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 오브 워크래프트><이하 WoW>의 중국 서비스가 완전 정상으로 회복된다.
중국 신문출판총서는 지난 22일 넷이즈가 서비스하는 <WoW: 불타는 성전>의 판호(서비스허가권)을 공식 발급했다. 이와 함께 지난 8일 중단됐던 <WoW>의 신규 회원가입도 다시 시작됐다.
이로써 지난해 6월 <WoW>의 중국 퍼블리셔가 더나인에서 넷이즈로 바뀐 지 8개월 만에 중국 <WoW> 사태는 일단락됐다. 결과만 놓고 보면 중국 <WoW> 사태는 신문출판총서의 의도대로 마무리된 셈이다.
■ ‘스타 2’의 허가권 가진 신문출판총서의 힘
한편, 넷이즈의 <WoW> 운영책임자는 서비스 정상화 시점에 전격 사임했다.
넷이즈는 사임 이유에 대해서 무응답으로 일관하고 있지만, 중국 게임업계에는 지난 1년 동안 운영파행에 대한 책임지고 사임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동안 신문출판총서의 지시를 어기고 <WoW>의 서비스를 강행한 책임까지 지고 물러났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넷이즈는 지난해 신문출판총서의 경고를 무시하고 문화부의 허락만 받아 <WoW>의 서비스를 강행했다. 그러나 지난 2월 7일 넷이즈는 신문출판총서에 <WoW: 불타는 성전>의 판호 심사를 신청했다.
중국에서는 넷이즈가 결국 신문출판총서의 뜻에 따를 수밖에 없었던 이유를 두 가지로 보고 있다. 첫 번째는 문화부와 신문출판총서의 합의이고, 두 번째 이유는 올해 출시될 <스타크래프트 2> 때문이라는 것이다. PC 패키지 게임 <스타크래프트 2>는 중국에서 신문출판총서가 모든 허가권을 갖고 있다.
■ 지난 1년 동안 중국 <WoW>가 남긴 과제
중국 <WoW> 서비스는 지난 1년 동안 중국 게임업계에 많은 과제를 안겨 줬다.
첫 번째는 더나인에서 서비스하던 <WoW>가 넷이즈로 이관되면서 불거진 유저 DB 권리 문제였다. 결과적으로 더나인은 유저 DB를 넘겨주지 않았고, 블리자드와 넷이즈는 별도의 백업 데이터만을 기반으로 배틀넷 계정통합을 통해 문제를 풀었다.
두 번째는 중국 게임사들 사이의 분쟁 심화, 나아가 정부 부처 사이의 갈등이다. 외국 기업으로 인해 자국 기업들이 피해를 입을 수 있다는 점에서 자국산업 보호에 집착하는 중국 정부로서도 향후 이 같은 분쟁을 예방해야 할 과제를 안게 됐다.
더나인의 경우 매출의 90% 이상을 <WoW>에 의지한 결과 중국 판권을 상실한 2009년 2분기에만 7,290만 위안(약 126억 원)의 적자를 기록하는 등 경영난에 휘말렸다. 넷이즈 역시 정상적인 운영을 하지 못 하면서 매일 8억 원의 손해를 보는 등 상당한 타격을 입었다.
실제로 중국 게임업계 관계자들은 넷이즈가 문화부의 해석을 받아들여 <WoW>의 서비스를 강행한 이유를 부도 위기설에서 찾고 있다. 만일 넷이즈가 계속 <WoW>의 서비스 중단한 상태였다면 더나인과 함께 공멸했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올 정도다.
■ <WoW> 부활 이후 중국 시장의 판도는?
중국 게임업계에서는 <WoW> 서비스 정상화에 따른 판도 변화에 주목하고 있다.
전 세계 <WoW> 유료회원의 40%(약 400만 명)가 몰려 있던 중국 시장은 현재 동시접속자수가 약 10만 명 수준으로 떨어졌다. 일반적인 온라인게임이라면 원래 수치로 회복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
하지만 업계 관계자들은 <WoW>라면 올해 안에 원상복귀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아직도 나올 확장팩이 2개나 있기 때문이다. 아직 나오지 않은 <리치왕의 분노>, 그리고 올해 하반기로 예정된 <대격변>이 잇따라 나올 경우 신규 회원은 물론, 떠났던 유저들까지 돌아올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한 중국 게임업체 관계자는 “<WoW> 서비스가 파행을 겪으면서 그 빈자리를 차지한 온라인게임들이 어떤 변화를 겪을 지를 눈여겨봐야 한다. <WoW>의 서비스를 강행한 지난 4분기 넷이즈의 매출은 약 13억 위안(2,200억 원)으로 대폭 증가했다”고 말했다.
이어서 관계자는 “이는 기존 유저들이 <WoW>의 서비스를 기다려 왔고, 실제 수치로 증명된 것으로 볼 수 있다. 신문출판총서 판호 문제도 해결된 지금 확장팩의 서비스도 자연스럽게 이어질 전망이다. 이에 따라 <WoW>의 부활은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이고 대처해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