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1일은 만우절입니다 세계적인 ‘거짓말의 날’이죠. 가벼운 농담이나 장난으로 사람을 놀리는 정체 모를 풍습이 있는 이 날에는 게임업계 역시 온통 거짓말로 도배가 됩니다. 거짓 신작이나 업데이트의 발표는 물론이고, 진행 중인 프로젝트의 종료를 선언하거나 게임의 접속 자체를 막아버리는(…) 과격한 장난도 이어지죠.
올해 만우절도 마찬가지입니다. 국내외를 가리지 않고 다양한 개발사가 자신들의 게임을 조금이라도 더 알리기 위해 수준 높은 만우절 장난들을 선보였죠. 여기 그 중 인상 깊은 만우절 장난들을 종류별로 모아 봤습니다. 우선은 유쾌한 바꿔 치기편입니다. /(4월 1일이 생일이라 축하조차 못 받은 불쌍한 영혼들을 기리며) 디스이즈게임 안정빈 기자
■ ‘카’씨 집안의 홈페이지 바꾸기
바꿔치기는 만우절 중 가장 흔히 볼 수 있는 장난입니다. 학창시절 스승의 날에 주로 저지르던 교실 바꾸기의 온라인 버전이랄까요? 큰 노력이나 아이디어 없이도 유저들을 놀라게 한다는 장점이 있죠. 다만 이번에는 단순한 바꿔치기 수준에서 벗어나 사람에게 웃음을 주는 수준의 장난들이 많았습니다.
먼저 국내 만우절 장난을 선도하는 넥슨에서는 <카트라이더>와 <카운터 스트라이크 온라인>의 홈페이지를 바꿔 버렸습니다. ‘카’씨 집안 게임들의 집 바꾸기랄까요?
<카트라이더> 홈페이지에서는 카트에 오른 채 <카운터 스트라이크 온라인>의 홈페이지에 돌진하는 에띠를, <카운터 스트라이크 온라인> 홈페이지에서는 <카트라이더> 홈페이지를 난장판으로 만들고 있는 좀비의 모습을 볼 수 있죠. 간단하면서도 정말로 사람을 당황시키는 효과적인 장난입니다.
왼쪽이 <카트라이더>의 홈페이지, 오른쪽이 <카운터 스트라이크>의 홈페이지입니다.
■ 영웅전과 드래곤네스트, 크로스!
넥슨의 바꿔치기는 여기서 끝나지 않았습니다. <마비노기 영웅전>과 <드래곤네스트>는 서로의 음성파일을 공유하며 바꿔치기에 동참했죠. 4월 1일~2일 동안 <마비노기 영웅전>에서 피오나의 아마란스킥을 사용하면 일정확률로 앙증맞은 ‘날아가버리세요~’라는 목소리가 나옵니다.
다만 목소리가 의외로 잘 어울리는 탓에 이를 단순한 업데이트로 여기는 유저들도 있습니다. 좋은 걸까요? 나쁜 걸까요? -_-;
<드래곤네스트>에서는 게임에 접속하는 모든 유저들에게 <마비노기 영웅전>의 트레이드 마크인 놀 치프틴의 얼굴가면을 제공합니다. 무려 설정도 있습니다. <마비노기 영웅전>에 나오는 유명 NPC인 퍼거스의 손이 다른 차원까지 미끄러지며(…) 가면이 날아갔다는 설정이죠.
퍼거스라는 캐릭터를 안다면 충분히 가능성 있을 법한 이야기 -_-;
■ 이제는 빵집으로 돌아온 팡야?
바꿔 치기는 해외에서도 이어집니다. 일본에서는 <팡야>의 홈페이지가 같은 이름의 ‘빵집’으로 둔갑했죠. 참고로 일본에서 ‘팡야(パン屋)’는 빵집을 뜻합니다. 일종의 동음이의어를 이용한 장난입니다. 그런데 홈페이지 내용도 진지하고 설명도 매우 자세합니다.
경품으로 내 건 ‘하얀 그릇’의 획득조건도 놀랍습니다. 하루 사이에 24만 개의 빵을 먹고 스티커를 모아야 합니다. 그나마 작년에 비하면 10배 쉬워졌다며 자랑하는군요. 설정도 꼼꼼해서 경품과 관련된 다큐멘터리 영상까지 마련돼 있습니다.
■ 톰 클랜시는 토끼에게 납치당했다?
<톰 클랜시의 스플린터 셀: 컨빅션>의 일본 홈페이지는 같은 유비소프트의 게임인 <래빗 고 홈>의 주인공, 래빗들에게 점령 당했습니다. 홈페이지에 접속하고 다른 메뉴를 클릭하려는 순간 래빗들의 습격이 실시간으로 이어지죠.
무려 ‘이(異)차원 스텔스 액션’이라는군요. <스프린터 셀> 특유의 진지한 이미지는 어디서도 찾아볼 수 없습니다. 스텔스 영웅에게는 박스가 잘 어울린다는 명언(…)도 있습니다. 그나저나 이 게임 왠지 재미있어 보이는 건 저뿐인가요?
잠입은 박스입니다. 네. 그럼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