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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

[게임 잡 월드] 뼈대에 살을 붙인다! 모델러

창간 5주년 특집연재: 게임 모델러는 어떤 직업일까?

남혁우(석모도) 2010-03-22 17:22:52

디스이즈게임이 창간 5주년을 맞아 준비한 게임 잡(job) 월드’는 게임업계의 다양한 직업을 알아보는 연재 기획입니다.

 

시즌 1 연재순서

 

1. 원화가

2. 모델러

3. 애니메이터

4. 이펙터

5, 도터

6. 테크니컬 아티스트

지난 1편에서는 게임의 뼈대를 그리는 사람”, 바로 원화가에 대해 알아 봤는데요, 2편에서는 원화가가 그린 원화를 입체적으로 만드는 역할을 하는 모델러를 탐구해 보겠습니다.

 

이를 위해 디스이즈게임은 <드래곤 네스트>의 개발사 아이덴티티게임즈를 찾아갔습니다.

 

과연 모델러는 무슨 일을 하는 직업이고, 작업은 어떻게 이루어지는지 살펴보시죠. 마지막 부분에는 현직 모델러와의 인터뷰를 통해 솔직한 이야기도 담아 봤습니다. /디스이즈게임 남혁우 기자

 

※ 연재순서는 취재 상황에 따라 바뀔 수도 있습니다. 

 

게임의 뼈대에 살을 붙이는 직업, 모델러

 

■ 모델러란?

 

모델러란 원화를 3D로 구현해 실제로 게임에서 쓰이는 이미지를 만들어 내는 직업이다. 모델러는 캐릭터, 아이템, 건물, 배경 등 게임에서 보이는 모든 것들을 3D 이미지로 구현한다(3D 게임의 경우). 말하자면 게임의 뼈대(원화)에 3D로 살을 붙이는 작업이다.

 

원화와 다르게 모델러가 만든 3D 이미지는 게임 안에서 유저들과 직접 만나게 된다.

 

모델러는 원화를 얼마나 매력적으로 표현하느냐를 목표로 한다. 아무리 원화가 좋아도 모델링이 나쁘면 좋은 그래픽이 나올 수 없다.

 

모델러의 손을 거쳐 만들어진 3D 모델 중에서 캐릭터는 애니메이터를 통해 애니메이션 작업이 더해진 후 유저들에게 선보이게 된다. 배경과 오브젝트는 마을과 필드에 배치된다.

 

일반적으로 모델러는 하는 작업에 따라 캐릭터/배경/콘셉으로 구분된다. 개발사에 따라 만들어진 이미지를 배치하는 직업이 존재하거나, 모델러와 원화가를 따로 구분하지 않고 팀 단위로 구성하기도 한다.

 

 

모델링의 작업 과정은?

 

그렇다면 원화는 어떤 작업을 거쳐서 3D 이미지로 만들어질까? <드래곤 네스트>의 원화와 3D이미지를 예로 들어서 정리해 봤다.


 

※ 게임회사에 따라 3D 모델을 구현하는 툴이나 방식이 다소 다를 수 있습니다.

 

클릭하면 원본 크기로 볼 수 있습니다.

 

캐릭터 모델링 과정

 

 

 

 

 

① 원화 분석: 먼저 원화가로부터 콘셉 원화를 받아 분석한다. 참고로 3D로 구현해야 하기 때문에 팔이나 날개 등 움직이는 부분을 따로 그려야 하고, 다양한 시점으로 표현된 원화가 필요하다. 모델러는 넘겨 받은 원화에서 만들어야 할 이미지의 콘셉을 파악하고 특징을 어떻게 표현할 것인지 분석한다.

 

 

 

 

② 모델링: 원화를 3D로 형태를 잡는다. 최대한 원화의 느낌을 살리는 것이 중요하지만 3D로 구현할 수 없거나, 고쳐야 할 부분이 있을 경우 수정해 가면서 모양을 만든다.

 

 

 

 

 

 

 

③ 텍스쳐 작업: 완성된 모델링 이미지는 색이 존재하지 않거나 단색이다. 여기에 색과 표면의 질감을 살리기 위해 텍스쳐를 입힌다.

