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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

‘ARPU의 천국’ 일본, 이렇게 공략하라

2010 세계 게임시장 전망 세미나, 전략편: 일본

국순신(국서방) 2010-01-29 18:01:28

김신 퍼스트핸즈 대표는 오늘 서울 논현동에서 열린 '2010 세계 게임시장 전망 세미나'에서 일본 온라인 시장에 대한 공략 방법에 대해 설명했다. 퍼스트핸즈는 일본 온라인 게임시장의 태동기인 2000년 초부터 현지에서 사업을 진행한 일본 온라인 게임 전문 컨설팅 회사다.

 

그는 높은 ARPU(일인당 평균 매출)를 일본 온라인 시장의 가장 큰 특징으로 꼽았다. 또한 주요 온라인 게이머들의 공통된 요구와 그것을 만족시키는 방법에 대해 실제 사례를 들어 설명하였다. /양진혁 연세디지털게임교육원 학생기자


 

■ 네트워크 환경 발전이 가져온 온라인 시장의 성장과 변화

 

2004 FTTH의 보급을 기점으로 일본의 인터넷 인프라에 큰 변화가 나타났다. 이전까지 채팅이나 이메일 등의 SNS(Social Network Service) 위주의 이용방식에서 탈피한 것이다.

 

더불어 저렴한 가격의 넷북 보급등을 통해 인터넷 이용 인구도 증가했다.

 

2008년 일본 총무성 발표에 따르면 일본의 인터넷 이용인구는 전체 인구의 69.9% 8910만 명. 같은 해 우리나라의 인터넷 이용인구는 통계청 기준 전체인구의 80.6% 3536만 명을 기록하고 있었다.

 

이에 따라 일본 온라인 게임 서비스 회사 수도 급격히 늘어났다.

 

JOGA(일본 온라인 게임 협회)에 따르면 2004 68개였던 회사 수가 2006 128개로 88.2%증가했다. 이후 2007년과 2008년에도 각각 114, 126개로 100개 이상의 회사가 꾸준히 서비스 중인 상태다.

 

 

 

또한 2008년 부터는 이전까지 볼 수 없었던 대박 게임도 등장했다.

 

2008 4 21, 동접 1만을 기록한 <썬 온라인>이 그 시작을 알린 것이다김신 대표는 "이것은 일본 온라인 게이머의 평균 ARPU를 감안할 때 15억 원의 매출을 달성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2007년에는 73개의 타이틀이 서비스를 종료함으로써 결코 만만치 않음을 보여줬다. 2006 35개 게임이 서비스를 종료한 것의 두 배를 넘는 숫자다. 일본 시장의 가능성을 믿고 진출한 게임들이 초기 흥행 실패로 대거 조기에 서비스를 접은 것이 그 이유다.

 

이에 대해 김신 대표는 "초기 흥행성적이 만족스럽지 못하더라도 서비스를 쉽게 접으면 안된다. 그것은 오히려 일본 유저들에게 불신을 주는 역효과를 가져온다"고 말했다. 시장이 커진만큼 더 장기적인 안목으로 서비스해야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 일본 온라인 게이머의 특징은 높은 구매력

 

일본 온라인 유저의 사업적인 특징을 한 마디로 요약하면 '적은 숫자, 높은 결제율'이라 할 수 있다.

 

 

전체 일본 게임 시장에서 온라인 게임이 차지하는 비중이 콘솔에 비해 적으므로 유저의 숫자 자체는 적다. JOGA가 밝힌 2008년 일본 게임시장의 시장규모는 5,429억 엔. 이중 온라인 게임은 1,239억 엔으로 23%를 차지하고 있다. 3,321억 엔으로 61%의 비중을 차지한 콘솔 게임에 비해 규모가 작다.

 

김신 대표가 이야기한 일본 온라인 유저들의 ARPU는 약 1만 엔이다. 게임에 따라 최대 ARPU 4만 엔까지 증가한다는 점을 들어 전반적으로 높은 구매력이 일본 온라인 시장의 강점이라고 그는 설명했다. 현재 환율로(2010 1 27일 기준) 4만 엔은 약 52만원에 달한다.

 

 

결제 형태는 부분 유료화가 정액제에 비해 크게 우세한 상황이다.

 

JOGA 2008년 자료에 따르면 정액제 게임들의 평균 ARPU 1,128 엔인데에 비해 종량제 게임들(부분 유료화)의 경우 4,872 엔이다. 4배 가량 차이가 나는 액수이다. 또한 캐주얼 게임이라 하더라도 평균 6,000~7,000 엔 가량의 높은 ARPU를 보이고 있다.

