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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

[연말특집] 대작과 모션컨트롤, 콘솔시장 결산

2009년 국내 콘솔게임 시장 결산과 2010년 전망

정우철(음마교주) 2009-12-16 12:12:08

국내 게임시장은 온라인게임과 콘솔게임으로 구분된다. 국내 콘솔게임 시장은 전 세계 시장과 비교해 보면 미약한 시장이지만, 마이크로소프트, 소니, 닌텐도를 비롯해 EA, THQ, 캡콤, 코나미 등 메이저 업체들이 직접 진출해 있을 정도로 관심이 쏠리는 곳이다.

 

어찌 보면 한국시장은 그들의 시각에서는 글로벌 시장의 축소판인 셈이다. 과연 콘솔시장은 2009년을 어떻게 보냈을까? 전 세계적으로 주목 받았던 콘솔시장의 이슈와 함께 정리하고, 내년의 전망도 곁들여 보았다.

 

 


신형 모델의 등장과 가격인하


올해 콘솔게임 시장의 특징 중 하나는 모델 넘버가 계속 교체되는 새로운 버전의 게임기가 많이 나왔다는 것이다.

 

마이크로소프트(이하 MS) Xbox360은 신공정을 이용한 제스퍼를, SCEK(이하 소니)는 슬림 PS3를 발표했다. 유일하게 닌텐도의 Wii만 모델 교체가 없었을 뿐, 나머지 주요 콘솔게임기는 저장장치(HDD) 용량 추가부터 내부 공정까지 다양한 제품 변화를 시도했다.

 

이와 같이 Xbox360 PS3의 모델변화는 세계적인 동향을 따라간 것이지만 국내 시장에서도 어느 정도 이상의 의미를 가져다 주고 있다. 일단 콘솔게임기의 가격하락을 손꼽을 수 있다.

 

Xbox360의 경우 엘리트 버전을 출시하면서 지난 9488천 원에서 69천 원이 인하된 419천 원에 판매되고 있다. 연말인 현재는 홀리데이 패키지로 추가 할인요인이 발생해 최저 397천 원 선에서 구입할 수도 있다.

 

신공정 제스퍼와 120GB HDD, HDMI 단자로 무장한 Xbox360 엘리트. 

 

PS3 역시 슬림 PS3를 출시하면서 가격인하를 병행했다. 기존 80GB 모델이 489천 원이었던 반면 슬림 PS3는 일부 편의기능이 사라졌지만 HDD 용량을 120GB로 늘려 428천 원에 출시됐다. 실질적으로 6만 원 정도의 가격인하 효과를 보인 셈이다.

 

이렇듯 콘솔게임기의 가격인하와 함께 판매량이 상승한 것도 눈에 띄는 부분이다. 이는 그만큼 고가의 가격부담 때문에 구입을 꺼리던 구매층을 끌어 당긴 것으로 분석할 수 있다. 이와 더불어 그 동안 불량률이 높았던 일부 모델의 경우 문제를 해결한 것도 주목할 부분이다.

 

메모리 슬롯과 PS2 호환이 삭제됐지만, 용량추가와 가격할인을 내세운 슬림 PS3.

 

 

 


PSP goNDSi LL의 엇갈린 행보

 


휴대용 게임기 분야에도 업그레이드 바람이 불었다. 먼저 PSP는 PSP go라는 신형 모델을 선보였고, 닌텐도DS는 화면이 넓어진 LL 모델이 출시되었다. 여기에 국내 개발사인 게임파크홀딩스에서 GP2X Wiz를 발표하면서 명텐도라는 별명을 얻기도 했다.

 

PSP go의 경우 기존 PSP와 는 다른 노선을 걷는 라인업으로 출시되었다. 특히 PSP go는 원래 PSP에 있던 UMD 드라이브가 사라지면서 기존에 구입한 PSP 타이틀의 호환 문제가 대두되었고, 전용 다운로드 게임의 부족으로 큰 변화를 일으키지는 못 했다.

