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쳐 3>로 전 세계적 인기몰이를 했던 폴란드 개발사 CD 프로젝트 레드(이하 CDPR)의 주가가 상한가를 달리던 <사이버펑크 2077> 출시 직전과 비교해 4분의 1 수준에 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제지 비즈니스 인사이더 폴란드판의 13일(현지시간) 보도에 따르면 CDPR의 시가총액은 <사이버펑크 2077> 출시 직전 400억 즈워티(약 11조 1,200억 원)에 달해 유럽 내 게임사 중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하지만 현재는 100억 즈워티(약 2조 7,800억 원)으로 줄어들었다.
하락한 CDPR의 주가는 <위쳐 3> 출시 2년 후, 그리고 마지막 <위쳐 3> DLC 출시 1년 후인 2017년과 동일한 수준이다.
이후 CDPR 주가 상승은 <사이버펑크 2077>에 대한 기대감에 의지한 바가 컸다. <사이버펑크 2077> 출시 직전 CDPR 주식은 주당 443 즈워티(약 12만 3,000원) 선에 거래됐다.
그러나 출시 직후인 2021년 초 수개월 동안 주식은 반토막이 났다. 그리고 올해 3월부터 다시 하락세가 시작돼 현재까지 다시 한번 반으로 줄었다.
<사이버펑크 2077> 단일 타이틀의 흥행은 2020년에만 1,400만 장 판매를 넘기는 등, 수치적으로는 성공에 가깝다. 그러나 기대에 한참 미치지 못한 게임 퀄리티, 그리고 ‘게임 정상화’를 목표로 시도한 후속 조치 모두 기업 이미지 유지에는 불충분했던 것으로 보인다.
CDPR은 <사이버펑크 2077>을 다시 ‘좋은 게임’으로 만들겠다는 약속을 내걸고 있다. 21년 말 아담 카친스키 CDPR CEO는 현지 매체와의 인터뷰를 통해 게임에 대한 장기 지원을 약속하면서 “장기적으로 <사이버펑크 2077>이 매우 좋은 게임으로 인식될 것이며, CDPR의 다른 타이틀처럼 수년에 걸쳐 판매될 것이라고 믿는다”고 전했다.
CDPR은 실제로 2022년 1.5 버전 패치를 단행, 게임의 중대 버그를 대부분 고치면서 기본적인 게임 퀄리티 이슈를 해결하는 데에는 성공했다. 이후 게임 평가가 기존 대비 상승하는 등 어느 정도 효과를 본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출시 전 약속했던 여러 콘텐츠와 기능은 여전히 게임에 누락된 상태여서 과장 광고를 통해 소비자와 투자자를 모두 기만했다는 지적에서는 자유롭지 못하다. 2023년 대형 확장팩 발매를 약속했으나, 약속대로 제대로 이행될지, 반전된 평가를 끌어낼 수 있을지 모두 미지수다.
이런 와중에 최근 ‘<위쳐> 신작’ 카드를 꺼내든 정황 또한 눈여겨볼 만하다. 올해 3월 CDPR은 언리얼 엔진 5를 이용해 <위쳐>의 신작 게임을 제작 중이라고 밝혔다.
이 게임은 기존 3부작과는 별개의 이야기가 될 가능성이 크다. 과거 <위쳐 4> 출시 가능성을 궁금해하는 투자자들에게 CDPR 공동 창립자는 “<위쳐>는 삼부작이었기 때문에 4부가 있을 수 없다”고 밝힌 바 있다. 3월 발표에서도 CDPR은 “새로운 영웅 서사(saga)를 시작한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