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물등급위원회(이하 게임위)가 이용등급 및 내용정보 표시 위반을 이유로 경찰에 <스타크래프트 2>에 대한 수사를 의뢰했다.
그 후 블리자드 코리아는 <스타크래프트 2> 공식 홈페이지의 다운로드 코너에만 이용등급을 표시한 상태로 2월 18일 테스트를 시작했다. 그리고 9일이 지난 2월 26일 패치를 통해 게임(클라이언트) 내부에도 이용등급을 표시했다.
■ <스타크래프트 2>는 패키지게임? 온라인게임?
이번 일이 벌어진 것은 ‘<스타크래프트 2>가 패키지게임이냐, 온라인게임이냐’를 둘러싼 게임위와 블리자드의 입장 차이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현행법상 모든 온라인게임은 홈페이지와 실행 초기화면에 이용등급과 내용정보를 표시해야 한다. 게임 플레이 중에도 1시간마다 3초 이상 등급과 내용이 표시돼야 한다.
온라인게임과 달리 PC·콘솔 패키지게임은 게임물 표지(패키지와 매뉴얼)에만 이용등급과 내용정보를 표시하면 된다.
게임위는 현재 <스타크래프트 2>가 멀티플레이만 가능하며 온라인 다운로드 방식으로 유통되기 때문에 형평성에 맞춰 온라인게임 방식의 이용등급 및 내용정보 표시 기준을 지켜야 한다고 해석했다.
또한, 정식으로 패키지가 발매되더라도 온라인 다운로드 유통도 겸하고 있고, 싱글플레이 자체도 배틀넷을 거쳐야 하는 만큼 시장상황에 맞도록 규정을 적용하겠다는 입장이다.
결국 게임위는 <스타크래프트 2> 역시 온라인 유통과 멀티플레이 중심의 게임이기 때문에 온라인게임에 준하는 기준을 설정하겠다는 것이다.
반면, 블리자드 코리아는 지금은 멀티플레이만 테스트 중이지만 <스타크래프트 2> 자체를 PC 패키지게임으로 판단하고 관련 법을 해석했다는 입장이다. 베타테스트 초기에 클라이언트가 아닌 다운로드 페이지와 홈페이지에만 등급을 표시한 이유다.
■ 블리자드 “게임위의 의견 존중할 것”
이번 게임위의 <스타크래프트 2> 수사 의뢰가 심각한 결과로 이어질 가능성은 높지 않을 전망이다. 게임위에서도 이용등급 표시가 적용된 사실을 알고 있고, 블리자드 코리아 역시 게임위의 권고를 최대한 수용한다는 입장이다.
게임위 관계자는 “이미 내용이 수정된 것은 알고 있다. <스타크래프트 2>에 등급표시가 없다는 제보를 받았고 일주일 이상 등급표시 없이 테스트한 것은 사실이므로 일단 수사를 의뢰해 둔 상황이다”라고 밝혔다. 원리원칙에 입각해 일단 수사를 의뢰했다는 것이다.
블리자드 코리아 역시 게임위의 판단을 존중한다는 입장이다. 블리자드 코리아 관계자는 “권고조치가 나온 이후 최대한 빨리 수정하려고 했지만 본사에서 클라이언트를 직접 관리하는 관계로 늦어졌다. 향후 패키지가 출시된 후에도 게임위의 권고에 최대한 따르겠다”고 밝혔다.
게임위가 경찰에 수사를 의뢰한 상황이지만, 블리자드가 수정을 마쳤고, 게임위의 권고에도 따르겠다는 입장을 보인 만큼, 실제 처벌로 이어질 가능성은 낮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게임업계의 한 관계자는 “<모던 워페어 2>의 미심의 불법 유통도 게임위가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지만, 그 후 별다른 처벌이 나오지 않고 수사가 끝난 것으로 안다. 이번 경우 역시 일종의 ‘주의’ 제스처로 마무리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