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게임 개발자들의 평균 연봉은 6.500만 원.”
지난 19일 일본디지털콘텐츠협회(이하 DCAJ)가 주최한 ‘2009년 디지털 콘텐츠 제작의 첨단 기술 응용에 관한 연구위원회 보고서’에 따르면 일본 게임 개발자들의 평균 연봉은 6,500만 원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도쿄 대학 대학원 후지와라 히토시 정보학 연구원(오른쪽 사진)은 ‘게임 개발자 취업 의식과 경력 형성의 과제’라는 주제의 발표에서 게임 개발자들은 일본의 평균 연봉에 비해 30% 이상 높은 금액을 받으며 직업에 대한 만족도 역시 높다고 밝혔다.
그는 소니와 닌텐도 같은 대기업의 경우 평균 연봉이 1억 원을 넘어설 정도로 매우 높다고 말했다. 반면, 게임 개발자들의 직업 환경은 고된 업무로 인해 삶의 질은 낮아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 높은 연봉과 만족도를 보인 게임 개발자
후지와라 연구원은 일본 게임 개발자의 평균 나이는 33.79 세, 평균 연봉은 518만 엔(약 6,500만 원), 평균 근속 연수는 6.59 년에 이른다고 공개했다. 연령 구성은 30대가 52.8%로 가장 많았다.
일본 개발자들의 평균 수입은 2008년 576만 엔(약 7,230만 원)에 비해 58만 엔(약 730만 원) 줄었지만, 일본의 평균 수입 429만 엔(약 4,900만 원)과 비교하면 여전히 89만 엔(약 1,120만 원) 가량 높았다. 게임 개발자들의 평균 연령과 근속연수는 평균에 비해 각각 11세, 5년씩 낮았다.
게임 개발자 중 연봉이 가장 높은 직업은 프로듀서로 692만 엔(약 8,690만 원)이었다. 이어서 디렉터(563만 엔, 약 7,060만 원)와 사운드(559만 엔, 약 7,000만 원)가 뒤를 이었다.
후지와라 히토시 연구원은 “일본은 회사 근속연수가 연봉에 영향을 준다. 그래서 평균 근속연수가 높은 프로듀서의 연봉이 가장 높다”고 설명했다.
2009년 업체별 연봉 순위는 소니가 980만 엔(약 1억2,290만 원)으로 1위였으며, 닌텐도와 2위를, 타카라 토미가 3위를 차지했다.
게임 개발이라는 직업에 대한 만족도는 매우 높았다. 게임 개발자 중 46.8%는 지금의 일에 만족한다고 응답했으며, 평생 게임 업계에서 일하고 싶다는 응답자도 59.7%에 달했다.
| 업체명 | 평균연봉 | 평균 연령 | 평균 근속 연수 | 직원수 |
1위 | 소니 | 980만엔(약 1억2,289만원) | 40.3세 | 15.8년 | 18,054명 |
2위 | 닌텐도 | 950만엔(약 1억1,924만원) | 36.3세 | 12.7년 | 1,545명 |
3위 | 타카라토미 | 774만엔(약 9,715만원) | 39세 | 6.4년 | 631명 |
4위 | 반다이남코홀딩스 | 705만엔(약 8,849만원) | 38세 | 11.5년 | 237명 |
5위 | 코나미 | 681만엔(약 8,548만원) | 34.2세 | 2년 | 79명 |
일본 게임 개발자들은 임금이 높은 만큼 근무 시간도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개발자의 79.5%가 일본 적정 노동시간인 주 40시간을 훨씬 넘긴 주 55시간 이상 일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집중적으로 게임 개발에만 몰입하는 기간인 ‘성수기’가 2개월 이상 지속된다는 의견이 43.6%였다.
즉 개발자들은 일상의 대부분을 게임 개발에 투자하고 있다는 셈이다. 과도한 업무로 인한 부작용도 많다.
개발자들은 근무 연수가 평균에 비해 5년이나 낮고 이직의 비율도 58%나 된다.
게다가 끊이지 않는 개발 시간과 남성 중심의 산업이라는 특징으로 좀처럼 결혼을 할 수도 없다고 전했다. 어렵게 결혼을 하더라도 아이를 키우면서 일을 계속 한다는 것을 곤란한 상황이라고 후지와라 연구원은 설명했다.
그는 “지금 게임 개발의 주력세대는 30대 후반이다. 조만간 개발의 주력세대가 40대로 넘어가기 시작하면, 정신적, 체력적으로 장기 근로시간이 문제가 될 것이다. 또한 업계의 잦은 이직으로 인해 젊은 인재들이 경력을 제대로 쌓기 어렵다. 장기적으로 봤을때 근무환경 개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미혼자가 58%를 넘으며 결혼을 했더라도 자녀가 있는 비율은 20%밖에 되지 않았다.
■ 다양한 변수들, 금액의 단순 비교는 힘들어
일본에서도 게임 개발자 평균 연봉이 공개되는 것은 자주 있는 일이 아니다. 그만큼 현지에서도 관심을 모으고 있고, 한국의 게임 개발자 연봉과 비교해 보려는 시각도 많다.
하지만 국가별로 물가와 연봉 책정방식이 달라서 단순 비교는 일반화의 오류로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일본과 한국의 물가와 상승폭이 다르기 때문에 전반적인 상황을 감안해야 한다는 것이다. 현재 환율(원화:엔화)이 2~3년 전에 비해 상당히 높아진 것도 변수도 볼 수 있다.
또한, 연봉을 책정하는 방식이 회사에 따라 다를 수 있는 것도 변수다. 상용화 성적에 따라 인센티브 지급 여부와 규모가 크게 엇갈리는 게임업계의 특성을 고려할 때 실제 수령액은 많이 바뀔 수도 있다는 것이다.
국내의 한 게임 개발사 대표는 “게임 개발자의 평균 연봉을 제대로 조사하려면 각 게임사들이 지난해 회계상의 실질적인 총 지급액수를 공개하는 것이 가장 정확할 것이다. 퇴직금의 중간정산 여부와 보너스(인센티브) 등 변수가 많아 연봉과 실수령액의 차이가 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