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스타 2009에는 게임만 나오는 것이 아닙니다. 블리자드와 네오위즈 부스에 지점(?)을 낸 엔비디아나 게임아카데미 등이 대표적이죠. 간단히 말하자면 ‘게임에 한 다리를 걸치고 있는 제품’들은 제약 없이 출전할 수 있다는 뜻이죠.
SK텔레콤도 마찬가지입니다. SK텔레콤은 지스타 2009에서 UUING(이하 윙)이라는 독특한 물건을 선보였죠. 자체 프로그램을 내장은 윙은 유저가 원하는 프로그램이나 개인별 정보 등을 별도의 설치 없이 이용하게 해 줍니다. 이를 이용하면 각종 온라인게임 역시 어디에서나 설치 없이 자신이 하던 설정 그대로 즐길 수 있죠.
‘신개념 USB’라는 거창한 타이틀을 달고 공개된 윙을 디스이즈게임에서 확인해 봤습니다. /부산=안정빈 기자
다른 USB와 윙의 가장 큰 차이점은 자체 인스톨 기능입니다. 윙에는 SK텔레콤에서 개발한 패키징시스템이 적용되어 있는데요, 이를 이용해 윙에 각종 프로그램을 직접 설치할 수 있습니다. 윙이 일종의 하드디스크 역할을 하는 셈이죠. 이렇게 설치가 된 프로그램은 언제 어느 PC에서나 윙만 꽂으면 간단하게 실행할 수 있습니다.
게임도 마찬가지입니다. 각종 온라인게임이나 패키지게임에도 윙을 이용할 수 있죠. 온라인게임의 수가 늘어나면서 모든 게임을 다 설치한 PC방을 찾는 일이 쉽지 않아졌는데요, 이러한 경우에도 큰 도움이 될 것이라는 게 SK관계자의 설명입니다.
뿐만 아니라 각종 게임의 설정도 저장할 수 있습니다. 버튼 하나만 누르면 지금 PC에 있는 게임의 단축키와 해상도를 비롯해 다양한 설정이 윙에 저장됩니다. 이제 자리를 옮기고 다시 윙을 꽂으면 이전에 있던 자리의 설정이 그대로 PC에 적용됩니다.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 등에서 매번 애드온 설치와 단축키 변경에만 시간을 날린 유저라면 얼마나 유용한 기능인지 알 수 있을 겁니다. 물론 기존의 USB에서도 데이터를 옮기면 가능한 일이지만 윙은 이것을 ‘버튼 한 번에 빠르게’ 처리해 준다는 것이 차이점입니다.
■ 웹을 통한 소프트웨어 구입도 가능할 예정
웹을 통한 구매나 관리도 눈길을 끕니다. SK텔레콤에서는 윙 사이트를 통해 각종 ‘윙 프로그램들’을 제공합니다. 이른바 통합 다운로드 장소랄까요?
사용자는 윙 사이트에서 필요한 게임이나 소프트웨어를 다운로드해서 윙에 저장한 후 사용하면 됩니다. 현재는 시범테스트 성격으로 <마구마구> <카트라이더> <팡야> 등의 게임이 등록되어 있는데요, 이번 지스타를 시작으로 윙의 존재를 여러 사람에게 알리고 등록 프로그램 추가도 본격적으로 시작하겠다는 계획입니다.
윙의 사이트에서 각종 라이선스를 직접 구입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현재 판매 중인 PC게임이나 긴급히 필요한 워드 프로그램 등을 윙 사이트에서 구입하는 것도 가능하다는 뜻이죠. 물론 이렇게 구입한 프로그램도 윙만 꽂으면 언제 어디서나 재설치 없이 사용할 수 있습니다.
구매가 간편하고 일단 구매해 놓으면 언제 어디서나 자유롭게 쓸 수 있기 때문에 상용 프로그램의 판매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는 것이 관계자의 설명입니다.
소프트웨어에 기간 제한을 두는 것도 가능하기 때문에 값비싼 프로그램을 날짜 단위로 끊어서 구입하거나 윙 사용자를 위한 체험버전이 나올 수도 있습니다.
참고로 이렇게 구입한 프로그램은 윙의 계정정보에 자동으로 등록됩니다. 나중에 윙을 잃어버렸을 경우 다른 윙을 구입하면 이전의 정보를 한번에 옮겨 넣을 수 있습니다.
인터넷 즐겨찾기 이동은 물론 이와 연동된 자동 로그인, 삭제한 파일의 복구, 잠금 기능 등도 지원합니다. PC를 옮겼을 때 생기는 불편한 요소는 대부분 보완할 수 있다고 보면 됩니다.
■ 다양한 프로그램의 확보가 관건
관건은 프로그램의 확보입니다. 윙을 이용하기 위해서는 프로그램을 윙에 맞는 독자적인 버전으로 다시 작업해야 하는데요, 이 과정을 사용자가 임의로 할 수는 없습니다. 오직 윙 사이트에 업로드돼 있는 프로그램만을 사용할 수 있죠.
그런데 윙을 사용하는 유저, 특히 윙을 게임을 사용하는 유저 중 대부분은 비주류 게임을 위해서 윙을 구입했을 가능성이 큽니다. PC방이라면 거의 모두 깔려 있는 <카트라이더>나 <리니지>를 설치 없이 즐기기 위해 윙을 구입한 것은 아닐 테니까요.
게임설정의 저장 역시 개발사의 도움이 필요한 만큼 각종 프로그램을 얼마나 다양하고 빠르게 확보할 수 있느냐가 관건이 될 듯합니다.
윙은 현재 테스트가 가능한 수준까지 개발됐으며 프로그램 확보에 노력을 기울이는 중입니다. 버전은 4GB부터 16GB까지 마련돼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