 

 

 

 

④ 게임엔진 적용텍스쳐를 마무리하고 완성된 3D 이미지를 게임에서 쓰기 위해 게임엔진에 적용한다.

  

 

현업 개발자에게 듣는 모델러

 

 아이덴티티게임즈 강수호 메인 3D 아티스트.

 

TIG> 보통 어떤 사람들이 모델러를 지원하나?

 

강수호: 최근에는 게임교육전문기관 등에서 교육을 받은 사람들이 많이 지원하고 있다. 이외에도 미대를 나오거나 만화나 애니메이션을 전공한 사람들이 많다.

 

개인적으로도 대학생 시절까지는 만화가를 꿈꾸며 그림을 공부했다. 그리고 군대에 다녀온 후 복학하기 전 게임회사에서 원화를 그리는 아르바이트를 시작했다. 그때 게임 작업이 나와 맞는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게 본격적으로 게임회사에서 원화가로 일하기 시작했다.

 

이후 게임회사를 옮기면서 원화 작업을 하던 중 모델링이라는 작업에 흥미를 느끼게 됐다. 모델링이라는 것이 그림을 그리는 것과는 다른, 새로운 재미를 느낄 수 있을 것 같았고, 다른 모델러들이 원화를 그리는 데도 도움을 준다고 해서 시작하게 됐다. 지금은 캐릭터 팀에서 원화와 모델링 두 작업 모두 맡고 있다.

 

 

TIG> 모델러에게 가장  필요한 요소라면 어떤 것을 들겠는가?

 

표현력을 최우선적으로 본다. 같은 이미지를 만들더라도 표현력이 좋은 사람이 만든 것이 더 끌리기 마련이다.

 

아이덴티티게임즈의 개발실 전경.

 

TIG> 하는 일에 따라 캐릭터/배경/콘셉 모델러로 나뉘는 것 같다.

 

사실 모델러의 분류는 회사마다 다르다. 일반적으로는 캐릭터/배경을 기본으로 콘셉과 오브젝트 파트를 따로 나누는 경우도 있다.

 

각 파트에 따라 모델러가 하는 일을 살펴보면, 캐릭터 모델러는 PC/NPC/몬스터 등 게임에 등장하는 캐릭터를 구현한다. 배경 모델러는 맵이나 건물 등 게임의 분위기와 관련된 부분을 담당한다.  

 

배경 모델러는 오브젝트 모델러와 묶이기도 하고 따로 팀이 나눠지기도 한다. 그리고 콘셉 모델러는 기획자의 콘셉을 프로토타입 형식으로 만들어 보는 일을 한다.

 

참고로 아이덴티티게임즈 구분이 조금 다른데 직책에 따라 원화가와 모델러가 나눠져 있지 않고, 캐릭터/배경/오브젝트 팀에 각각 원화가와 모델러가 소속되어 있는 방식이다.

 

 

TIG> 각 분야의 모델러마다 필요한 능력이 조금씩 다를 것 같다.

 

모델링 파트마다 하는 일이 조금씩 다른 만큼 요구되는 능력도 다르다.

 

먼저 캐릭터 팀은 원화에서 최대한 캐릭터의 매력을 끌어내는 것이 중요하다. 주로 살아 있는 생명체를 구현하기 때문에 개성 뿐만 아니라 인체비례나 생물의 내부구조에 대해서도 많이 아는 것이 좋다.

 

배경 모델러의 역할은 분위기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원화의 느낌을 살리는 것이 중요하다. 그렇기 때문에 건물 양식이나 맵 구성 뿐만 아니라 색감이나 전체적인 구성을 잡는 능력이 필요하다.

 

오브젝트 모델러는 배경으로 모델링된 맵이나 건물 분위기에 맞는 오브젝트를 제작할 수 있어야 한다. 그래서 배경에 따라 주변 사물이나 시대상을 파악하고 있으면 작업하는 데 많은 도움이 된다.