 

가볍고 얇아진 PSP의 후속 라인업 PSP go. 하지만 반응은….

 

한편, 닌텐도DSi가 아직도 국내에서 발매되지 않은 가운데 신형 닌텐도DSi LL이 발표되었다. LL 모델은 화면이 4.2 인치로 대폭 확장된 것이 특징이다(기존 DSi는 3.25 인치). 일본에서 먼저 발매된 닌텐도DSi LL은 좋은 반응을 얻고 있으며, 한국닌텐도가 최근 DSi 전용 소프트웨어의 등급심사를 준비하고 있어 머지 않아 국내에서도 발매 소식이 들릴 것으로 보인다.

 

해상도는 그대로이지만, 화면이 커져서 눈이 편해진 닌텐도DSi LL.

 

 

 


GP2X Wiz의 쉽지 않은 도전

 


게임파크홀딩스의 GP2X Wiz은 지난 6월 시장에 나왔지만, 국내에서 뚜렷한 반응을 얻고 있지 못 하다. 물론 예약판매 물량 600여 대는 조기에 품절됐지만 그 이후의 행보는 여전히 갈피를 잡지 못하고 있다. 오프라인 판매는 이루어지지 않고 있고 전용 앱스토어인 FunGP 사이트는 여전히 열리지 않고 있다.

 

이에 대해 게임파크홀딩스는 “11월 오픈 예정인 FunGP 사이트는 개발자 센터를 먼저 오픈 해 게임 개발이 먼저 진행되어야 한다는 판단 하에 연기했다. 2010 2월 개발자 센터를 오픈할 예정”이라는 입장이다.

 

이는 GP2X Wiz의 국내 상황이 그만큼 어렵다는 것을 뜻한다. 이미 다수의 개인 개발자들은 12월 출시된 아이폰 등의 앱스토어용 게임 개발로 발길을 돌렸고, 그만큼 GP2X Wiz를 위한 유저 창작 게임의 확보는 쉽지 않은 상황이다.

 

국산 휴대용 게임기로 의욕을 보이고 있는 GP2X Wiz.

 

 

 

 


멀티플랫폼+대작+시리즈

 


콘솔게임 시장 중에서 하드웨어는 신형 모델의 출시와 가격인하 등의 이슈로 2009년 한해 괄목할 만한 성과를 거뒀다. 그렇다면 소프트웨어인 게임 타이틀은 어떨까?

 

2009년 콘솔게임 타이틀은 ▶시리즈화 게임의 대거 발매, ▶멀티 플랫폼의 강세, ▶대작 위주의 타이틀 출시의 세 가지 특징을 보이고 있다. 여기에 한 가지 더 추가하자면 일부 독점 타이틀이 각 콘솔 게임기 판매량을 크게 늘리는 양상을 보였다는 것이다.

 

위의 세 가지 조건을 모두 만족시킨 대표적인 타이틀이 캡콤의 <스트리트 파이터 4>이다. <스트리트 파이터 4> 1990년대 엄청난 인기를 모은 <스트리트 파이터 2>를 모티브로 3D화한 게임으로 국내에서만 4만 장 이상 판매고를 올리며 상반기 인기 타이틀이 됐다.

 

<스트리트 파이터 4> 국내 발매 당시 구입을 위해 몰린 유저들.

 

올해 국내에 나온 콘솔 기대작은 대부분 멀티플랫폼으로 발매되었다는 것도 주목할 점이다. <스트리트 파이터 4>를 비롯해 <모던워페어 2> <철권 6> <드래곤볼 라이징 블래스트> <배트맨: 아캄 어사일럼> <위닝일레븐 2010> <어쌔신 크리드 2>를 비롯해 EA의 주요 타이틀은 모두 Xbox360 PS3 버전이 동시에 발매됐다.

 

멀티플랫폼 타이틀이 대세인 이유는 국내에 보급된 Xbox360 PS3의 물량이 해외와 비교할 때 극히 미약하기 때문이다. 결국 어느 한쪽 기종만 선택하기에는 수익이 충분히 보장되지 않는 위험성이 따른다는 이야기다.

