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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

"월클 게임 제작에 걸림돌"…액티비전 '반노조 메시지' 논란

임원들이 직접적으로 노조 설립 반대를 종용했다는 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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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승언(톤톤) 2022-05-11 15:38:11

"노조 설립은 월드 클래스 게임 개발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

 

<콜 오브 듀티> 시리즈를 제작하고 있는 액티비전 블리자드 산하 레이븐 소프트웨어가 공식 노조 설립 투표에 앞서 직원들에 직접적인 반노조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다고 워싱턴 포스트가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지난 4월 26일(이하 현지시간) 레이븐 소프트웨어 임원 회의에서 임원진들은 노조 설립이 게임 개발을 방해하는 것은 물론, 게임 홍보와 이윤에까지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주장했다. 회의가 끝난 뒤 임원들은 아예 직접적으로 “부디 반대 투표를 하라”는 메시지를 담은 이메일을 직원들에게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액티비전의 크리스 아렌즈 QA 팀 부사장 역시 직원 ‘설득’에 나섰다. 슬랙으로 진행된 팀 회의에서 아렌즈는 “노조는 우리가 월드 클래스 게임을 만드는 데 아무런 도움이 되질 않는다. 또한 노사 협상 절차는 보통 느리고, 우리의 유연성을 제한하며, 적대적으로 되기 쉽고, 대외 이미지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치곤 한다”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워싱턴 포스트는 이러한 설득은 소용이 없었고 많은 직원이 투표를 통해 노조 공식화에 찬성하고 있다고 취재원을 인용해 보도했다.

 

레이븐 소프트웨어 직원들이 노조 설립에 나선 것은 2021년 12월 있었던 해고사태 때문이다. 당시 QA 팀 비정규직 직원의 30%인 12명이 일거에 해고를 통보받았다. 그러나 직원들은 회사와 마찰을 일으킨 적 없을뿐더러, 2021년 초에 ‘처우 개선’이 있을 것이라는 언질까지 받은 상태여서 해고를 미처 예상하지 못했던 상황이다. 일부 직원은 출퇴근을 위해 자비로 회사 근처로 이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직원들은 시위를 벌이고 QA 직원들의 정규직 전환 등을 요구했으며, 더 나아가 전미노동관계위원회(NLRB)을 통한 노조 설립 투표에 나섰다. 현지법상 해당 투표가 찬성으로 가결되면 액티비전 블리자드의 인정이 없이도 노조가 공식화해 사측과의 교섭권을 지니게 된다. 투표는 5월 20일까지 진행되며, 결과는 23일 발표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