 

콘셉 모델러는 개발자의 기획의도를 표현하는 직업인 만큼 그림 실력보다는 창조적인 사고가 필요하다. 어디에서도 본 적 없는 기발한 아이디어를 떠올리는 감각이 필요하다.

 

 

TIG> 모델링 작업을 할 때 주로 어떤 툴을 사용하는가.

 

일반적으로는 포토샵과 3D 맥스를 사용한다. 개인적으로는 여기에 디페인터도 사용한다. 하지만 아무래도 3D 작업이다 보니 대부부의 작업이 3D 맥스를 통해 이뤄진다.

 

먼저 3D 맥스를 이용하여 찰흙으로 조각하듯이 형태를 만들어 낸다그리고 포토샵으로 만들어진 형태에 씌울 텍스쳐를 만든다그리고 딮페인터(혹은 바디 페인터) 같은 프로그램을 사용해서 3D 이미지에 색을 칠한다. 일반적으로 이런 과정을 거쳐 작업한다.  

 

 

TIG> 모델러가 되기 위해서는 어떤 공부를 하는 것이 좋은가?

 

어떤 툴을 공부하기보단 기본기를 다지는 것을 추천한다. 그래픽 툴은 시간이 지나면서 바뀌기 마련이다. 또, 툴은 하나의 표현수단일 뿐이다. 그래픽 툴을 공부하려고 하기보다는 그림을 많이 그려 보는 것이 도움이 된다.

 

그림을 잘 그리는 사람은 툴에도 금방 익숙해진다. 툴의 사용법을 모를 뿐, 자신이 무슨 일을 해야 하는지는 이해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간단한 것 하나를 만들어도 자료를 많이 찾아서 확인한 후 작업하는 것을 추천한다. 예를 들어 하나의 나비를 만들더라도 머릿속에 떠오르는 나비를 그대로 만드는 것보다 사진이나 영상을 찾아서 눈으로 직접 확인하고 만드는 것이 좋은 작품을 만들게 되고 실력향상에도 도움을 준다.

 

 

TIG> 모델러가 되기 위해서 그림을 그리는 것 외에 익혀야 할 것이 있다면?

 

익혀야 한다기보다는 모델러가 지속적으로 고민해야 할 부분이 있다. 원화에서 어떤 부분이 포인트인지 캐치하는 것이다.

 

이것은 비단 원화에만 국한되는 것이 아니라 사물을 볼 때마다 계속 생각해야 한다. 지나가는 사람을 보면서 어디가 매력적인지 생각하거나, 건물을 보면서 어디에 포인트를 주고 있는지 지속적으로 고민해야 모델링을 맡은 게임에도 더 매력을 불어 넣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TIG> 모델러 입사를 준비하고 있는 사람들에게 조언을 한다면?

 

회사가 입사심사에서 중요하게 판단 하는 것은 바로 포트폴리오다. 하지만 제출된 포트폴리오들을  살펴보면 대부분 비슷비슷한 수준의 그림을 여러 개 보내는 사람들이 많다. 이렇게 포트폴리오를 제출하기보다는 3~4개의 이미지만이라도 혼신의 노력을 다한 작품만 제출해야 좋은 평가를 받을 수 있을 것이다.

 

아무리 많은 양을 제출해도 작품의 수준이 비슷비슷하다면 심사원에게 어필하기 힘들다. 그러니 포트폴리오를 제출할 때는 심사원의 눈길을 끌 수 있는 작품만 선별해서 내는 것이 좋다.

 

 

TIG> 좋은 모델러란 어떤 모델러라고 생각하는가?

 

원화의 매력을 최대한 끌어내는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같은 그림을 보고 모델링을 하더라도 사람에 따라 결과물이 다르다. 두 이미지는 외관상 비슷해 보이지만 미묘한 차이를 보이고 그 차이를 어떻게 살리느냐에 따라 캐릭터의 매력이 달라지는 것이다.

 

원화를 보고 어떤 부분을 강조해야 더욱 매력적인지 판단할 수 있고, 최대한 그 부분을 살려서 원본의 매력을 최대한 끌어내는 사람이 좋은 모델러라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