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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

[말말말] 이재명 캠프 문화강국위원회 '게임 정책 토론회'

업계 현황 해결 위한 정책 방향 논의

에 유통된 기사입니다.
방승언(톤톤) 2022-02-10 00:26:31

“게임은 이제 전 국민의 콘텐츠로서 자리를 차지한다.”

 

2월 9일 이재명 후보 문화강국위원회가 주최하는 ‘문화콘텐츠 세계2강 정책 토론회’가 온라인으로 개최됐다. 차기 문화콘텐츠 정책을 논의하기 위해 이재명 후보 캠프가 5일간 총 9개 분과에 걸쳐 진행하는 해당 토론회의 이날 주제는 ‘게임콘텐츠’다. 국내 게임산업의 당면 문제와 향후 정책수립 방향을 논의하기 위해 관련학과 교수들과 업계 실무자들이 배석했다.

 

발표를 맡은 한동숭 전주대 미래융합대학 학장은 “게임은 전 국민의 콘텐츠로서 자리를 차지한다. 콘텐츠 영역에서 큰 부분을 맡은 산업이다”며 높아진 게임의 위상을 짚었다. 그러나 이어 “국내 대형 게임사들은 MMO 장르에 편중하고 있어 생태계 지속성이 약화하고 있고, 중소기업과 대기업 사이의 양극화가 지속한다”는 실태 지적과 함께 토론회의 문을 열었다.

 

한동숭 학장은 ▲크게 약화한 국내 게임의 중국 시장 침투력에 따른 수출 다각화 요구 ▲새롭게 대두한 NFT 및 P2E 게임 모델의 규제 이슈 ▲메타버스 유행 이후 더욱 강조되고 있는 여타 산업과의 연계 필요성 및 방법론 등 담론을 제시했다.

 

이들 의제를 두고 패널들은 학계와 업계를 대변해 차기 정부가 반드시 다뤄야 할 중책들에 대해 각자의 관점과 문제의식을 피력했다. 이날 토론회에서 제시된 주요 발언들을 간추려보았다.

 

 



 

# 한동숭 전주대 미래융합대학 학장

 

한동숭 전주대 미래융합대학 교수는 “대기업들은 MMO 장르에 편중하고, 대기업 중소기업 양극화가 점차 벌어지는 현 상황 속에서 업계가 앞으로도 지금과 같은 동력을 유지할 수 있을 것인지 의문점이 많은 것이 현실이다”며 게임산업의 지속가능성 문제를 시사했다.

 

한 교수에 따르면 현재 중소 게임사를 옥죄는 문제는 크게 두 가지다. 첫째는 투자 축소다. 벤처 붐, IT 붐의 영향으로 한때 투자가 많았지만 14년을 정점으로 감소하기 시작해 20년에는 전체 투자액의 2.9%만이 게임계에 투입되고 있다.

 

둘째는 판로의 축소다. 중국의 판호 이슈는 벌써 수년 간 중소 개발사들을 괴롭혔다. 최근에 판호발급이 재개했지만 언제 다시 닫힐지 모르는 상황이다. 결국, 업계에서도 중국 이외 국가로 진출하는 대안이 요구되고 있다.

 

이에 대한 해법으로는 ▲투자 저조화 해소를 위한 기반 조성, 게임 장르의 다양성 확보 ▲중소 게임업체 해외진출의 재정·기술적 지원, 해외 게임개발 인력의 양성 및 교류 ▲국내 업체 해외 진출을 위한 특성화 인력 양성 기관 마련 등의 방안이 있다고 한 교수는 전했다.

 


 

# 황성익 한국모바일게임협회 회장

 

한국바일게임협회의 황성익 회장은 게임을 주로 문화콘텐츠의 일종으로만 국한하는 관점을 확장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황 회장에 따르면 게임은 ▲문화 ▲기술 ▲융합 ▲창작 등 4가지 키워드를 종합해서 봐야 하는 산업이다. 특히 ‘융합’에서는 기존 체계에서 추구되어 온 ‘콘텐츠와 콘텐츠의 융합’이라는 인식 틀에서 벗어나 새로운 맥락에서 생각해야 한다. 황 회장은 “콘텐츠와 금융, 콘텐츠와 부동산 등 상상하지도 못했던, 이전에 몰랐던 형태의 융합이 이뤄지고 있다”고 짚었다.

 

또한 게임 콘텐츠 창작 주체인 개발사들에 대한 처우 문제도 언급했다. 황 회장은 “게임이 전체 콘텐츠 수출액의 67%를 차지하고 있다는 사실을 정부에 계속 이야기하고 있지만, (게임 업계에 대한) 처우는 그런 수준이 안된다”며 개선 필요성을 강조했다.

 

즉 게임 산업은 ‘문화 사업 일환’으로 바라보는 종래의 시각을 넘어 다각적인 차원에서 파악하고 계획을 세워야 한다. 황 회장은 “게임을 이야기할 때는 문화, 기술, 융합, 창작의 키워드를 다 논하면서 해당 키워드 안에서 한국 게임이 현재 무엇을 할 수 있고 앞으로는 어떻게 발전할 수 있는지 논의하는 것이 맞는다고 생각한다”고 말을 맺었다.