 

이제 멀티 플랫폼은 타이틀 발매의 필수요소가 되고 있다.

 

실제로 지난 해 발매된 <위닝일레븐 2009>는 국내에서 약 75천 장이 팔리면서 인기를 끌었다. 판매량을 기종별로 구분하면 PS3 45천 장, PS2 2만 장, PSP15천 장, Xbox360 5천 장으로 나뉜다. 멀티플랫폼이어야 소기의 성과를 기대할 수 있는 것이다.

 

 


대작 독점 타이틀의 순항

 

 


한편, 특정 게임기의 독점 타이틀로 발매된 게임들도 큰 성과를 거둔 한 해였다.

 

Xbox360 진영은 <레프트4데드 2> <헤일로 3 ODST> <마그나카르타 2> <GTA 에피소드 프롬 리버티 시티> <포르자 3> 등이 독점 타이틀로 발매되었다. PS3 역시 <언차티드 2> <닌자가이덴 시그마 2> <건담 전기> <용과 같이 3> 등이 독점 출시됐다.

 

올해 대표적인 PS3 독점 타이틀 <언차티드 2: 황금도와 사라진 함대>.

 

독점 타이틀의 경우 전체적으로 선전했다고 보는 시각이 많다<언차티드 2>와 같이 전 세계적으로 인기를 모은 기대작은 국내에서도 발매일 하루 만에 초도물량이 매진되는 인기를 얻었다.

 

<마그나카르타 2>도 올해 국내에서 출시된 Xbox360 타이틀 중 가장 빠른 판매속도를 기록하면서 발매 후 10일 동안 약 5천 장이 팔렸고, 2주 만에 판매량 1만 장을 넘겼다. 국내 콘솔게임 시장의 상황을 감안할 때 아주 좋은 성적에 속한다.

 

그러나 일부 독점 타이틀은 기대 이하의 성과에 그친 것으로 알려졌다. 해외에서는 인기를 모았지만 정작 국내에서는 기대만큼의 반응을 얻지 못한 경우다.

 

Xbox360 독점 타이틀로 발매된 소프트맥스의 <마그나카르타 2>. 

 

독점 타이틀의 러시는 내년에도 계속 이어진다. 이미 PS3 진영에서는 <갓 오브 워 3> <그란투리스모 5> <파이널 판타지 13>의 독점 발매가 예고되어 있다.

 

독점 타이틀이 갖는 의미는 여러 가지가 있다. 그 중에서도 가장 중요한 것은 해당 콘솔게임기의 판매량을 끌어 올리는 ‘시스템 셀러’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올해 나온 <마그나카르타 2>나 <언차티드 2>가 해당 콘솔게임기의 판매를 촉진시킨 것이 좋은 예가 될 것이다.

 

2010년 발매가 확정된 PS3 독점 타이틀 <파이널 판타지 13>. Xbox360 버전도 나오지만 북미와 유럽에서만 출시된다.

 

 


 모던워페어2 미심의와 한글화 이슈

 

 

 


올해 마감을 앞두고 콘솔게임 업계에 큰 소동이 있었다. 이른 바 모던워페어 2 미심의 사건으로, 국내 유통사인 WBA인터렉티브에서 <모던워페어 2>의 PS3 버전만 심의를 받고 Xbox360과 PC 버전은 미심의 상태로 유통하면서 벌어진 일이다.

 

국내 법상 미심의 게임의 유통은 불법게임물 유통으로 형사 처벌까지 가능한 일이다. 이 사건은 유통사 실무 담당자의 착오로 재심의를 받으며 일단락됐지만 게임물등급위원회가 경찰에 수사를 의뢰하면서 정식으로 절차를 밟고 있다.

 

<모던워페어 2>는 나라 안팎에서 여러 가지 소동을 일으켰다.

