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탈 3>이 어서 제작되길 바라는 것은 비단 팬들뿐만이 아닌 듯하다. <포탈> 시리즈의 스토리를 집필한 작가 에릭 월포(Erik Wolpaw)가 ‘더 늦기 전에 <포탈 3>을 만들어야 한다’는 견해를 밝혀 관심을 끌고 있다.
에릭 월포는 <포탈>뿐만 아니라 <하프라이프 2: 에피소드> 1편과 2편, <레프트 4 데드>, <하프라이프 알릭스>, <애퍼처 데스크잡> 등 밸브의 여러 유명 작품에 공동 집필자로 참여한 베테랑이다. 밸브 밖에서도 <사이코너츠>의 이야기를 쓰면서 호평받았다. 2017년 밸브를 잠시 떠났지만, 계약 형태로 협업을 계속하다가 결국 2019년 다시 밸브에 합류했다.
키위 톡즈(Kiwi Talkz) 팟캐스트에 출연한 월포는 “이제 슬슬 <포탈 3>을 만들어야 한다는 메시지를 전하고 싶다. 내가 젊어질 것도 아니지 않나(I am not getting any younger). 이제는 말 그대로 <포탈 3> 작업을 못 할 정도로 늙어버리는 게 아닌가 생각이 들 지경이다. 그러니까 그냥 시작해야 한다”며 가벼운 어조로 호소했다. 월포는 1967년생으로 미국 나이로 현재 55세다.
월포의 말은 현재 밸브 내에서 <포탈 3>이 제작되지 않고 있다는 확인이기도 하다. 더 나아가 월포는 비관적 예측도 함께 전했다. <포탈 3> 제작을 원하는지 묻자 월포는 “당연히 나는 하고 싶다. 당장에라도 다음 작품에 돌입할 수 있다. 하지만 게임을 혼자 만들 수는 없다”고 밝혔다. 당장은 밸브가 <포탈 3>에 관심을 두지 않는다는 얘기다.
하지만 월포는 밸브 내에서 영향력을 지닐 만한 인물이다. 그가 직접 <포탈 3> 제작 분위기를 조성할 수는 없는 것일까? 어느 정도 가능하겠지만, 진짜 제작으로 이어지기는 힘들다는 대답이다. 밸브가 매우 바쁜 조직이기 때문이다.
월포는 “물론 내가 <포탈 3> 아이디어를 밀어붙일 수는 있고, 어쩌면 그게 조금 도움이 될지도 모른다. 하지만 밸브에는 300여 명의 직원이 있고, 나는 이들이 스팀 플랫폼 부서, 게임 부서, 법무 부서 등등에 어떤 식으로 배분되어 있는지 잘 모른다. 그 사람 중 75명 정도를 떼어내 게임제작에 투입하면 많은 기회비용이 발생할 것이다”고 설명했다.
세간의 오해와 달리, 밸브가 ‘놀고먹느라’ 새 게임을 안 만드는 것은 아니라는 얘기다. 월포는 “밸브 직원들이 수영장 옆에 드러누워 술이나 마시는 사람들처럼 보일지 모르나 모두 항상 일하고 있다. 다만 실제 결과물로 이어지지 않거나, 결과물이 몇 년 뒤에야 나오는 경우가 많아 사람들의 눈에 그렇게 보이지 않을 뿐이다. 그러니까, 다들 자신들이 담당하는 일이 있다”고 덧붙여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