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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

잇단 게임 관련 사건에 업계는 ‘전전긍긍’

보수·사회단체의 압박 가중, 일방적인 게임규제 우려

현남일(깨쓰통) 2010-03-04 12:31:00

최근 온라인게임과 관련된 극단적인 사건이 잇따라 발생하면서 게임업계가 긴장하고 있다. 자칫 일방적인 게임 규제’로 이어지지 않을까 우려되기 때문이다.

 

지난 3일 수원 서부경찰서는 온라인게임에 빠져 생후 3개월 된 딸을 상습적으로 방치, 죽게 만든 남편 김모(41) 씨와 부인 김모(25) 씨를 붙잡았다고 밝혔다. 이들은 하루에 4시간에서 6시간 이상 PC방에 상주하며 지난 2008년 서비스를 시작한 국산 MMORPG를 즐긴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달 16일에는 PC방에서 5일 동안 게임만 즐기던 한 30대 남성이 호흡곤란을 일으켜 사망했다. 이어서 22일에는 한 20대 청년이 게임만 한다고 나무라던 친어머니를 살해하는 사건이 발생해 충격을 주었다.

 

이와 같은 게임 관련 사건·사고가 발생하자 시민사회단체의 ‘게임 때리기’가 계속 이어지고 있다. 일부 사회단체는 적극적으로 정부를 압박하고 나섰다.

 

사단법인 민생경제정책연구소는 지난달 22일 친어머니를 살해한 청년이 즐긴 인터넷 게임의 제공업체를 겨냥해 공식 사과하라는 성명서를 발표했다. 또한, 경찰은 해당 게임의 명칭을 밝히고, 정부는 인터넷 중독성을 조사하라고 주장했다.

 

이 단체는 최근 한 달 동안 게임중독과 관련된 보도문과 논평을 다섯 차례 발표했다. 지난 2일에는 게임중독은 대통령직속기관에서 관리해야 할 심각한 문제라는 성명서를 발표하기도 했다.

 

민생경제정책연구소는 뉴라이트 전국연합 대표이자 최근 이명박 대통령의 청와대 예배를 집도한 김진홍 목사가 이사장으로 재직 중인 단체다.

 

이와 같은 움직임에 게임업계는 우려를 감추지 못 하고 있다. 그 동안 게임중독을 최소화할 수 있는 다양한 자구책들을 마련해 실행했음에도 불구하고 일련의 사건들이 게임업계 이미지 악화 및 규제강화, 산업위축으로 이어지지 않을까 걱정하는 것이다.

 

현재 NHN, CJ인터넷 등 대형 게임포털은 운영하는 업체들은 대부분 게임 과몰입 대책을 마련하고 관련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CJ인터넷은 부모가 자식이 게임을 하는 시간을 관리할 수 있는 자녀사랑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으며, NHN 역시 비슷한 유형의 이용자 보호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다. 이들은 온라인 뿐만 아니라 오프라인에서도 다양한 과몰입 예방 프로그램을 주기적으로 운영하고 있다.

 

게임업계의 한 관계자는 게임중독과 관련해서 최근 잇따라 사고가 발생해 안타깝다이것이 게임산업 위축으로 연결되지는 않을까 걱정도 된다. 무엇보다 게임중독은 장기적인 관점에서 업계와 사회가 모두 노력해야 하는 문제임에도, 자칫 분위기에 편승해 강력한 규제책으로 돌아오지는 않을까 염려된다고 말했다.

 

CJ인터넷은 청소년층에 초점을 맞춰 과몰입 방지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