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도타 2> 선수가 미니맵 상에 그린 글자 하나로 인해 팀 전체가 토너먼트에서 탈락당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4월 30일(이하 현지시간) 야후 등 외신은 ‘ESL 원 스톡홀름 메이저’ 출전권을 따내는 동유럽 지역 선발전에서 발생한 사건을 보도했다.
<도타 2>에는 미니맵에 선을 그리는 기능이 있다. 4월 26일 벌어진 경기에서 러시아 선수 퓨어(이반 모스칼렌코)는 이 기능을 이용해 미니맵 좌측 상단에 ‘Z’를 그리면서 논란을 일으켰다.
Z는 현재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지지하는 심볼로 여겨진다. 침공 직후 러시아 군 장비에 Z 마크가 그려진 모습이 언론 등을 통해 보도되었고, 이후 러시아의 전쟁 옹호자들이 침략 지지 의사를 밝히는 용도로 사용하고 있다.
녹화된 경기 화면을 보면, 퓨어가 Z를 그린 직후, 다른 팀원들이 황급히 그 위에 선을 덧그려 감추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 논란이 일자 퓨어는 자신이 ‘우연히’ Z 심볼을 그린 것이라고 해명했다.
(빨간 원) 퓨어 선수가 미니맵에 그린 'Z' (출처: 트위터 유저 @KoTHunt)
그는 “게임이 중간에 오래 중단되었다. 그래서 동료들과 잡담을 나누며 미니맵 상에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다. 내가 무엇을 그렸는지 깨닫고 나서 우리는 빠르게 이를 감추려 했다. 나는 누구든 불편하게 할 생각이 없었다. 모두 우연이었다”고 전했다.
그러나 논란은 수그러들지 않았다. 특히 상대 팀 ‘마인드 게임즈’에 우크라이나 선수가 2명 포함되어 있기 때문에 비판 여론은 더욱더 거셌다. 결국 주최 측은 논의 끝에 퓨어와 그의 팀 아웃사이더스 전체를 토너먼트에서 탈락시키기로 결론 내렸다.
아웃사이더스는 이후 예정된 모든 경기에서 부전패 처리된다. 본래 아웃사이더스에 패배했던 마인드 게임즈는 부전승을 거두면서 상위권 팀들과 경쟁하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