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재 공학자이자 억만장자 사업가지만 자사 승무원 성희롱 의혹 등 논란의 주인공이기도 한 일론 머스크가 이번에는 ‘괴상한 <엘든 링> 캐릭터 빌드’로 주목받고 있다.
발단은 지난 23일 올라온 머스크의 트윗이다. 평소 게임 마니아로도 잘 알려진 머스크는 “<엘든 링>은 내가 본 중 최고의 예술”이라는 극찬을 남겼다. 이에 한 팬이 머스크의 캐릭터 빌드를 궁금해하자 머스크는 자기 캐릭터 상태창을 직접 캡쳐해 업로드했다.
평소 머스크는 트위터를 비교적 자유분방하게 활용하는 것으로 평가받는다. 앙숙(?) 빌 게이츠의 ‘디스’ 사진을 여과 없이 올리거나, 별다른 맥락 없이 가벼운 인터넷 밈을 올리기도 한다.
따라서 게임 화면 캡쳐를 업로드한 것 자체는 놀라운 일이 아니다. 문제는 그가 당당하게 자랑한 캐릭터 빌드의 상태다. 팬들은 ‘이해하기 힘든 빌드’라는 반응이다.
머스크에 따르면 그는 근접 전투형 마법사 캐릭터를 키우고 있다. 하지만 스탯을 보면 지능의 수치가 높아 주문에 무게를 실었다는 사실을 짐작할 수 있다. 하지만 장비를 보면 중갑에 더불어 검 2개, 지팡이 하나, 그리고 방패를 2개나 착용한 모습이어서 근접 무기에 치중한 듯하다.
기본적으로 가벼운 장비가 선호되는 마법사의 기본 육성 콘셉트에 다소 동떨어진 구성이다. 물론 머스크의 말대로 근접 전투를 동시에 추구하기 위한 선택일 수 있다. 하지만 이 경우에도 방패 2개를 사용하는 이유는 잘 설명되지 않는다. 전체적 장비 무게를 증가시킬 뿐, 별다른 효용을 기대할 수 없는 선택이다.
실제로 머스크의 캐릭터 상태창을 보면 한계 중량을 초과해 ‘무거움’ 상태라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이 경우 구르기 속도가 느려져 무적 판정 프레임 수가 줄어든다. 스스로 게임 난도를 높인 셈이다.
혹시 자체적인 ‘하드 모드’를 즐기기 위해서 일부러 부담스러운 무게를 감내하는 것일 수 있다. 그러나 머스크가 사진과 함께 올린 짧은 코멘트는 그가 게임을 제대로 이해 못했다는 ‘의혹’을 증폭시켰다. 머스크는 “빠른 구르기가 필요해지면 장착 장비 무게를 낮춘다”고 적었다. 이에 유저들은 ‘애초에 방패와 검을 하나씩만 쓰면 될 일’이라고 지적한다.
착용한 탈리스만도 '근접 캐릭터'와 마법사 콘셉트 사이에서 방황하는 모습이다. ‘라다곤의 문드러진 각인’은 근력, 기량, 생명력, 지구력을 올려주는 대신 받는 대미지를 15% 증가시켜 무기 사용 캐릭터에 추천된다. 지구력 회복을 빠르게 하는 녹색 거북 탈리스만도 유사한 맥락이다. 반면 주문 위력을 4% 올려주는 '마술사 구 탈리스만'은 마법사 콘셉트를 뒷받침하고 있다.
이처럼 의도를 알기 힘든 빌드에 트위터 유저들은 직접적인 조롱, 혹은 충고에 나섰다. 한 유저는 “이 사람 천재 아니었나? 이건 대체 뭐하는 빌드야?”라고 적어서 약 7,000개의 ‘마음에 들어요’를 받았다. 한편 다른 유저는 “지능은 그만 올리고 다른 필요한 능력치를 올리길 추천한다”고 진지하게 조언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