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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

[단독] "불법 매크로 이용자 과태료 100만 원" 게임법 개정안 나왔다

연 피해 규모만 2조 넘어... "정상적인 게임 유저 피해 없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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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석(우티) 2021-11-25 10:35:27
게임에서 매크로, 핵 등 불법 개·변조 프로그램을 이용한 사람에게 최대 100만 원의 과태료를 부과한다는 법이 국회에서 발의된다.

현행 게임산업법은 게임물 사업자가 허가하지 않은 개·변조 프로그램의 제공 및 배포를 불법으로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이용자에 관한 처벌 규정은 없어 이러한 프로그램은 계속 생산, 유통되고 있다. 일례로 슈퍼캣이 개발하고 넥슨이 서비스하는 <바람의나라: 연>에는 1년 가까운 기간 동안 매크로 프로그램이 유료로 판매된 바 있다. 매크로를 사용하지 않는 이용자들의 원성이 높았으나, 공론화 전까지 문제의 프로그램은 거래되었다.

한편에서는 오래도록 유지·보수가 이루어지지 않는 MMORPG에서 편의를 위해 불법 프로그램을 사용하고 있지만, 이는 게임법 위반의 소지가 있으며 매크로·핵으로 인한 득보다 실이 더 많은 상황이다. <배틀그라운드> 등 FPS에서 자동 조준과 상대 위치를 파악하는 프로그램이 사용되어 실 사용자 감소에 영향을 미친 사례가 다수 존재한다.

실제로 게임물관리위원회가 2018년 실시한 '불법 프로그램 피해 실태 조사 연구'에 의하면, 불법 프로그램으로 인한 국내 게임산업 손실은 연 2조 4,322억 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조사 기간 중 <배틀그라운드>에서 제재된 계정은 1,169만 개, <리니지M>에서 제재된 계정 수는 256만 개에 달한다.

이에 새 법안에는 "불법행위를 할 목적으로 배포된 컴퓨터 프로그램의 유통금지 위반에 대한 사실을 알고도 이용하는 행위는 100만 원 이하의 과태료를 부과"하기로 했다. 또 이를 수사하기 위해 수사기관이 사업자에게 해당 게임물 이용 관련 정보를 제출할 수 있게 하는 조항을 포함시켰다.

법안을 발의한 더불어민주당 이상헌 의원은 "게임을 정상적으로 하는 유저들이 불법 프로그램 이용자들로 인해 피해를 입고 있다. 이 문제에 대해서는 여러 경위로 자세하게 다루어진 바 있다. 불법 개·변조 프로그램 판매자도 문제지만, 구매하는 유저 잘못이 크다는 게이머 공감대도 형성되어 있다. 불법 개·변조 프로그램 이용에 대한 처벌 근거를 두어 문제를 해결하고자 한다"고 전했다.

 

 

# 이용자 처벌, '스테로이드' 전례 있어... 과연 이번에는?

 

한국의 사법 체계는 불법 대상의 제공자를 처벌하는 경우는 많아도, 이용자에게 책임을 묻는 일은 드물다. 이를테면 웹툰 불법 복제 사이트를 운영한 사람은 찾아내 벌할 수 있어도, 사이트를 방문해 웹툰을 본 사람은 처벌하지 않는다. 저작권법은 영리 목적 없이 개인적으로 쓰기 위한 복제는 '사적이용을 위한 복제'로 보고 예외적으로 허용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최근 입법부에서는 불법 대상의 이용자에 대한 처벌 규정도 강화하는 추세다. 지난 6월, 국회 본회의에선 스테로이드, 에피드린 주사제를 자격 없이 구매·취득한 사람에게도 100만 원 이하의 과태료를 부과하도록 한다는 법안을 통과시켰다. 이번 게임법 개정안 발의에도 이러한 맥락이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게임법 내 불법 프로그램 이용자 처벌 입법 시도는 이번이 두 번째다. 2018년 2월, 더불어민주당 김경협 의원은 게임물의 정상적인 운영을 방해할 목적으로 만들어진 프로그램을 사용한 사람에게 20만 원 이하의 과태료를 부과하는 법안을 발의했으나, 회기 만료로 폐기되었다. 김 의원은 21대 국회에 들어서 같은 법안을 발의했고, 법안은 현재 계류 중이다.

이번 국회에서 발의되는 불법 프로그램 관련 법을 정치권은 물론 게임 업계는 어떻게 바라볼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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