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NH가 두 번의 치킨을 따내며 PGC 2021 그랜드 파이널 2일 차를 지배했다. NH는 탁월한 교전력을 활용, 지속적으로 이득을 가져갔고 이를 통해 대회 선두를 유지하고 있는 HERO의 뒤를 바짝 쫓았다.
세계 최고의 <배틀그라운드> e스포츠 팀을 가리는 PGC 2021 그랜드 파이널 2일 차가 종료됐다. 한국의 DNW, GEN, GBL과 1일 차를 달군 HERO 등 열여섯 개 팀은 그랜드 파이널 2일 차의 주인공이 되기 위해 치열한 경기를 펼쳤다. 그랜드 파이널 한국 팀 최초의 치킨을 획득한 GEN, NH와 치열한 혈투를 펼친 DNW 등 여러 명장면이 교차한 그랜드 파이널 2일 차 주요 장면을 정리했다. / 디스이즈게임 이형철 기자
그랜드 파이널 매치 6은 산 마르틴에서 로스 레오네스로 향하는 비행기 동선으로 시작됐다. HERO의 경우 어제처럼 점수를 따낼 수 있다면 사실상 우승이 확정되는 만큼, 중계진은 물론 경기를 지켜본 많은 팬의 주목을 받으며 경기에 돌입했다. HERO는 1일 차와 동일하게 외곽에서부터 진입하는 전략을 택했다.
참가 팀들이 파밍에 집중한 가운데 먼저 치고 나간 건 DNW였다.
DNW는 NAVI의 xmpl을 끊어내며 기분 좋게 출발했고, 이에 질세라 GEX 역시 TSM 한 명을 잡으며 매섭게 추격했다. 이후 TSM의 운전 실수를 받아먹은 KPI가 이득을 챙기는 듯했으나, 숨어있던 GBL이 KPI 선수를 데려가며 반사이익을 챙겼다. 이후 KPI와 TSM은 서로 킬을 교환하는 과정에서 인원 손실이 발생하며 단 한 명만 생존하는 불리한 상황에 놓였다.
경기는 HERO, GEX, PeRo 등이 다양한 상황에서 킬을 교환하며 혼전 구도로 흘러갔다. 이중 PeRo는 가장 먼저 7킬을 기록하며 기세를 올렸고 GBL 역시 이동하는 HERO를 커트하며 5킬 고지에 안착했다. GBL은 최후의 한국 팀으로써 분전했지만, 26분경 PeRo에 전멸하며 경기에서 아웃됐다.
매치 6의 후반부는 14킬을 올린 PeRo와 인원을 유지한 NH, VP의 싸움으로 흘러갔다. 이 과정에서 PeRo가 먼저 아웃됐고 NH는 힘으로 VP를 찍어누르며 치킨을 획득했다. 단 한 명의 인원으로 최후의 순간까지 버텨냈던 TSM은 대세에 큰 영향을 주지 못했다.
MATCH 6 중계진 코멘트
▲ 들소(NH)가 뿔로 곰(VP)을 밀어붙이고 치킨을 가져갑니다. / 박상현 캐스터
▲ 곰이 뿔을 잡고 버틴 게 아니라 맥없이 쓰러졌어요! / 신정민 해설
일곱 번 째 매치 역시 미라마에서 진행됐다. 비행기 동선은 북동쪽에서 대각선 아래를 가로지르는 형태. NH는 매치 6의 선전을 통해 1위 HERO와의 격차를 8점까지 좁히는 데 성공했다. 매치 7 결과에 따라 순위표에도 상당한 변화가 일어날 수 있는 구도가 갖춰진 셈이다.
경기 초반 GBL이 인원이 부족한 상황임에도 불구, 검문소 운영을 통해 ENCE 선수 한 명을 자르는 데 성공한다. 숫자는 부족하지만 적극적으로 움직이며 성과를 올린 것. DNW 역시 다소 무리하게 공격하는 NH와 인원 교환에 성공하며 상향 곡선을 그리는 듯했으나 매복 중이던 TL에 당하며 인원 세 명이 아웃되는 상황에 놓였다. 반면, GEN은 인원을 2 대 2로 나누는 전략을 택했다.
