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가 자사 차량에 ‘주행 중 게임 플레이’ 기능을 제공해 운전자들을 위험에 빠뜨렸다는 의혹으로 정부 조사를 받는다. 12월 22일(현지시간) LA 타임스 보도에 따르면, 미 고속도로교통안전국(NHTSA) 산하 결함조사국(ODI)은 테슬라의 ‘모델 S’, ‘모델 X’, ‘모델 Y’, ‘모델 3’등 차량 모델에 대한 조사에 착수했다.
이는 테슬라 차량에 탑재된 게임플레이 기능이 차량 이동 중에도 작동하게 되어 있다는 민원이 접수된 데 따른 조처다. LA 타임스는 이번 조사가 해당 모델의 리콜 사태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고 전했다. 22일 NHTSA 홈페이지에 공개된 문건에서 ODI는 ‘패신저 플레이’(Passenger Play)라고 불리는 해당 기능이 차량 운전자의 주의를 분산시키고, 충돌 위험성을 높일 수 있다고 봤다.
현지 당국은 이러한 ‘이동 중 플레이’ 기능이 2020년 12월부터 제공됐다고 밝혔다. 이전까지 해당 게임 기능은 자동차가 주차된 상태에서만 플레이할 수 있었다. 이번 조사에서 당국은 ‘패신저 플레이’ 기능을 실제로 주행 중 사용하면 운전자의 주의력이 얼마나 분산될 수 있는지 파악할 예정이다. 이를 위해 ‘패신저 플레이’의 사용 빈도와 사용 시나리오 등 여러 측면을 살피게 된다.
한편, 민원을 제기한 것은 미국 포틀랜드 인근에 살고 있는 전직 언론인 빈스 패튼(Vince Patton)이다. 그는 지난 8월 테슬라 차량 소유자가 운전 중 터치스크린으로 게임을 플레이하는 모습을 담은 유튜브 영상을 보고 문제를 느낀 것으로 전한다.
해당 영상에 나온 내용이 진실인지 파악하기 위해 패튼은 자신의 테슬라 모델 3를 인근의 빈 주차장에 끌고 가 게임을 플레이해봤고, 실제로 가능하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더 나아가 주행 중에 인터넷 브라우저도 사용할 수 있다는 것을 알아냈다.
LA 타임스에 그는 테슬라에 악감정은 없다면서도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누군가 (이 기능으로 인해) 죽을 수 있다. 정신 나간 일이다(It’s absolutely insane)”라며 유감을 표했다. 그는 이어서 “NHTSA는 주행 중 차량 앞좌석에서 영상 웹 브라우징을 할 수 없도록 금지해야 한다. 운전자의 집중력을 방해할 수 있는 요소를 만드는 것은 무모하고 태만한 짓이다”라고 주장했다.
미국에서 운전 중 주의력 방해 요소로 인한 교통사고는 심각하게 취급되는 사회 문제 중 하나다. NHTSA에 따르면 주의력 방해로 발생하는 사고 수는 한 해 평균 92만 건이며, 이로 인한 부상자는 28만 명, 사망자는 3,000명 정도인 것으로 집계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