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디오 게임은 세계 게임시장 점유율을 51% 차지하고 있다. 해외 진출도 좋지만, 그 전에 내수 기반을 다지는 일이 시급하다.”
국내 비디오 게임 개발사 바른손 크리에이티브의 최종신 대표가 27일 열린 2010년 세계 게임시장 전망 세미나에서 한 말이다.
그는 “국내의 게임시장은 15%밖에 안된다. 하지만 세계 게임시장에선 비디오 게임의 점유율은 51%에 이른다. 국내 비디오 게임이 해외시장을 공략할 때 다른 시장보다 더 많은 수출 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이라고 밝히면서 비디오 게임에 대한 희망을 비췄다.
하지만 그는 국내에 만연해 있는 비디오 게임 타이틀의 불법복제와 그로 인한 비디오 게임의 내수시장 불황을 먼저 해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 국내 게임 개발사의 해외시장 진출 노력
최근 국내 개발사들이 해외시장의 문을 꾸준하게 두드리고 있다. 국내 6개 회사가 8개의 비디오 게임 타이틀을 제작했는데, 그 중에서 3개가 해외에 수출되었다.
특히 닌텐도DS용 <마법천자문 DS>의 경우 IP(지적재산권)를 획득하여 만든 게임으로 국내시장에서 주목할 만한 성공 모델로 손꼽힌다. 또한 PC 게임과 온라인 게임을 비디오 게임으로 바꾼 <마그나카르타 2>와 <라그나로크 DS>도 등장했다.
이 게임들 역시 앞으로 국내 게임 개발시장에서 조금 더 위험 부담을 줄이고 세계무대에 진출할 수 있는 모델이라고 할 수 있다.
국내 비디오 게임 개발사들은 IP를 이용하여 세계 시장 진출을 꾀하고 있다.
하지만 국내 비디오 게임시장의 성장세는 둔화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종신 대표는 “국내 게임 시장의 76%를 온라인 게임이 차지하고 있으며, 비디오 게임은 15%에 머문다”고 말했다.
2009년에는 소니의 타이틀의 활발한 발매가 두드러졌던 반면, 한국에서 100만 대 이상 팔린 닌텐도 Wii의 경우 20개라는 적은 수의 타이틀이 발매됐다.
특히 주목할 부분은 한글화 타이틀이 매우 적어졌다는 것이다. PS3의 경우 80개 중 22개가 한글판이었고, Xbox360은 53개 중 12개만이 한글화됐다. 닌텐도만이 한글화 필수 정책으로 인해 모든 타이틀이 한글판으로 발매됐다.
최종신 대표는 한글화 타이틀이 줄어드는 이유로 높은 환율로 인한 한글화 단가 상승, 국내 게임시장의 불법복제가 만연한 분위기 등을 들었다.
타이틀은 많이 등장 했지만 한글화는 점점 줄어드는 추세다.
최종신 대표는 발표 도중 “기존의 불법복제는 제한적이고 콘솔을 개변조해야 하기 때문에 음성적으로 이뤄졌다. 하지만 최근 NDS의 보급이 활발해지면서 불법복제가 일반적이고 용이해져 저연령층까지 확대되었다. 2009년 나타난 불법복제 양상 중 가장 치명적인 부분이라고 생각한다”며 안타까움을 전했다.
그는 “지금까지 국내에서 300만 대 이상 팔린 닌텐도DS의 경우 업체 내부에서 조사한 결과 총 판매량의 절반인 150만 대 이상이 게임을 전혀 구입하지 않는 것으로 추측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서 최종신 대표는 “일본 비디오 게임 시장은 내수 기반으로 경쟁력을 쌓고 이를 통해 세계 시장에서 성공을 거둔다.
하지만 국내 비디오 게임은 성장에 기본이 돼야 하는 내수기반이 부실하다. 그렇기 때문에 내수시장이 성숙되어 투자에 대한 여건이 완숙되기 이전에 선행투자가 먼저 이루어져야 한다”고 발표했다.
비디오 게임 내수 시장의 발목을 잡는 것은 여전히 불법복제 문제다.
■ 세계적으로 캐주얼 게임이 확대될 것
세계적으로 보았을 때 기존의 하드코어 게임이 아닌 캐주얼 시장이 확대되는 추세다. 닌텐도가 세계 게임시장에서 가장 독보적인 판매수익을 올리는 이유는 캐주얼 시장을 노렸기 때문이다.
마이크로소프트가 캐주얼 시장을 눈독들이기 시작하면서 컨트롤러 필요없이 온몸을 사용하는 나탈이라는 기술을 활용한 콘텐츠를 준비하고 있다. 국내에서도 나탈을 이용한 캐주얼 게임이 개발되고 있을 정도다.
소니 역시 플레이스테이션 아이 카메라와 짝을 이뤄 동작을 인식하는 모션 컨트롤러를 올 가을에 출시할 예정이어서 올해 모션 컨트롤 경쟁이 본격적으로 펼쳐질 전망이다.
플랫폼 홀더 3사는 새로운 캐주얼 시장을 선점하려고 치열하게 준비하고 있다.
비디오 게임의 주기를 살펴보면, 현재 사용하는 콘솔이 올해로 등장한 지 5년째를 맞았다 그 동안의 콘솔 게임이 5년 주기로 플랫폼이 바뀌던 것을 고려했을 때. 2010년 후반에 기종 전환 논의가 활발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다운로드 게임 서비스도 확대되고 있는 추세다. 마이크로소프트는 Xbox부터 안정적인 서비스를 구현한 Xbox Live Arcade(이하 XBLA)를 통해 전세계 동시 접속자 200만 명을 돌파했다. 현재 서비스하는 게임 1위 게임은 142억 원의 수익을 올렸으며 50위권의 평균수익은 약 35억 원에 달한다.