그 사이 TL이 기세를 올렸다. TL은 17분대 KPI를 마무리한 뒤 NAVI 선수들까지 추가로 따내며 킬넘버를 쌓아 올렸다. 이를 바라보던 GEN가 TL의 ibiza를 포함, 남은 인원을 잡아먹으며 4킬을 올렸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PeRo에 전멸했다. 또 다른 한국팀 GBL 역시 비슷한 시간대에 경기에서 이탈했다.
이후 경기는 HERO의 분위기로 전개됐다. 위치는 물론 인원 손실마저 없었기 때문이다. GEX 역시 네 명의 인원을 유지했지만, 위치상 불리하다는 평가가 쏟아졌다. 하지만 GEX는 휘청이던 VP를 쓸어 담고 마지막까지 HERO의 발목을 붙잡고 늘어졌다.
경기 막판, 자기장이 GEX 쪽으로 쏠림에 따라 분위기가 급격히 달라졌다. 고지를 선점한 GEX는 HERO의 두 선수를 먼저 자른 뒤 측면을 돌며 변수를 만들었고 수류탄을 활용해 상대를 마무리하고 치킨을 가져왔다. 폭주하던 HERO에게 제대로 된 찬물을 끼얹은 것.
MATCH 7 중계진 코멘트
▲ GEX는 다른 팀의 성향, 위치, 카운팅 등을 정확히 해내며 완벽한 치킨을 만들었다. / 김지수 해설
▲ GEX의 성장드라마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 / 신정민 해설
DNW, GEN, GBL 등 한국 팀과 상위권의 격차가 점점 벌어지는 가운데 여덟 번째 매치가 시작됐다. 이번 매치의 비행기 동선은 임팔라와 알칸타라 쪽으로 잡혔다. 모두의 시선은 이미 84점을 기록한 HERO 쪽으로 쏠렸다. GEX와 NH가 치킨을 따내긴 했지만, HERO 역시 꾸준히 포인트를 쌓아 올리며 빠르게 1위 자리를 굳히고 있었기 때문이다.
경기 초반 격돌한 건 암살바위를 두고 만난 GEX와 GEN였다. Pio와 Savior의 대결로 시작된 전투는 GEX의 다른 선수들이 빠르게 합류하며 다소 허무하게 끝났다. 그렇게 Pio는 7분 만에 경기에서 아웃됐다. 이후 GEX는 암살바위를 기반으로 경기를 주도했다. 지속적으로 다른 팀의 정보를 획득해 GBL을 자르는 등 꾸준히 이득을 가져간 탓이다. 한편, DNW는 17분경 TSM에 전멸하며 경기에서 이탈했다.
이후 NAVI는 8킬에 안착하며 기세를 올렸고 인원을 고스란히 유지한 KPI 역시 4킬을 기록하며 조금씩 치고 올라왔다. GEN는 세 명만 생존한 상황에서도 탑 4에 진입, 호시탐탐 치킨을 노렸다.
경기 종반 GEN는 TL과의 전투를 통해 결정적인 한 방을 날렸다. Inonix가 진입한 사이, 차량을 통해 접근한 Esther가 수류탄으로 TL 선수 두 명을 자르면서 탑 2에 오른 것. 이후 Esther는 다시 한번 고지대로 회전하며 변수를 만들었고, 침착하게 TSM을 마무리하며 GEN에 치킨을 안겼다. 경기 초반 한 명을 잃었음에도 치킨을 따내는 기적을 만들어낸 셈이다.
MATCH 8 중계진 코멘트
▲ 가장 어려운 순간, 웃으면서 분위기를 끌어올렸다. / 박상현 캐스터
▲ Inonix가 과감히 안쪽을 파고들면서 주도권을 가져왔다. / 김지수 해설
(출처: PUBG Esports)
아홉 번째 매치는 에란겔에서 진행됐다. 비행기는 돌산을 향하는 경로로 설정됐다. 이제 모두의 관심은 GEN 쪽으로 쏠렸다. 비록 선두권과의 점수 차이는 크지만 흐름을 가져올 수만 있다면, 역전 드라마를 만들 수 있기 때문. 경기를 중계한 김지수 해설 역시 "매치 8이 GEN에게 보약이 됐길 바란다. 마음이 급한 건 알지만, 천릿길도 한걸음부터라는 걸 명심해야 한다"라고 조언하기도 했다.
