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이 게임머니 현금거래에 대해 처음으로 무죄 판결을 내렸다.
대법원 1부는 10일 <리니지>의 게임머니를 현금거래해 ‘게임산업진흥에 관한 법률(이하 게진법)’을 위반한 혐의로 기소된 김모 씨와 이모 씨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 일반 게임머니 현금거래 최초 기소, 무죄로 종결
두 피고인은 2007년 ‘아데나(리니지 게임머니)’ 약 2억3천만 원 어치를 사들였다가 되팔아서 약 2천만 원의 차익을 남긴 혐의로 기소됐다. 이들은 2008년 약식재판에서 벌금형을 받고 정식재판을 청구했지만, 1심에서도 유죄(벌금형)을 선고 받았다.
하지만 2심부터 판결이 달라졌다. 2009년 7월 항소심(2심) 재판부는 두 피고인이 게진법을 위반하지 않았다고 판결했다. 다만, 별개의 사기방조 혐의로 벌금형이 선고됐다. 이후 최고 사법기관인 대법원에서도 무죄 판결이 나오면서 사건이 종결됐다.
게진법을 살펴보면 “게임머니를 환전, 또는 알선하거나 재매입을 업으로 하는 행위”를 금지하고 있다. 그 동안 검찰은 위의 법령을 근거로 고스톱·포커 머니 환전상을 기소해 왔다. 검찰이 같은 법령을 근거로 일반 온라인게임 머니 매매자를 기소한 것은 이번 사건이 처음이었다.
■ “아데나는 환전 금지된 게임머니로 볼 수 없다”
결과적으로 검찰은 유죄를 끌어내지 못 했다. 재판부가 <리니지>의 아데나를 “게진법에서 환전을 금지한 게임머니로 볼 수 없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두 피고인도 게진법을 위반하지 않은 셈이 된다. 2심과 대법원에서 모두 무죄 판결이 나온 근거다.
게진법에서는 ‘게임물을 이용할 때 베팅, 또는 배당의 수단이 되거나 우연적인 방법으로 획득된 게임머니(시행령 18조의3호)’를 환전하거나 재매입을 업으로 하는 것을 금지하고 있다.
재판의 변수가 된 게진법의 환전 금지 게임머니 정의.
이에 대해 2009년 항소심 재판부는 “<리니지>의 아데나는 우연적인 방법으로 획득된 게임머니로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 이용자들의 노력과 실력, 투자한 시간, 증가된 경험으로 좌우되는 정도가 강하므로 아데나는 ‘우연적인 방법으로 획득된 게임머니’라고 할 수 없다는 것이다.
당시 검찰은 반발하며 대법원에 상고했다. “<리니지>의 아데나 획득 과정에 우연적인 요소가 적은 것은 사실이지만, 고스톱·포커 등의 게임에서 참가자의 노력, 경험, 판돈의 다과에 의해 승패가 좌우되는 것과 다를 바 없다”는 것이 상고의 근거였다.
대법원은 10일 검찰의 상고를 기각했다. “원심(항소심) 판결에는 게진법 시행령 18조의3호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없다”는 것이 무죄 판결의 이유였다. 대법원도 항소심 재판부의 게임머니 관련 해석에 동의한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