까지의 과정을 설명하고, 앞으로의 다짐에 대해 밝혀 주목받았습니다.

 

넷게임즈 스튜디오 MX 김용하 PD

 

# 초보 프로그래머, PD가 되기까지

 

김용하 PD는 본래 '프로그래머'로 게임업계와 인연을 맺었다. 주니어 프로그래머로 판타그램에 입사. 지난 2000년 출시된 <킹덤 언더 파이어>의 개발에 참여하면서 업계 커리어를 시작한 그는, 판타그램에서 <샤이닝 로어>의 개발까지 참여했다.

 

이후 넥슨으로 자리를 옮긴 그는 넥슨 데브캣 스튜디오에서 <마비노기>(2004), <마비노기 영웅전>(2010)의 시니어 프로그래머로 활약하게 된다. 그는 특히 넥슨에서 능력 있고 의욕 있는 동료, 합리적인 조직 문화, 높은 목표를 성취해나가는 개발과정을 경험했다고 회고했다.

 

 

이 단계에서 그는 패키지 게임 한 번, MMORPG 두 번을 경험한 어엿한 '시니어' 개발자였다. 개발 과정에서 관리자 경험도 조금이지만 하게 되었다. 그래서 "나도 PD 해볼 수 있겠는데?" 라는 마음을 가지게 되었고, 넥슨에서 이를 실제로 실천하게 된다. 

 

하지만 "견습 PD" 로서 그의 도전은 처음에는 모두 실패였다. 넥슨에서 총 3가지 프로젝트에 참여했지만, 이들은 결국 단 하나도 세상의 빛을 보지 못하고 사라졌다. 

 

김용하 PD는 당시 실패 이유로 "신기술 도입 같은 기술적 이슈에 너무 집중한 나머지, 정작 게임을 보지 못했다"는 점, "동료를 제 때 구하지 못했다"는 점, "개발 일정 관리 및 역량 부족"을 꼽았다. 

 

넥슨에서 그는 3개 프로젝트의 PD를 맡았지만 모두 실패했다

그가 꼽은 프로젝트 실패의 이유

그리고 이 과정에서 김용하 PD가 배운 핵심 교훈


넥슨에서 마지막 프로젝트가 실패한 후, 그에겐 2가지 길이 주어졌다. 다른 회사에서 계속 PD로서의 커리어에 도전하는가. 혹은 원래 하던 '프로그래머'로 돌아가느냐가 그것이었다. 그리고 그의 선택은 회사를 옮기더라도 계속해서 PD에 도전하는 것이었고, 그래서 2011년에 넥슨을 나와 아이덴티티게임즈에서 <프로젝트 B6>의 개발에 참여한다.

 

이 게임은 마찬가지로 결국에는 실패하게 되었지만, 그래도 풀스케일의 MMORPG였고, 프로토 타입도 다수 완성했다. '게임성' 자체는 지금도 아깝다는 이야기가 나올 정도로 좋은 평가를 받았다. 무엇보다 김용하 PD 입장에서는 지금은 '네임드'가 된 유명 개발자들과 함께 일을 했다는 점에서 무척 소중한 경험이었다고 한다.

 

 

하지만 문제는 게임 그 자체의 완성도보다는 '회사의 상황' 이었다. 개발에만 몰두했던 그는 경영진이 바뀌는 것과, 새로운 경영진과의 교감 형성 같은 "회사의 상황"에 대한 대처에 미숙했고. 이로 인해 프로젝트는 개발 진행 상황과 관계없이 결국 중단되었다. 

 

김용하  PD는 이런 <프로젝트 B6> 의 개발을 통해 PD는 게임 개발 뿐만 아니라, '경영진'과의 공감대 형성도 무척이나 중요한 업무라는 점을 배웠다고 회고했다.

 

 

<프로젝트 B6> 중단 이후 아이덴티티게임즈를 나온 그는, 당시 일본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던 <확산성 밀리언 아서>의 성공에 주목해 본인 취향에도 잘 맞는 '서브컬처' 지향의 모바일 게임 개발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그래서 그는 '모바일에서 탱, 딜, 힐을 할 수 있는 서브컬처 지향의 레이드 게임을 개발하겠다고 제안서를 쓰고 여러 개발사와 이야기를 진행했다. 결국 한 회사에 정착해서 해당 게임을 개발하게 되는데, 그것이 바로 스마일게이트의 <큐라레: 마법 도서관> 이었다.

