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스이즈게임은 올해 다섯 살이 됐습니다. 그런데 저희보다 한해 먼저 다섯 살이 된 친구가 있습니다. 지난 해 부산으로 이사 간 지스타가 그렇죠. 디스이즈게임은 한 살 때부터 이 친구를 지켜봐 왔습니다. 처음엔 몰랐는데, 이 친구, 외국에도 아는 사람들이 꽤 많더군요.
이 친구와 놀다 보니, 어느덧 외국 친구들도 제법 알게 됐습니다. 그래서 5주년 기념으로 두둥~ 국제적인 설문조사를 한번 해 봤습니다. 지난해 부산에서 만난 외국인 친구들에게 지스타에 대해 물어본 거죠. /디스이즈게임 아둥(홍민 기자), 알트(신호근 기자), 시몬
지스타에서 만나본 해외 업체 중 설문조사에 응해준 곳은 36군데로, 다수는 온라인게임에 관심이 많은 게임 퍼블리셔들이다. 소수지만, 빌링 업체 및 연구 기관 등도 설문에 참여해 줬다.
오해는 마시길. 이 설문 결과가 해외 모든 게임 업체들의 의견을 반영하는 것은 결코 아니니. 하지만, 온라인게임에 관심이 많은 해외 업체들의 생각을 읽는 소박한 잣대는 될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한다.
그들에게 단도직입적으로 물었다. 지스타 2009 점수 좀 매겨 달라고.
짜잔, 지스타2009 평균점수 5점 만점에 4점.
생각보다 후했다. 5점 만점 중 4점 이상의 높은 점수을 준 업체가 75% 정도다. 만점이 30%를 넘었으니, 굉장한 수치다. 평균을 내면 4점이다. 일일이 조사해 보지는 않았지만, 국내 업체들보다 해외 업체들 반응이 높은 것은 확실한 셈이다. 이런 결과를 낳게 한 구체적인 내용은 이후에 차차 짚어보기로 한다.
지스타 시작 전, 외국의 지인들로부터 가장 많이 받은 질문이 있다. “부산은 어디에 있어요?”
부산은 (일본을 제외한) 해외 게임업체들에게 매우 낯선 곳이었다. 세상 일이 으레 그렇듯, 모르면 겁부터 먹는다. 그래서 기대보다 걱정이 앞섰다. 지스타 시작 전, 부산과 벡스코에 대한 의견은 5점 만점에 3점(47%)이 가장 많았다. 3점 이하가 약 56% 정도 나올 정도.
부산, 미운 오리 새끼에서 백조로~.
하지만, 알고 난 부산은 매력적이었다. 뚜껑을 열어 보니, 걱정은 만족으로 바꿔었다. 3점 이하대의 걱정 중에 절반 이상이 4점 이상으로 올라갔다. 4점이 약 43%를 기록했고, 만점도 약 29%나 차지했다. 평균 3.89점. 진한 녹색 그래프 막대가 늠름하다.
이런 결과는 애초 우려됐던 다른 지역에서 부산까지의 교통편(3.86점)과 숙박 등 부산 시내의 편의시설(3.94점)에 대한 설문조사 결과와 거의 일치하는 수치다.
‘좋은 식당들이 아주 많은 항구도시’인 부산은 영화제에서도 증명됐듯, 외국인에게 매우 후한 평가를 받았다. 지스타 2009가 열린 벡스코 근처에 좋은 호텔들이 많이 모여 있어, 행사가 끝난 후에도 따로 미팅을 가질 수 있어 좋았다고 극찬하는 이들도 많았다.
개최 시기에 대해서는 의견이 엇갈렸지만, 61%의 다수는 9월~11월 사이의 가을을 가장 선호했다. 여름에 게임 관련 행사가 많은 편이고, 겨울엔 휴일이나 연말이어서 바쁘다는 이유였다. 지스타는 다소 끝자락이지만, 이 기준상 가을에 붙어 있긴 하다.
부산이 좋았지만, 부산이 최고였을까? 그건 또 다른 이야기였다.