 

 

 

■ 유저 패턴에 맞춘 현지화가 필요

 

유저들의 전반적인 패턴 또한 공통적인 모습을 띈다. 연령별 결제 비율상 70.7%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19~39세 유저들이 대표적인 경우다.

 

김신 대표는 "이들은 20년 이상의 세대 차이가 있지만 게임의 체험 요소나 그래픽 등에 대한 호감도는 상당히 대동소이한 모습을 보인다"고 말했다. 사소한 취향의 차이는 있으나 오히려 결제방법 등의 외부적인 요소에서 더 큰 차이를 보인다는 것.

 

 

그만큼 유저들을 관통하는 공통된 취향과 정서가 존재하기 때문에 이러한 패턴을 만족시킬 수 있는 현지화가 매우 중요하다는 게 그의 주장이다.

 

 

다양한 패턴중 김신 대표가 가장 강조한 것은 장르와 게임의 정서 그리고 그래픽이다.

 

일본 유저들은 70%이상이 RPG 장르에 큰 선호도를 보이고 있으며 게임의 정서 또한 상대의 플레이를 방해하는 경쟁이나 대립적인 관계보다는 협력 관계를 더욱 선호하는 경향이 있다. 이 때문에 국내 MMORPG들의 경우 일본 진출시 PK요소 등을 없앤 형태로 수출되고 있다.

 

 

하지만 김신 대표가 무엇보다 강조한 것은 그래픽이었다.

 

3D가 아닌 2D 그래픽의 경우 대부분의 유저들이 매우 민감하다는 것이다. 이것은 단지 일본색이 느껴지는 그래픽을 선호한다는 것은 아니다. 캐릭터의 성격이나 행동 등이 확실하게 드러나는 그림을 원한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이를 위해 국내 게임들의 경우 일본 현지의 폭 넓은 원화가층을 활용하는 등 게임의 특징을 전면에 내세울 수 있는 현지화 작업에 큰 공을 들이고 있다고 그는 말했다.

 

대표적인 예로 <로스트 온라인>(국내명 <이터널 시티>)의 경우 서울을 배경으로 한 기존의 게임을 수정해서 무대를 동경으로 바꾸었다. 그 밖에도 퀘스트나 홍보 자료 등을 일본 상황에 맞게 수정하는데 약 8개월의 시간이 소요됐다.

 

 

 밀도 있는 마케팅으로 적은 유저층을 극복

 

김신 대표는 일본 시장 공략에는 국내보다 더 잘 짜여진 마케팅 계획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유저들의 구매율은 매우 높지만 수가 적기 때문에 유저 하나하나를 놓치지 않기 위해 무던히 애를 써야 하므로 그에 대한 마스터 플랜이 필요하다.

 

 

대표적인 예로 게임 홈페이지 구성이 국내와 크게 다르다는 점을 들었다. 배너 광고 클릭 후 바로 게임의 메인 홈페이지로 이동하는 국내와 달리 게임에 대한 인상을 강하게 심어줄 수 있는 '랜딩 페이지'가 중간에 존재한다는 것이 가장 큰 차이다.

 

게임의 세계관이나 체험 요소등을 중점적으로 보는 일본 유저들의 특성상 초기 페이지에 너무 많은 정보를 제공하면 유저들에게 혼란을 줄 수 있다는 것이 김신 대표의 이야기다.

 

 

일본에서는 '브릿징 페이지'라고 불리는 이 페이지는 게임의 세계관을 담은 대형 일러스트를 바탕으로 회원가입과 간략 정보만을 확인할 수 있는 버튼 한 두개만을 가지고 있다.

 

 

이를 적용한 대표적인 예로 든 것은 <RF 온라인 Z>. 당초 세가에서 퍼블리싱할 당시 흥행 성적이 좋지 않아 서비스가 종료된 게임을 게임온이 다시 선보였다.

 

김신 대표는 브릿징 페이지를 적용하여 게임의 장점을 명확하게 전달하고 회원 가입을 권장하는 'Push 전략'을 사용한 결과 게임이 전혀 다른 양상으로 변했다고 밝혔다. 또한 이후 일반적인 국내 게임의 홈페이지처럼 게임에 대한 다양한 정보를 제공하여 선택지를 넓힌 'Pull 전략'을 통해 이러한 흥행세를 유지하였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