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간 문화재 환수 사업을 이어오고 있는 라이엇 게임즈가 새로운 국외소재문화재 환수에 성공했다.
7월 27일, 라이엇 게임즈와 문화재청, 국외문화소재문화재재단은 '보록 귀환 기념 언론공개회'를 통해 왕실의 의례용 도장 '어보'를 보관하는 상자인 '보록'의 국내 환수 성공 소식을 밝혔다. 보록은 당시 왕실 문화와 생활 양식을 확인할 수 있어 가치가 매우 높으며, 조선 왕실의 정통성과 역사성을 상징한다고 평가받고 있다.
보록
행사에 참가한 문화재청 최응천 청장은 "문화재 환수를 위해 노력해준 모든 분들에게 깊은 감사의 말씀을 드리며, 앞으로도 라이엇 게임즈와 문화재 환수를 위한 노력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라이엇 게임즈에서는 최근 코로나19에 확진된 조혁진 대표를 대신해 구기향 사회환원사업 총괄이 대리로 참석해 소감을 전했다. 구기향 총괄은 "라이엇 게임즈가 문화재 환수 사업을 진행한 지 올해로 10년이 넘었다. 앞으로도 문화재가 제 자리를 찾을 수 있도록 노력을 다하겠다"라고 밝혔다.
문화재청 최응천 청장
이번 환수 사업은 라이엇 게임즈와 국외소재문화재단의 협업으로 진행됐다. 2021년 12월 재단에서는 영국의 한 법인이 보록을 구매한 후 경매를 진행 중이라는 정보를 입수했다. 이에 재단은 전문가의 검토를 진행하는 동시에 소장자와의 협의를 시작했다. 라이엇 게임즈는 국내 환수 절차 전반을 지원했다.
소장자에게 꾸준하게 환수의 당위성과 보록의 문화적 가치에 대해 설명한 결과, 보록은 2022년 6월 환수되어 국립고궁박물관에 임시 보관됐다. 2022년 8월에는 특별전을 통해 대국민 공개될 예정이다.
서준 문화재청 문화재전문의원은 보록은 어보를 보관하는 상자로써 조선 왕실의 정통성과 역사성을 상징한다고 설명했다. 임진왜란 이후인 1600년대부터 300여년에 걸쳐 꾸준히 제작된 공예품이며, 궁중 공예품의 양식 및 재질 변화를 살필 수 있어 가치가 매우 높다. 이번에 환수된 보록은 19세기에 제작됐으며, 보록의 주인이 누구인지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보록의 가치에 대해서 설명 중인 서준 문화재청 문화재전문의원
이번 보록 환수는 라이엇 게임즈가 참여한 여섯 번째 국외 문화재 환수다. 라이엇 게임즈는 '한국 문화유산 보호 및 지원'이라는 사회환원 사업의 일환으로 석가삼전도, 효명세자빈 책봉 죽책, 척암선생문집 책판, 백자이동궁명사각호, 중화궁인 등 총 다섯 번의 국외 문화재 환수를 지원했던 적 있다. 10년 째 민간 기업 신분으로 국외 문화재 환수를 돕는 기업은 라이엇 게임즈가 유일하다.
지금까지 라이엇 게임즈가 관련 프로젝트를 위해 기부한 지원금은 68억 7000만 원으로 알려졌다.
# "라이엇 게임즈는 전반적인 지원 사격을 도왔다"
다음은 기자들과 라이엇 게임즈, 문화재환수재단이 진행한 질의응답이다.
Q. 라이엇 게임즈는 구체적으로 어떤 부분을 지원했는가?
A. 구기향 총괄 : 저희가 환수 대상 유물의 정보를 찾는다던가 하는 전문적인 일에 개입하지는 않는다. 저희는 민간 기업으로써, 민간의 자본으로 빠르게 지원사격이 필요한 상황에 대해 지원하고 있다. 수십 억 원 가량의 기금을 미리 준비해 경매나 구매에 필요한 예산을 지원한다. 정확한 문화재 구매 가격에 대해서는 말씀드리기 어렵다.
Q. 어떤 경위로 보록의 소재가 파악됐는지, 그리고 소유자는 어떻게 설득했는지 궁금하다.
A. 강혜승 유통조사부 업무 총괄 : 재단이 작년 12월 정보를 입수했고, 영국에서 유통 사실을 확인했다. 소유자에게 문화재의 중요성과 당위성을 최대한 설명했고, 소장자가 이를 납득해 국내로 반환하게 됐다.
Q. 이번이 6번째 환수 성공이다. 예산을 공개하기 어렵다 하더라도, 이번 환수는 어느 정도의 규모로 이루어졌는지 궁금하다.
A. 구기향 총괄 : 2012년부터 문화재 환수 사업을 시작했는데, 10년 동안 들어간 총 기부 예산은 68억 원이 넘어간다. 문화재의 값어치 대해서는 정확히 설명드리기 어렵다. 이번에도 적지 않은 금액이 사용되었다고 보시면 될 것 같다.
Q. 라이엇 게임즈는 글로벌 기업이다. 해외에서도 비슷한 사업을 진행하는 경우가 있는가? 그리고 게임 기업인 만큼 인게임 아이템을 통해 기금을 조달할 계획이 있는지 궁금하다
A. 구기향 총괄 : 라이엇 게임즈는 미국에 본사를 두고 글로벌 환경에서 활동하는 회사이기에, 다른 지역에서도 다양한 사회 환원 활동을 한다. 국내에서는 코로나19 사태가 심각했을 때 대한의사협회에 방호복을 지원한 경우가 있다. 그리고 문화재 환수 사업은 다른 지역에서 케이스 스터디를 할 정도로 꾸준하고 진정성있게 진행되고 있다는 점을 강조드리고 싶다.
인 게임 관련해서는 한국형 캐릭터 '아리'의 초기 판매금 6개월치를 전액 기부한 경우가 있고, 이후에도 한국 문화에 대한 연걸고리가 있는 아이템이 기부금 기반이 된 경우가 있었다. 그러나 반드시 특정 아이템을 판매해서 기부금을 모으겠다는 이야기는 아니다.
Q. 다른 국내 기업은 ESG 경영을 강조하지만, 문화재 환수에는 미온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 문화재청이 어떤 방향으로 기업과 국민의 관심을 환기하기 위한 노력을 하고 있는지 궁금하다.
A. 강혜승 업무총괄 : 문화재지킴이 활동을 통해 여러 기업이 문화재청과 협업을 진행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문화재환수재단도 곧 창립 10주년을 맞는데 말씀해 주신 것처럼 보다 많은 분들이 참여할 수 있고 재단의 활동을 알릴 수 있는 기회를 만들도록 하겠다.
Q. 환수 외에도 문화재청과 라이엇이 기획하는 행사가 별도로 있는가?
A. 구기향 총괄 : 올해도 여러 프로젝트가 준비 중이다. 올해 4분기 정도에 계획이 구체화된다면 말씀드릴 수 있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