경기 초반 DNW가 TL 선수 한 명을 커트한 가운데, GEN은 GBL의 Renba를 자르고 소소한 이득을 가져왔다. 그 사이 HERO는 별다른 견제 없이 편하게 북쪽에 입성한 채 무난히 파밍을 이어갔고, GEN 선수 한 명을 자르며 추가 이득까지 챙겼다. HERO는 병원을 차지한 뒤 다른 팀의 킬을 스틸하는 형태로 조금씩 경기의 주도권을 가져왔다.
이후 자기장과 먼 지역에 위치한 GEN는 승부수를 던지고자 차량에 탑승한 채 KX 쪽으로 돌진했지만, 이를 캐치한 NAVI가 달려들면서 불리한 상황에 놓였다. GEN는 Esther가 1킬을 올리며 분전했지만, 결국 경기에서 완전히 아웃됐다.
DNW와 GBL의 상황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DNW는 수류탄을 활용해 GBL을 싹쓸이하고 기세를 올렸지만, HERO와 NAVI의 협공으로 인해 26분경 경기에서 이탈했다. 별도의 인원 손실마저 없었던 HERO는 기세를 몰아 별다른 이변 없이 치킨을 따냈다.
MATCH 9 중계진 코멘트
▲ 하고자 하는 모든 플레이가 퍼펙트했다. / 신정민 해설
▲ 이해력이 타팀보다 월등한 것 같다. / 김지수 해설
MATCH 10 중계진 코멘트
▲ 끝까지 버티고, 포인트를 챙기자는 NH의 계획이 잘 통했다. / 신정민 해설
▲ 교전에서 우릴 이길 수 있는 팀은 아무도 없다는 확신이 깔린 운영이었다. / 김지수 해설
아래는 이현경 아나운서와 그랜드 파이널 2일 차 종합 순위 1위에 오른 HERO 선수들의 인터뷰.
Q. 109점이다. 어제와는 또 다를 거 같은데. 기분이 어떤가.
A. 'Curexi' 티미 텐훌라: 기분이 매우 좋다. 하지만 아직 하루가 남아있어서... 그 이상 말씀드리긴 어렵다.
Q. 챔피언이 될 가능성은 얼마라고 생각하는지 궁금하다.
A. 'Curexi' 티미 텐훌라: 50:50이라고 본다. 그게 전부다.
Q. 어제와 달리 오늘은 에란겔에서 많은 포인트를 가져갔다. 어제 경기가 끝난 뒤 어떤 피드백을 나눴나?
A. 'Beami' 벤야민 스테펜센: 오늘은 어제보다 더 많은 기회가 있어서 조금 더 침착하게 기다리며 경기를 풀어갈 수 있었다.
Q. 매치 9, 병원에서 나와 굉장히 빠른 속도로 타 팀을 잡아냈다. 당시 상황이 어땠나.
A. 'PaG3' 파보 보우틸라이넨: 서쪽에서 많은 교전이 발생 중이었기에 재빨리 정리해야겠다고 느꼈다. 두 명이 있긴 했지만, 최대한 빨리 쓰러뜨려야 한다고 판단했다.
Q. GEX가 계속해서 HERO의 치킨을 막아냈다. 어떤 생각을 갖고 있는지 궁금한데.
A. 'TeaBone' 루크 크레이퍼: 대회에 참가한 모든 팀이 훌륭하기에 특별한 메시지는 없다. 모두가 좋은 경기력을 보여줬으면 하는 바람이다. 행운을 빈다.
Q. PGC 2021도 딱 하루 남았다. 각오는?
A. 'PaG3' 파보 보우틸라이넨: 우리가 할 수 있는 건 지금까지 보여준 좋은 경기력을 유지하고, 이를 통해 경기를 잘 풀어가는 것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