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기 <둠> 시리즈에 기여한 개발자 존 로메로가 새로운 FPS 제작 프로젝트를 시작한 것으로 알려져 관심을 끈다.
존 로메로는 존 카맥과 함께 이드 소프트웨어를 이끌면서 초기 <둠> 시리즈를 만든 개발자로 잘 알려져 있다. <둠>은 이후 수많은 FPS 게임 탄생의 토대가 된 게임으로 꼽힌다. 로메로는 이외에도 <울펜슈타인 3D>, <퀘이크> 등 파급력이 컸던 이드 소프트웨어의 다른 작품에도 관여했다.
로메로는 지난 2015년부터 아내 브렌다 로메로와 함께 ‘로메로 게임즈’를 설립해 게임을 만드는 중이다. 로메로 게임즈는 이번에 프로젝트 시작을 알리면서 동시에 구인에 나섰다. 이들은 “고유의 신규 IP를 이용해 완전히 새로운 FPS를 만든다. 현재 팀 규모를 확장 중이며, 모든 직무에 대해 재능있는 인력을 찾는다. 언리얼 엔진 5 경험을 가진 사람을 우대한다”고 전했다.
로메로 게임즈는 그간 몇몇 게임을 개발, 출시했으나 크게 주목할 만한 타이틀은 없었다. 2017년에는 인디 게임 <건맨 타코 트럭>을 출시했고, 2018년에는 고전 <둠>의 모드인 <시길>을 출시해 마니아들 사이에서 나름의 좋은 반응을 얻었다. 한편 2020년 출시한 탑다운 전략 RPG <엠파이어 오브 신>은 미흡한 완성도로 큰 혹평을 들었다.
한편 로메로는 크라우드펀딩 플랫폼 ‘킥스타터’를 통해 FPS 게임 제작을 시도했다가 프로젝트를 취소했던 전례가 있다. 2016년 존 로메로는 이드 소프트의 또 다른 창립자 에이드리언 카맥과 손을 잡고 <블랙룸>이라는 제목의 FPS를 기획했다.
고전 FPS 스타일에 탐험 요소와 속도감 있는 게임플레이 등을 결합하겠다는 비전으로 시작했으나, 캠페인 시작 4일 뒤 70만 달러 모금액에 한참 못 미치는 13만 1,052달러가 모금된 상황에서 프로젝트를 취소했다.
당시 로메로는 게임플레이 데모가 완성된 이후 캠페인을 재개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현재까지 <블랙룸>은 다시 등장하지 않았다. 이번 프로젝트에 대해서도 <블랙룸>과의 관련성은 제시되지 않고 있다.
또한 로메로 게임즈 측은 새 게임의 세부 사항에 대해 아직은 공개할 내용이 없다는 조심스러운 입장이다. 브렌다 로메로는 현지 언론과 인터뷰에서 “지나친 기대를 끌어올리지 않기 위해 의도적으로 노력 중이다”라고 전했다.
이는 존 로메로의 ‘흑역사’로 불리는 2000년 작품 <다이카타나> 당시의 논란을 생각할 때 합리적 처사로 보인다.
이드 소프트웨어에서의 개발 경력으로 업계 ‘슈퍼스타’로 통했던 로메로는 당시 구현하기 힘들었던 다양한 인게임 피처를 약속하며 게임에 대한 대중의 기대를 부풀렸다. 하지만 게임은 허점투성이였고 이에 따라 로메로는 크게 비판 받았던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