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정부가 2021년 7월부터 신규 판호 발급을 중단하자, 현지에서 한해에만 14,000곳의 게임사가 폐업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발급 중단은 2018년 9개월 가까이 판호를 발급한 이래로 가장 길게 신규 발급을 내고 있지 않은 것이다.
중국의 기업 조사 사이트 티엔안차(天眼查)에 따르면, 중국 내 소규모·독립 스튜디오 14,000곳 이상이 폐업 신고를 냈다. 직접 게임을 만드는 개발사는 물론 상품화, 광고 및 퍼블리시에 관련된 에이전시도 이 수치에 포함된다.
중국 국가신문출판서 홈페이지의 연간 '수입 온라인 게임 승인 정보'를 살펴보면, 과거에는 매달 수십 개에서 백여 건의 게임이 신규 판호를 받았다. 2020년 12월에는 컴투스의 <서머너즈 워>(魔灵召唤)도 판호를 받으며 기대감을 높였으나, 7월 이후 새 판호는 나오지 않고 있다.
작년 9월, 청소년 게임중독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일일 게임 이용 시간을 제한하는 규제를 발표하면서 이루어진 조치라는 것이 중론이다. 현재 주요 게임사들은 QR 인증, 안면 인식 등 청소년에게 게임 접속을 사실상 차단시키고 주말과 공휴일에만 1시간 게임 접속이 가능하도록 시스템을 마련했다. 그렇지만 아직도 판호가 나오지 않는 배경에는 각종 우회 방법이 널리 쓰이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추측된다.
현재 중국에서는 계정 대여, VPN 우회 등의 방법으로 당국의 눈을 피해 게임을 할 수 있어 정책 실효성에 의문이 제기되는 상황이다. 관영 CCTV는 <왕자영요>, <화평정영> 등의 게임 계정을 2시간에 33위안(약 6,000원)에 대여해주고 있다는 소식을 보도하기도 했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중국의 판호 동결이 2022년까지 이어지면서 작년 말에는 (판호 발급이) 재개되리라는 희망이 꺾였다"고 전했다.
# 중국 막히니 밖으로 나가는 게임회사들, 공격적인 투자 전략 계속
이에 중국 내 주요 개발사들은 나라 밖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텐센트는 글로벌 시장을 겨냥하는 레벨 인피니트를 출범시키는 한편, 최근 레메디와 멀티 플레이 게임을 개발한다고 발표했다. 스팀에서 <나라카: 블레이드포인트>를 성공시킨 넷이즈도 글로벌 대상의 게임을 출시할 전망이다. '틱톡'을 서비스하는 바이트댄스도 작년 투자 펀드를 설립하고 성장 단계의 유망 게임사의 지분 획득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밝혔다. <원신>의 미호요는 캐나다 몬트리올에 스튜디오를 세웠다.
지금 중국 게임 생태계에서 몸집이 큰 기업들은 활로 마련에 힘쓸 여력이 있지만, 적지 않은 중소 규모 기업들이 회사의 문을 닫는 상황으로 보인다. SCMP는 이러한 모습을 두고 "최근 회사 폐쇄 및 정리 해고는 세계에서 가장 크고 가장 수익성이 높은 비디오 게임 시장으로 평가되는 중국의 규제 불확실성이 증가했음을 보여준다"고 분석하면서 "기업이 중국 시장에서 새로운 비디오 게임 프로젝트에 투자하고 작성하는 것이 점점 더 어려워졌다"고 썼다.
국가신문출판서는 판호 발급 중단에 대한 입장을 일절 내지 않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