 


 

# 김성동 계원대 게임미디어학과 교수

 

계원대 게임미디어학과 김성동 교수는 국내외 기술동향에 대한 활발한 분석의 필요성을 이야기했다.

 

김성동 교수가 제안하는 주요 과제는 ▲게임산업 정책의 국내외 동향 분석 ▲국내 저널의 관련기술 논문 분석, 신기술 정보추출, 비교분석 정보 제공 ▲게임산업 인력 양성 및 청년고용산업 전략 분석 ▲글로벌 게임산업 활동 동향 주요 지표 분석 등 네 가지다.

 

이런 네 가지 키워드를 중심으로 봤을 때, 현재 한국 게임산업 진흥 관련 사무를 관장하고 있는 한국콘텐츠진흥원의 역할이 아쉽다는 의견이다. 김성동 교수는 “콘진원은 게임, 방송, 출판, 애니메이션, 캐릭터 분야에 대한 정부 지원사업부처가 됐다”고 짚었다.

 

상황을 개선하기 위해서 꼭 필요한 것은 게임산업 기술정책개발 기관의 신설이다. 김성동 교수는 “게임산업 기술 정보를 개발하지 않고 현재 형태의 지원사업만 진행해서는 정말 효과가 없다. 산업기술에 대한 여러 가지 동향 분석을 통해 기술 개발을 지속해서 해나가야만 앞으로 게임 산업이 발전하리라 예측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 이대희 플레이서 대표

 

4~5인 규모로 게임 개발을 계속하고 있다고 밝힌 이대희 대표는 중소 개발사가 처해있는 현실적인 문제들을 보다 구체적으로 언급했다.

 

이 대표는 그간 스스로 여러 정부지원사업을 경험해봤다. 그리고 비슷한 상황에 놓여 있는 다른 기업들의 이야기도 많이 접했다. 이런 직간접적 경험을 종합해보면 가장 필요한 것은 결국 자금이다.

 

특히 인건비 문제가 대부분이다. 인력이 충당되지 않으면 기술력 문제는 당연히 뒤따른다. 업계 양극화와도 관련이 있다. 대기업에서 500만 원 월급을 주고 최상위 개발자를 채용한다고 나서면 중소 개발사가 2~300만 원으로 같은 경력의 개발자를 구하기란 어려워진다.

 

이는 게임 퀄리티 저하로 이어진다. 최초 기획으로부터 점차 게임 질이 낮아지는 문제가 생기고 결국 수익성 저하로 귀결된다. 악순환의 고리가 만들어지는 셈이다.

 

마케팅에서도 인력 문제가 크다. 인디 개발자들 사이에서는 대형 유튜버를 통해 게임이 대중에 소개되거나, 유통 플랫폼에서 특집으로 다뤄지는 등의 ‘운빨’이 없으면 어렵다고들 이야기한다. 수 억 단위로 홍보비를 쓰는 대기업들과는 이야기가 많이 다르다. 정부가 지원책을 통해 이러한 홍보 전문성 또한 보조해줄 수 있으면 좋겠다고 이 대표는 전했다.

 

 

 

# 윤형섭 전주대 게임콘텐츠학과 교수

 

윤형섭 전주대 게임콘텐츠학과 교수는 게임계가 호소하는 중국 판호 문제에 대해 조금은 새로운 관점을 제시했다. 윤 교수는 “사드 배치 문제 이후로 국내 게임계가 어려워졌다고 하지만, 수출 시장을 다각화함으로써 전반적으로는 성장이 이뤄졌다”고 전했다.

 

중국 시장 진출의 어려움을 업계가 ‘전반적’으로는 극복해나갔다는 진단이다. 그러나 중소기업들에는 이렇듯 빠른 판로 개척이 어려운 일이어서 또 다른 양극화 현상 원인이 된다. 이러한 문제를 줄일 수 있는 방안에 관련해 여러 아이디어가 제시됐으면 좋겠다고 윤 교수는 말했다.

 

이어서 윤 교수는 국내 업계가 메타버스 열풍에 열중하고 있는 상황에도 우려를 표명했다. 윤 교수는 “우리가 가지고 있는 기술적 인프라와 자본 규모 등을 생각하면, 메타버스에 뛰어든 구글이나 마이크로소프트와 비교했을 때, 이들을 따라잡을 수 없다. 인구구조나 기술, 글로벌 영향력을 생각했을 때 그렇다”고 설명했다.

 

따라서 메타버스보다는 우리만의 경쟁력을 높이는 것이 유리하다. 윤 교수는  “대신 우리가 잘하는 것은 틈새시장에서 창의적인 BM과 아이디어를 창출하는 것이다. 이는 개별 사업자가 추구하기에는 어려움이 따르기 때문에 웹툰, 드라마 등과의 융합을 실험할 수 있도록 실험 프로젝트를 많이 만들면 앞으로도 우수한 다양한 콘텐츠를 만들지 않을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