 



<큐라레: 마법 도서관>은 여러 가지 이슈가 있었지만, 그래도 김용하 PD가 'PD'로서 성공적으로 론칭한 작품이며, 4년 간의 서비스를 진행하면서 유저들의 많은 사랑을 받았다. 그의 입장에서는 "그래도 어떻게든 개발 초기에 생각했던 여러 콘셉트와 '엣지'를 성공리에 구현한 작품이었다"고 한다.

 

  

# 처음부터 일본 시장을 겨냥한 블루 아카이브

 

 

김용하 PD는 <큐라레: 마법 도서관> 이후 VR 게임인 <포커스 온 유>의 R&D에 참여했다. 이후 그는 얼마 지나지 않아 넷게임즈로 자리를 옮겨 신규 서브컬처 게임인 <블루 아카이브>의 개발에 참여하게 된다. 

 

초기 프로젝트명이 'MX' 였던 이 게임은, 애초에 처음 개발 단계에서부터 넷게임즈 박용현 대표의 공감 속에 "일본에서 성공할 수 있는 미소녀 컬렉션 게임을 만들어보자" 라는 목표로 개발이 시작되었다.


 

 


개발 초창기에 가장 고민이 되었던 것은 바로 "사물 모에화"로 콘셉트를 잡느냐의 여부였다. 당시 서브컬처 모바일 게임업계에서는 전함, 탱크, 전투기 등 온갖 사물의 모에화(의인화)가 일종의 유행이었고, 실제로 이런 모에화 게임은 신규 IP 구축에 있어 굉장히 유리한 면모를 가지고 있었다. 하지만 문제는 그래도 "너무 많은 모에화 게임이 나왔다"는 것이 걸림돌이었다.

 

 

결국 넷게임즈 개발팀의 선택은 사물 모에화가 아니라 "오리지널 IP"의 구축이었다. 마침 중국에서 <명일방주>가 사물 모에화가 아닌 차멸화되는 다양한 캐릭터 컨셉으로 신규 IP임에도 흥행에 성공했다는 점이 좋은 자극이 되었다.

 

 

'프로젝트 MX'의 MX는 바로 '모에 엑스컴'(XCOM) 이었다. 분대 전략 스쿼드 게임인 <XCOM>의 여러 요소들을 미소녀 캐릭터와 접목해서 만들어보겠다는 것. 하지만 턴제 전략 게임인 <XCOM>을 그대로 모바일 게임화할 생각은 없었으며, 이를 '실시간'으로 '모바일 컬렉션 게임'에 어울리는 전투를 구현하는 것이 개발팀의 1차적인 목표였다.

 



 

이에 따라 다양한 기획을 하게 되고, 실제 프로토타입을 만들면서 게임의 기초 뼈대를 설계하게 된다. 기본적으로 모바일 게임이기 때문에 다양한 요소는 '자동'으로 진행되지만, 플레이어가 수동으로 조작할 수 있는 요소들도 다수 들어가면서 '게임' 으로서의 조작하는 면모를 함께 살려고 노력했다.

 

 

그렇게 해서 개발이 진행된 <블루 아카이브>는 3번째 프로토타입이 완성될 즈음에는 사실상 현재 게임의 형태로 대부분의 요소가 만들어질 수 있었다고 한다.



 

순조롭게 개발이 진행되고, 다양한 서브컬처 게임을 일본지역에서 서비스한 경험이 있는 '요스타'를 일본 퍼블리셔로 선정한 넷게임즈는 이후 계획대로 일본 시장에 먼저 게임을 런칭하게 된다. 이것이 바로 2021년 2월의 일로, <블루 아카이브>는 일본에서 출시한 이후 애플 앱스토어 최고 매출 순위 4위를 기록하며 흥행에 성공한다.

 

특히 넷게임즈 입장에서 고무적이었던 것은 단순한 매출 순위가 아니라 '2차 창작' 면에서 게이머들의 뜨거운 반응을 얻으며 좋은 성과를 거두었다는 사실이었다. 그리고 <블루 아카이브>는 지난 11월 초, 한국 시장에서도 대망의 서비스를 시작하게 되었다. 한국 시장에서 또한 출시하자마자 매출 순위 상위권을 기록하며 흥행에 성공하고 있다. 

 

이에 대해 김용하 PD는 "<블루 아카이브>의 서비스에 있어서 다양한 전개를 준비하고 있다. 매출도 중요하지만, 그보다는 오래오래 게이머들에게 사랑 받을 수 있는 IP가 될 수 있도록 열심히 업데이트하고 최선을 다하겠다"며 강연을 마무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