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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

중국, 한국 개발자 스카웃 경쟁 ‘몸값 폭등’

개발력 확보 경쟁 치열, 한국업에서 중국업체로

정우철(음마교주) 2010-01-13 15:46:47

중국에 진출한 한국 게임업체에서 근무하는 개발자들의 몸값이 폭등하고 있다.

 

한국 개발자 A씨는 한국업체의 중국법인에서 3년 동안 일하다가 최근 중국 개발사의 스카우트 제의를 받고 자리를 옮겼다. 한국업체에서 3천만 원대의 연봉을 받던 A씨가 제의를 받은 스카우트 조건은 4천만 원 이상의 연봉과 아파트 및 차량 등의 옵션이었다.

 

중국 현지 개발자 월급은 평균 5천 위안(약 82만 원) 수준, 팀장급의 경우 1만 위안(약 164만 원) 수준의 월급을 받지만, 한국 개발자들이 중국업체로 이직할 경우 평균 1만5천 위안(약 247만 원)의 월급을 제시 받고 있다. 단순한 비교만으로도 중국 개발자의 3배에 가까운 월급 규모다.

 

한국업체에서 주요 게임을 만들었던 팀장급 개발자는 최대 2만5천 위안(약 413만 원)의 월급을 제시 받고 있다. 연봉으로 따지면 5천만 원 이상의 대우를 받는 셈이다.

 

특히 에픽차이나, EA차이나 등 중국에 진출한 미국 개발사들도 한국 개발자들의 온라인게임 개발 능력을 높이 평가하면서 앞다퉈 스카우트 전쟁에 참여하고 있다.

 

2,500여 명의 직원을 보유한 샨다는 아예 한국업체를 인수한 전례도 있다.

 

 

■ 중국에 진출한 한국업체들의 고민

 

중국에서 스카우트 제의를 받는 한국 개발자들은 평균 2~3년 동안 중국에서 게임을 개발하던 핵심 인력들이다. 이들이 다른 중국업체로 이직할 경우 한국업체로서는 개발일정에 차질을 빚을 수밖에 없다.

 

실제로 한 한국업체의 중국법인은 지난 해 신작의 개발이 중단됐다가 다시 시작됐지만, 계속되는 개발자 이탈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주요 개발자들이 중국업체나 해외법인으로 이직했기 때문이다.

 

게임 개발의 특성상 온라인게임 제작 노하우는 대부분 개발자에게 달려 있다. 중국업체들이 한국 개발자의 연봉을 높게 부르는 이유도 결국 노하우와 기술력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결국 한국업체의 중국법인은 개발자 이탈을 막기 위해 중국업체의 조건에 상응하는 수준으로 연봉을 올려 주는 실정이다. 이러한 인건비 상승은 고스란히 중국법인 운영비 증가로 이어져 한국업체의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

 

한 중국법인의 관계자는 상대적으로 한국보다 인건비가 적게 드는 중국에서 개발을 진행했다. 그러나 현재 중국의 사정상 인건비는 한국보다 높게 설정되고 있어 현지 개발의 의미가 퇴색되고 있다. 중국 개발자들의 인건비도 덩달아 오르는 추세다”라고 말했다.

 

개발 인력을 양성하기 위해 샨다는 18기금을 만드는 등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다.

 

 

■ 노하우와 기획력을 원하는 중국업체들

 

그렇다고 중국업체로 이직한 한국 개발자들만 탓할 수도 없는 일이다한국 개발자들은 중국에서 고급인력으로 인식되며, 이에 따른 가치평가를 받고 있다는 것이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중국에서 자신의 가치를 인정해 주는 업체로 이직하는 것은 당연한 일로 받아들여지는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다. 최근 몇 년 동안 한국 개발자들이 중국에서 일하면서 언어 문제도 해소되는 추세다. 자연스럽게 중국 생활에 대한 부담도 줄었다.

 

중국 현지 관계자들은 최근 중국게임의 완성도 향상에는 그들에게 스카우트된 한국 개발자들의 역량도 한 몫을 하고 있다고 입을 모은다.

 

한 중국업체 관계자는 “중국에서 한국게임과 비슷한 것을 만들어 내는 이유는 기획력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반면에 1년도 안 되는 사이에 거의 유사한 수준으로 만들어 내는 것은 그만큼 실력은 비슷하다고 볼 수 있다. 기획력을 갖춘 한국 개발자가 제작에 참여할 경우 향후 3년 이내에 한국의 수준에 육박하는 신작이 나올 가능성도 충분하다고 말했다.

 

이어서 관계자는 중국업체로 이직했다고 이상하게 바라보는 시선을 이해할 수 없다. 우리는 한국 개발자들에게 높은 가치평가를 매긴 만큼 그에 합당한 대우를 해주는 것뿐이다. 한국 업체가 그만큼의 대우를 해주지 않는다면 그들이 스카우트에 응하는 것은 당연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중국의 기획력 부재가 한국 게임 따라하기로 이어진다는 의견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