코엑스는 그렇다 쳐도, 부산 벡스코에도 밀린 킨텍스.
해외로부터 부산 직행 항공편이 적기 때문에 대부분 일본이나 인천에서 환승하는 게 불편했다는 지적도 있었지만, 그보다는 대부분의 한국 업체 본사가 서울에 있는 게 가장 큰 이유였다.
대부분 해외 업체들은 행사가 끝나고 그냥 돌아가는 것보다는 한국 업체들을 방문해 미팅하는 것을 선호했다. 물론, 외국 업체들은 코엑스에서 한 게임쇼에 대부분 가본 경험이 없다. 코엑스에 대한 선호는 확인되지 않은 기대를 반영한다.
지스타2009는 해외 다른 게임쇼와 비교했을 때도 후한 평가를 받았다. 물론 온라인게임을 선호하는 업체들을 대상으로 한 설문 결과라는 점을 유념해야 한다.
해외 반응만으로 따지면 꽤 선전했다.
그럼에도 여러 게임쇼를 가본 사람들의 의견이므로 참조할 만하다. 약 86% 정도가 다른 게임쇼와 비교해도 손색 없고 만족한다는 답변을 줬다.
규모와 내용에 대한 만족도는 비지니스 영역의 성과와 연결해서 생각해야 한다. 일반 게이머와 달리, 지스타에 참가하는 업체들은 다양한 미팅을 한다. 계약을 맺는 것도 중요하지만, 한 자리에서 다양한 업체와 얼굴을 맞대고 이야기 나눌 수 있는 게 이들에게는 무척 중요한 일이다.
그렇다면, 지스타 2009에서는 한 외국 업체당 몇 번의 비지니스 미팅을 가졌을까?
평균적으로 한 업체당 대략 25회 수준의 비지니스 미팅을 가진 셈.
위의 그래프를 보듯, 80%에 가까운 업체들이 지스타에서 21회 이상의 미팅을 갖는다. 31%의 업체들은 31회가 넘어간다. 이정도면 거의 대부분 관심 업체들을 만나 본다고 할 수 있다.
미팅 수준이 아닌, 실질적인 비지니스 성과에 대해 물었다. 꽤 높은 성적이 나왔다. 이런 성적 덕분에 지스타에 대한 전체적인 평가가 후한 것으로 여겨진다.
불만족이 단 6%라면 꽤 근사한 수치다.
75%에 가까운 업체들이 4점 이상의 만족도를 표시했다. 조만간 해외에서 우리 나라 온라인게임 소식이 많이 들려올 것 같다.
비지니스 업무차 참가한 게임쇼지만 게임쇼의 꽃은 B2C(일반 게임관)다. 화제가 있어야 사람들이 더 잘 모이고, 비지니스도 된다. B2C가 썰렁하면, 내년에 오고 싶은 생각이 좀 줄지는 않을까?
B2B보다는 불만이 많았다. 그래도 꽤 볼 만했다는 평가다.
어쨌든 설문 결과를 보니 대부분 B2C의 이벤트에서 재미있게 놀고 간 듯하다. 이들에게 기대중인 한국의 온라인 게임에 대해 물어보니 <테라> <블레이드앤소울> <드래곤네스트> <드래곤볼 온라인> 등 메이저 RPG가 줄줄이 쏟아졌다.
<테라>는 압도적인 그래픽으로 눈길을 끌었고, <아이온> <길드워> 등으로 해외 인지도가 높은 엔씨소프트의 차기작 <블레이드앤소울>은 아시아 업체들은 물론 서양 업체들도 주목하고 있는 듯했다.
최근 오픈 베타테스트나 정식 서비스를 시작한 <드래곤네스트>와 <드래곤볼 온라인> 역시 좋은 반응을 얻었다. 특히 <드래곤볼 온라인>은 세계적인 베스트셀러인 원작의 힘이 컸다.
5주년을 맞아, 엉성하게 시도한 국제적인 설문. 마지막으로, 지스타 2010에 대한 코멘트 요청에 되돌아 온 대답 하나로 마무리하겠다. 우리도 마찬가지다.
“I will be bac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