액티비전 산하에서 <콜 오브 듀티: 워존> 운영을 맡은 레이븐 소프트웨어의 비정규직 QA 테스터 및 기타 개발자들이 12월 6일(이하 현지시간) 가두시위에 돌입했다고 워싱턴포스트 등 외신이 보도했다. 이는 12월 3일부터 시작된 사측의 ‘기습적’ QA 직원 계약해지 결정에 저항하기 위해서라고 시위대는 밝혔다.
시위대는 액티비전 블리자드의 이번 결정이 스튜디오 및 <콜 오브 듀티: 워존>의 운영에 악영향을 끼칠 가능성이 크다고 주장했다. 더불어 계약 해지를 결정하고 통보하는 과정에서 회사가 해당 직원들을 부당하게 대우한 정황을 폭로했다.
지난주 레이븐 소프트웨어는 QA 직원들에게 비정규직 직원들의 정규직 전환을 결정하는 회의가 순차적으로 열릴 것이라고 알렸다. 첫 번째 회의에서 레이븐 QA 팀원 중 30%에 달하는 12명의 계약 종료가 결정됐다. 근로 계약은 2월 28일까지 지속한다. 나머지 직원들은 결정을 기다리는 상황이다.
레이븐 소프트웨어 QA 팀은 공개한 성명에서 이번에 해고된 직원들을 포함, 모든 QA 직원들의 정규직 채용을 회사에 요구한다고 밝혔다.
시위대는 “참여자들은 스튜디오의 지속적인 성공을 염두에 두고 이를 요구하는 것.”이라며 ”레이븐 QA 부서는 스튜디오 전반이 일상적으로 제 기능을 하기 위해 필수적인 부서다. 지속적 작업을 통해 이익을 창출하는 성실한 테스터들을 해고하는 것은 스튜디오의 건강한 운영에도 리스크로 작용한다”고 전했다.
워싱턴포스트 등 보도에 따르면 계약 해지된 직원들은 현재 진행 중인 <워존> 유지보수 인원들이다. 또한, 현재는 신작 <콜 오브 듀티: 뱅가드>의 콘텐츠를 <워존>에 병합하는, 운영상 중요한 시점이기도 하다. 한 시위 참가자는 “이번 인원감축 결정은 5주간의 야근이 끝난 이후, 그리고 연말 크런치를 앞둔 상황에서 결정됐다”라고 설명했다.
또한 시위대는 계약 해지된 직원들이 회사와의 관계에 있어 모범적(good standing)이라고 전했다. 이들은 지난 3월 통상적인 진급 및 임금인상 대상자에서 제외됐었는데, 당시 회사로부터 향후 ‘긍정적인 부서 개편’이 이뤄질 예정이라는 언질을 들었다. 이것이 사실이라면 해당 직원들은 계약 해지를 좀처럼 예상하기 힘들었을 상황이다.
더 나아가 계약 해지된 직원 일부는 코로나19 셧다운 해제에 따라 사무실 출근 재개가 예정되자 위스콘신으로 주거지를 옮기기까지 했다. 이 과정에서 사측의 재정 지원은 없었다.
6일 시위대에 따르면 60명의 레이븐 소프트웨어 직원들이 가두시위에 참여했다. 더 나아가 7일에는 텍사스 미네소타 캘리포니아 등지의 다른 액티비전 블리자드 스튜디오 QA 직원들도 시위에 동참했다. 액티비전 블리자드 킹(ABK)의 직원 연합 ‘더 나은 ABK’(A Better ABK)는 이들이 “레이븐 QA 팀 성명에 연대하는 직원들”이라고 설명했다.
시위 동참은 온라인에서도 이어졌다. <오버워치>와 <콜 오브 듀티> 스튜디오의 개발자들은 온라인상에서 ‘우리는 레이븐이다’(#WeAreRaven) 해시태그로 시위 지지의 뜻을 밝혔다.
한편 액티비전 블리자드는 이번 결정이 부득이했다는 입장이다. 액티비전 블리자드 대변인은 “액티비전 퍼블리싱은 개발 및 운영 자원 전반에 대한 투자를 증대하고 있다. 우리는 500여 비정규직 직원의 정규직 전환을 예정하고 있다. 불행히도 이 전환과정 중, 전체 스튜디오를 통틀어 20명의 비정규직 사원들에게 계약이 연장될 수 없음을 알렸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