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호화폐는 나보다 더한 바보(greater fool)가 사줄 것이라는 기대에 근거한다.’
빌 게이츠가 다시 한번 NFT 및 암호화폐 시장 전반에 대한 부정적 견해를 드러냈다. 6월 14일(현지시간) 미국 IT 언론 테크크런치 컨퍼런스에 참석한 빌 게이츠는 가상자산 업계가 “100% ‘더 큰 바보 이론’에 근거하고 있다”고 강력히 비판했다.
국내 게임사들이 기업 규모를 막론하고 NFT 게임에 뛰어드는 반면 암호화폐 시장 전반이 하락세인 상황에서 유념할 만한 발언으로 다가온다.
‘더 큰 바보 이론’(greater fool theory)이란, 특정 자산이나 상품의 가치가 이미 과대평가된 상황에서도, 이를 더 높은 가격에 판매할 수 있으리란 기대에 매입을 단행하는 현상을 말한다. 가상자산의 가치절상 또한 이렇듯 오로지 ‘나보다 더한 바보’를 기대하는 구매자들이 꼬리를 물기 때문에 일어날 뿐이라는 비판이다.
빌 게이츠는 더 나아가 NFT 상품들이 아무런 사회적 가치를 발생시키지 못하는 투기 수단에 불과함에도 고평가된다고 짚었다. 그는 ‘보어드 에이프 NFT’를 예시로 들면서 “그 비싼 원숭이 그림들이 분명 세계를 크게 발전시킬 것이다”라고 비꼬았다.
빌 게이츠가 언급한 것은 유가랩스의 보어드 에이프 요트 클럽(BAYC)이다. 이더리움 블록체인 기반의 NFT 컬렉션으로, 약 1만여 개의 배리에이션을 가진 원숭이 얼굴 그림 NFT로 구성되어 있다. 6월초 기준으로 1달여 만에 평균가가 46%가량 하락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러한 언급은 기술 기업들이 기후변화에 맞서는 방법을 논하는 자리에서 나왔다. 빌 게이츠는 지난해 가상자산에 대해 “개인 투자자에게 지나치게 위험하며, 채굴 과정에서 환경에 악영향을 준다”고 비판한 바 있다.
빌 게이츠가 선호하는 투자 대상은 고전적인 산업이다. 그는 “나는 농산물을 생산하는 농장이나 제품을 만드는 기업 등의 자산군에 익숙하다”고 전했다.
한편 현재 가상자산은 큰 하락세다. 불황과 인플레이션 여파로 전 세계 가상자산 가치는 급락 중이다. 2021년 11월 정점을 기록한 비트코인은 현재까지 전체 가치 3분의 2를 잃었고, 현재 1조 달러 밑으로 떨어져 총 9,000억 달러 선을 유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