 

이와 함께 한글화 이슈도 2009년 초반부터 지금까지 현재진행형으로 이어지고 있다. 공격적인 한글화에 나서는 업체가 있는가 하면, 소극적이거나 비한글화로 원성을 산 업체도 있었다.

 

먼저 캡콤 코리아는 앞으로 출시될 <로스트 플래닛 2>와 <데드 라이징 2>의 한글화를 확정짓고, 앞으로 출시될 S급 타이틀은 모두 한글화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코에이 코리아도 한솥밥을 먹게 된 테크모의 <닌자가이덴 시그마 2> 한글판 등 꾸준히 한글화에 나서고 있다.

 

소니도 한글화에 적극적이다. 이는 상대적으로 멀티플랫폼으로 발매되는 게임이 많아지면서 Xbox360 타이틀에 비해 다소 비싼 PS3 타이틀의 가격을 한글화로 보완하겠다는 정책으로도 풀이된다. 물론, 한글화는 타이틀 판매량을 높일 수 있는 최적의 선택이기도 하다.

 

소니는 지난 9월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09~10 시즌에 발매되는 타이틀의 대부분을 한글화하겠다고 발표했다. 첫 결과물이 바로 <언차티드 2> 한글판이었다.

 

이후의 소니의 퍼스트 파티 타이틀은 대부분 한글판으로 발매된다. PS3 독점 타이틀 기대작 <갓 오브 워 3>는 한국어 음성 더빙까지 확정됐으며, 한글화가 필수적인 <헤비레인> 등의 기대작도 자막 한글화가 발표되었다.

 

 

반면, 올해 최고 기대작 중 하나였던 <모던워페어 2>의 경우 유통사가 비 한글화 입장을 발표하면서 유저들의 비난을 받았다. 당시 WBA인터렉티브는 <모던워페어>을 기준으로 전 세계 1,400만 장의 판매고 중 국내 비율이 0.5%에 불과해 한글화가 불가능하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대작과 모션 컨트롤이 기대되는 2010년

 

 

 


2010년의 국내 콘솔게임 시장의 전망은 일단 맑음으로 볼 수 있다. 먼저, 내년에도 시스템 셀러급 타이틀이 대거 발매될 예정이다.

 

상반기에는 PS3의 독점 대작이 포진해 있다. <파이널 판타지 13> <그란투리스모 5> <갓 오브 워 3> 3개 독점 타이틀이 하드웨어 판매를 확실하게 끌어올려 줄 전망이다. 소니의 입장에서는 PS3의 입지를 넓힐 절호의 기회이기도 하다.

 

Xbox360에도 <스플린터 셀 컨빅션>과 <헤일로 리치> <앨런 웨이크> <크랙다운 2> <페이블 3> <킹덤언더파이어 2> 등의 독점 타이틀이 내년에 출시될 예정이다.

 

내년 상반기 확실한 기대작인 PS3용 하드고어 액션 게임 <갓 오브 워 3>.

 

이처럼 Xbox360 PS3가 꾸준히 전진하고 있는 가운데 닌텐도의 초반 돌풍은 서서히 잦아들고 있다. 하드웨어 판매량도 줄었지만, 오랫동안 즐길 만한 킬러 타이틀의 부족이 결정적이다.

 

특히 닌텐도 Wii의 최대 장점인 동작인식 모션 컨트롤도 내년에는 Xbox360과 PS3에 도입된다. 내년 봄에 PS3용 모션 컨트롤러가 발매될 예정이며, 컨트롤러 없이 몸짓과 음성으로 즐기는 Xbox360의 나탈도 내년에 실전 배치된다.

 

모션 컨트롤 경쟁은 내년 콘솔게임기 판도에 가장 큰 변수로 떠오를 전망이다. Wii 진영의 새로운 발표나 소니, MS가 선보일 회심의 카드는 무엇일지, 벌써부터 E3 2010 등 주요 게임쇼에 나올 발표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모션 컨트롤 기술 경쟁이 내년 콘솔시장을 이끌어 갈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