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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

눈에 띄게 줄어든 게임계 병역특례, 왜?

2008년 이후 정원 감소, 업체당 1명 배정도 힘들어

정우철(음마교주) 2010-02-20 16:53:32

IT 업계의 최대 화두는 언제나 인재확보다. 이는 게임업계도 다르지 않다. 과거 중소 게임업체들이 고급인력을 확보할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인 제도는 바로 병역특례 제도를 이용한 인력채용이었다.

 

실제로 국내 온라인게임 게임산업이 폭발적으로 성장하던 2000년도 초기부터 2006년까지 게임업계의 병역특례는 활발했고, 고급인력을 확보한 중소업체들이 한 단계 도약하는 계기가 되기도 했다.

 

하지만 지금은 상황이 다르다. 병역특례는 여전히 존재하지만, 각 게임업체마다 뽑을 수 있는 정원(TO)이 눈에 띄게 줄어들었다.

 

 

13조의 게임업체 병역특례, 지금은?

 

입대를 앞둔 인재는 군 복무 대신 전문성을 유지하면서 경력을 쌓을 수 있다. 업체는 고급인력을 확보할 수 있고, 국가에 있어서는 군 소요 인원을 국가 경쟁력 확보에 활용할 수 있다. 게임업계의 병역특례는 말 그대로 1 3조의 효과적인 제도였다.

 

그러나 현재 게임업계의 병역특례 정원은 급격히 줄었다. 업체가 원해서 줄인 것도 아니다. 그렇다고 병역특례 지원자가 줄어든 것도 아니다.

 

한때 업체마다 4~10명 안팎의 병역특례 인원을 채용했지만, 현재 거의 모든 업체들이 배정 받는 병역특례 정원은 1명 수준에 그치고 있다.

 

업체는 인재를 뽑고 싶고, 지원자도 취업하고 싶지만 자리가 없다. 이런 현상은 2008년부터 벌어지고 있다.

 

2010년 현재 국내 게임업체 병역특례 총 배정인원은 300여 명 수준. 국내 게임업체 수를 생각해 보면 업체당 1명도 배정되지 않는 셈이다.

 

 

게임업체 정원이 줄어드는 이유는?

 

병역특례 업체의 인원배정은 전년도 인원배정을 신청한 업체 중 인원 활용도가 크고 각 분야 점수가 높은가에 의해 결정된다.

 

문제가 된 것은 지난 2007년 불어 닥친 병역비리 사건이다. 당시 유명 가수 출신 지원자가 게임업체에 병역특례로 입사했다가 적발된 사건이 있었다. 이 사건 이후로 병무청은 연예인이 소속된 업체는 지정관리하는 시스템을 도입했고, 지금도 운영하고 있다.

 

이외에도 게임업체 대표가 이름뿐인 사장을 내세우고 자신은 연구개발자로 병역혜택을 받는 등의 비리가 이전부터 이어졌다. 결국 비리와 함께 병역특례 요원이 급격히 줄어들었고, 자연스럽게 IT 업계의 인원배정은 2008년 대폭 축소되는 결과를 낳았다.

 

게임업체가 병역특례 인력배정을 신청하지 않는 경우도 많다. 더이상 병역특례 요원을 필요로 하지 않거나 관리가 어렵다는 것이 이유다. 게임 개발을 진행할 수 없을 정도의 자금난 등 이유도 다양하다. 또한, 게임업계가 성장하면서 대기업으로 분류되는 게임업체들은 병역특례 제도에서 제외되는 경우도 있다.

 

일부 게임업체들이 병역특례를 원하는 않는 이유 중에는 전직 조항이 큰 비중을 차지한다. 현행 제도는 병역특례 의무기간 중 1 6개월을 넘기면 직장을 옮길 수 있도록 되어 있다. 게임업계에서 전직은 개발 중인 프로젝트에 직접적인 영향을 줄 가능성이 높다.

 

한 게임업체 관계자는 “대부분의 업체는 적은 비용으로 실력 있는 사람을 뽑으려고 한다. 문제는 개발사마다 병역특례 요원을 1명만 뽑을 수 있다는 것이다. 결국 해당 지원자가 실력이 있어도 끝까지 같이할 수 있는 사람인지 판단하기 힘들다. 이런 경우 산업기능(병역특례) 요원을 선발하는 대신 계약직 인원을 선택하는 편이다”라고 현재의 상황을 전했다.

 

2010년 게임업계 병역특례 인원배정 현황의 일부. 신청하지 않은 업체도 상당수 있다.

 

 

병력특례 정원에 대한 요구는 여전히 존재

 

여러 가지 이유와 사정으로 병역특례 정원이 줄었고, 신청하지 않는 게임업체들도 있지만, 여전히 개발 일선에서는 병역특례 정원 배정이 늘어나기를 바라는 표정이다.

 

특히 팀장급 개발자들은 한결같이 병역특례 인력 배정이 많아져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어린 나이에 탁월한 개발 센스를 가진 인재를 가르치면서 향후 회사의 핵심인력으로 키울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인재가 있어도 배정 받은 정원이 적어서 포기해야 하는 경우가 많다.

 

그 반대의 경우도 있다. 최근 게임업계 개발 실무자들은 병력특례 대상 인력 중에서 인재를 찾기란 낙타가 바늘구멍을 통과하는 것만큼이나 어렵다고 말한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개발팀 구성원 중에서 병역특례 조건에 합당한 인력에 정원을 배정하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다. 이 과정에서 자격증, 학력(전공) 등의 문제로 병무청으로부터 주의 조치를 받는 경우도 종종 생긴다.

 

게임업계 실무자들은 병역특례 정원이 늘어나는 것도 필요하지만, 이 제도를 이용하는 당사자와 게임업체의 노력도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한 게임업체 개발팀장은 최근 들어 병역특례를 단순히 군대를 가지 않는 수단으로 생각하고 급히 관련 자격증을 취득하는 경우가 많아졌다. 산업기능과 전문연구 대체복무를 말 그대로 병역 특례로 인식해 게임개발을 쉽게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서 그는 “이들을 뽑아도 복무기간이 끝나면 회사를 퇴직하기 때문에 실제 게임을 개발하는 입장에서는 시간과 인력의 손실이 크다. 회사 입장에서는 배정된 인원이 적기 때문에 사람을 뽑을 때 그만큼 고민할 수밖에 없는 일이다”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