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TA 5>의 리마스터 버전에서 일부 성소수자 관련 콘텐츠가 삭제 혹은 변경되고 있다. 이같은 사실은 개발사의 공식 발표는 없었으나 유저들에 의해 발견되고 있다.
4월 6일(현지시간) 레딧 유저 제이프로스페로(JayProspero)는 PS5, Xbox X/S 용 <GTA 5> 리마스터에서 이같은 사실을 발견했다고 전했다. 해당 유저에 따르면, 인게임 오락실 한 쪽에 전시되어 있던 가상의 피규어 제품 상자 하나가 새 버전에서 사라졌다.
상자에는 외설스럽고 우스꽝스러운 복장의 캐릭터 사진 아래 ‘성기 교체 가능’(interchangeable genitalia)이라는 홍보 문구가 적혀 있었다. 리마스터 버전에서는 완전히 다른 피규어가 자리를 대신하고 있다.
이틀 뒤인 8일에는 <GTA> 팬 커뮤니티 GTAnet의 운영자인 커스티 클라우드 역시 유사한 변경사항을 포착했다고 밝혔다. 클라우드는 “코카투(게임 속의 나이트클럽) 바깥 공간에서 ‘드래그퀸’ 캐릭터들이 스폰되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며 “이들 NPC가 해로운 선입견을 강화한다고 느꼈던 유저들에게 위안이 되길 바란다”고 적었다.
드래그퀸이란 패션과 행동 등을 통해 여성성을 연기하는 남성을 이야기한다. 주로 퍼포먼스적 목적을 가지며, 정신적 성과 생물학적 성이 일치하지 않는 사람을 말하는 ‘성전환자’(트랜스젠더)와는 다르다.
해당 모델들이 게임 속에서 완전히 사라진 것은 아니다. 그러나 스폰 지역이 ‘코카투’ 내부로 한정됐고, 주인공과 해당 NPC 간 대화 옵션도 사라졌다. 원래 <GTA 5>의 주인공들은 여러 NPC에 말을 걸고는 하지만, 이들 캐릭터와는 더 이상 말을 할 수 없게 되었다는 뜻이다.
이런 변화에는 영국 게임업계 성소수자 단체인 ‘아웃 메이킹 게임즈’의 압력이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아웃 메이킹 게임즈는 지난해 9월 락스타에 보내는 공개서한에서 <GTA 5> 원본의 성소수자 묘사를 비판했다.
당시 아웃 메이킹 게임즈는 “<GTA 5>의 다른 NPC들은 무작위적으로 만들어진 것과 달리, 성전환자 NPC들은 플레이어들의 혐오적 편견 강화에 기여할 만한 형태로 설계됐다”고 주장했다.
이어 “게임에서 만나는 트랜스젠더 성 노동자(trans sex workers)들은 그 외설스러운 화장이나 두드러지는 성기 표현 등에서, 성전환자 혐오를 가진 유저들에게 우스움과 거부감을 일부러 주기 위해 계산된 존재처럼 보인다. 마치 해당 유저들이 (게임 안에서) 성전환자라는 이유로 이들을 해치고 죽이는 재미를 느낄 수 있게 하는 의도적 설계처럼 보인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