소니의 경우 PS3 전 세계 등록 계정이 2천만 개를 돌파했다. 또한 다운로드 중심의 새로운 휴대용 게임기 PSP go를 출시했고, PSN 전용 라인업 확충에도 주력하고 있다.
2010년 국내 비디오 게임의 전망을 살펴보면 기존 IP와 비디오 게임의 접목이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해외에서 인지도가 높은 국내 캐릭터와 해외 진출에 성공한 온라인 게임 등 다른 부분에서 성공한 IP와 비디오 게임으로 기획, 개발되어 기존의 인지도를 기반으로 해외 진출하는 것이 좋을 것이다. 또한 국내외 특화된 틈새시장을 공략하여 다양한 교육 IP를 이용하는 것도 좋을 것이다.
이미 성공을 거둔 IP를 이용하여 기존 인지도를 기반으로 해외에 진출하거나 교육게임등 틈새시장을 노리는 것이 주효할 전망이다.
■ 콘솔 하드웨어와 타이틀의 판매 비율은 7:3
최종신 대표는 “비디오 게임 산업은 높은 고용 효과와 청년 실업 해소를 위한 인적 기반 모델의 산업이다. 특히 수출형 성장모델을 갖춘 산업이다. 세계 게임시장에서 비디오 게임의 점유율은 51%에 이르고 있다. 국내의 비디오 게임이 해외시장을 공략할 때 더 많은 수출 효과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비디오 게임 시장을 내다봤다.
발표를 마친 최종신 대표는 청중들과 질의응답 시간을 가졌다. 아래는 그 내용을 정리한 것이다.
Q: 국내에서 NDS의 게임 판매량은 증가하고 있는가?
최종신 대표: 솔직히 말하자면 2009년에 판매량이 더욱 줄었다. 2009년에만 NDS가 160만대가 판매됐다. 반면 가장 많이 팔린 게임 중 하나인 <마법천자문 DS>의 경우 11만 장이 팔렸다.
세계적으로 콘솔과 타이틀의 판매 비율을 보면 콘솔 40%, 타이틀 60% 정도의 비율을 가지고 있다. 콘솔 1대를 구입하면 7.5개 정도의 타이틀을 소장한다는 뜻이다. 하지만 국내는 콘솔이 7대 팔리면 타이틀은 3개가 팔리는 수준이다.
Q: 게임의 판매량을 늘리기 위해서는 어떤 방법을 쓰는 것이 좋다고 생각하는가?
최종신 대표: 부모가 자녀에게 NDS를 사주게 되면서 아이들에게 아무런 거리낌 없이 불법복제를 학습하게 된다고 생각한다. 또한 판매량을 늘리기 위해서 지금 당장 조치를 취하기는 어렵다고 생각한다. 강제적으로 조치를 취하더라도 인터넷을 통해 불법복제가 이루어지기 때문에 통제하기 어렵다.
차라리 성교육처럼 어렸을 때부터 선행 교육이나 캠페인이 필요하며 국가적으로 진행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
Q: 차기작에 대한 계획은 어떻게 되는가?
최종신 대표: 유럽에서 인기 있는 국산 캐릭터 뿌까를 이용한 게임을 제작하고 있다. 또한 그라비티와 함께 고전 게임인 더블드래곤을 리메이크한 게임을 XLBA용으로 제작 중이다. 그리고 차후 교육용 게임을 제작할 예정이다.
Q: 닌텐도의 서드파티에 대한 지원은 어떤가?
최종신 대표: 개발 초기부터 닌텐도 본사의 기술진이 정기적으로 참여하여 개발적인 지도나 방법을 직간접적으로 도움을 주고 있다. 하지만 TV광고나 캠페인을 지원하지는 않는다. 대신 판매협력이란는 제도를 통해 유통을 도와준다. 유통을 닌텐도가 서드 파티의 제품을 직접 맡아서 제약 없이 판매를 대행해 주는 방식이다.
Q: XBLA의 1위를 기록하고 있는 게임은 무엇인가? 또한 MS가 캐주얼 쪽으로 눈을 돌리게 된 이유는 어떤 것이라고 생각하는가?
최종신 대표: 제목을 말할 수는 없지만 가장 캐주얼한 카드게임이다. 게임 그 게임은 하드코어 게임에 대한 반대로 Xbox360을 이용하여 친근하게 캐주얼 게임에 대한 욕구를 통해 매출을 올렸다. <모던워페어2>등 하드코어 게임에 대한 폭발적인 반응이 있지만 그 외에도 다양한 시도의 게임이 필요해진 것이다. 그래서 그 빈 자리를 XBLA를 통해 채우려고 하는 것이다.
다만 XLBA의 서드파티가 원할하게 개발에 참여하게 된 것은 6개월이 채 안된다. 6개월의 짧은 시장의 기획 방향은 게임하나가 1만 원 이상의 구매 가치를 가져야 할 것, 기존 게임을 단순 이식이 아닌 고유한 게임성을 가져야 한다는 조건을 걸고 있다. 또한 최근에는 캐주얼 게임이나 교육용 게임이 출시를 앞두고 있다.
그리고 하나 알아야 할 것이 바로 롱테일의 개념이다. 게임을 XLBA에 올려 놓은 후 시간이 지나도 게임의 질이 유지된다면 지속적으로 팔린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