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그인

회원가입 | ID/PW 찾기

취재

액티비전 블리자드 성폭력 피해자 기자회견…피해사례·요구사항 공개

유명 법조인을 통해 기자회견을 진행

방승언(톤톤) 2021-12-09 13:41:38

12월 9일(현지시간), 자신을 액티비전 블리자드 직원이라고 밝힌 한 인물이 기자회견을 열고, 사내에서 당한 성폭력 피해와 회사를 향한 세 가지 요구사항을 공개해 현지 언론이 주목하고 있다.

 

자신을 ‘크리스틴’이라고 밝힌 직원은 유명 변호사 리사 블룸을 통해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그는 자신이 회사에서 여러 형태의 성적 괴롭힘을 당했다고 주장하며, 여기에는 더듬거림·만짐(groping), 상사의 성행위 요구, 자기 신체에 대한 잦은 언급 등이 포함된다고 밝혔다.

 

크리스틴은 회사에 피해 사실을 알렸지만 돌아온 것은 은폐 시도와 불이익이었다고 밝혔다. 맨 처음에 그는 부서장(manager)에게 자신의 피해를 이야기했다. 하지만 부서장은 이를 인사부(HR)에 보고하지 말 것을 종용했으며, 더 나아가 크리스틴이 당한 일 중에 불법적인 일은 없다고 주장했다.

 

이후 크리스틴은 회사측에 직접 성추행 사실을 보고했지만 돌아온 것은 직급 강등이었으며 초과이익공유(profit sharing), 스톡옵션(stock opportunities) 등 혜택에서도 제외됐다. 더 나아가 4년의 근무 동안 임금 인상 기회도 최소한으로만 주어졌다고 그는 전했다.

 

이에 크리스틴은 블룸 변호사를 통해 총 세 가지의 요구사항을 밝혔다.

 

첫 번째는 현재 미연방기관 평등고용기회위원회(Equal Employment Opportunity Commission, EEOC)와의 합의를 통해 출연하기로 결정된 1,800만 달러(약 211억 2,120만 원) 규모 성평등 기금을 1억 달러(약 1,173억 6,000만 원)로 확대하는 것. 그리고 기금 마련과 지급에 피해자 지원도 포함할 것을 요구했다.

 

크리스틴의 두 번째 요구는 회사가 직접 성범죄 피해자들에게 사과하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액티비전 블리자드의 그릇된 관행으로 임직원이 입은 경력 피해를 검토하고, 피해가 사실로 밝혀지면 진급을 통해 이를 적절히 보상하라고 요구했다. 그리고 이 과정에 반드시 중립적인 제3자가 관여할 것을 조건으로 제시했다.

 

한편 이번에 크리스틴의 의뢰로 기자회견을 주관한 리사 블룸은 기존에 성폭력 피해 관련 대형 사건들을 연이어 맡은 유명 법조인이다. 방송 출연이나 정치 자문을 통해서도 이름을 알려 왔다.

 

블룸은 폭스뉴스 앵커 빌 오라일리의 성추행 범죄를 주장한 피해자 중 3명,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성범죄를 주장한 피해자 중 4명, 방송인 빌 코스비에게 피해를 당하였다고 밝힌 제니스 디킨슨 등을 변호해왔다. 이와는 반대로 할리우드 거물 사업가로서 숱한 업계인들에게 성범죄를 가한 사실이 밝혀져 구속된 하비 와인스틴의 법률 자문을 맡다가 대중의 압박으로 인해 그만둔 전력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