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만우절도 마찬가지입니다. 국내외를 가리지 않고 다양한 개발사가 자신들의 게임을 조금이라도 더 알리기 위해 수준 높은 만우절 장난들을 선보였죠. 여기 그 중 인상 깊은 만우절 장난들을 종류별로 모아봤습니다. 두 번째는 진짜? 신작발표 편입니다. /디스이즈게임 안정빈 기자
신작발표도 만우절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장난입니다. 새로운 프로젝트를 이야기하거나 기종이식 등이 주로 공개되죠.
‘들어간 정성’이 얼마나 되느냐에 따라 장난의 수준이 완전히 달라집니다. 게임업체들마다 매년 장난의 수준도 높아져서 이제는 진짜 믿을 수밖에 없는 수준 높은 동영상이나 작업하는 데 며칠은 꼬박 걸렸을 듯한 꼼꼼한 기획서를 내놓는 일도 있습니다. 만우절 장난으로만 써먹기에는 아까운 콘텐츠들도 많죠. 이쯤 가면 서로 경쟁이라도 하는 분위기입니다.
■ 엔씨소프트 신작, 스마트폰으로 출시?
엔씨소프트에서는 <블레이드앤소울>과 <스틸독>을 스마트폰으로 내놓겠다고 발표했습니다. 두 게임 모두 스마트폰으로 구현하는 영상도 선보였죠. <블레이드앤소울>의 경우 PC 버전의 개발을 취소한다는 초강력 떡밥까지 던졌는데요, 떡밥이 너무 강했나요? PC 버전 중단 이야기 덕분에 다들 처음부터 뻥인 걸 알았다는 슬픈 전설입니다.
두 영상 모두 스마트폰에 게임 플레이 영상을 틀어 두고 타이밍에 맞춰서 조작하는 모습을 찍은 것으로 보입니다. 그런데 아이러니하게도 이 ‘낚시 영상’을 통해 <블레이드앤소울>의 캐릭터 선택창이 최초로 공개됐습니다. 이것도 노림수 중 하나일까요?
<블레이드앤소울>의 스마트폰 구동영상
※ 플레이 버튼(▶)을 누르면 시작됩니다.
■ 던전앤파이터, ‘미연시’ 버전 출시???
<던전앤파이터>는 게임 내 NPC를 이용한 연애 시뮬레이션 게임을 선보였습니다. 이름은 무려 <세리아의 기억>입니다. 네오플에서는 애니메이션을 연상시키는 비주얼과 직관적인 조작, 높은 자유도 등을 내세웠죠.
특히 애니메이션 광고로 관심을 끌었던 던파 스쿨 CF가 사실은 이번 <세리아의 기억>을 위해 준비된 것이라는 충격적인 사실도 공개됐습니다. 다소 어설프고 ‘재활용’이 눈에 띕니다만 그래도 상당한 정성을 보여줬는데요, 리뷰만 먼저 읽은 유저라면 정말로 넘어가고도 남을 만큼 내용도 자세했습니다. 개인적으로 진짜로 나와도 재미있을 게임이라고 생각됩니다.
<던전앤파이터: 세리아의 기억> 티저 영상
■ 전 세계 108억 명이 기다린 그 게임!?
일본 아이렘 소프트웨어는 아예 새로운 프로젝트를 공개했습니다. 이름하여 <세미 파이널 리스트 판타지>입니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세미 파이널 리스트 판타지>를 원작으로 하는 게임으로, 108억 명의 전 세계 팬들이 기다리고 있다고 하네요.
참고로 아이렘는 매년 공들인 만우절 장난으로 화제를 모으고 있는데요, 매번 새로운 게임을 개발하고도 남을 수준의 정성을 보여줍니다. 오죽하면 ‘만우절 전문 개발사’라는 별명까지 있을 정도입니다.
이번 <세미 파이널 리스트 판타지>에 들인 정성도 엄청납니다. 게임의 스토리와 영상, 원작의 이름 등이 총망라된 홈페이지와 함께 스크린샷, 구체적인 시스템도 공개됐을 정도입니다. 심지어는 <세미 파이널 리스트 판타지>를 주제로 한 테마 파크와 각종 놀이기구의 상세한 설명도 나왔습니다.
참고로 <세미 파이널 리스트 판타지>는 개발과 동시에 사업을 접고 매각을 준비 중입니다. 구입을 원하는 사람은 구입자 페이지에서 퀴즈를 풀고 금액을 입금할 수도 있죠. 모든 문제를 맞히면 엔딩(…)도 나옵니다. 물론 4월 1일 이후 홈페이지는 더 이상 접속되지 않습니다.
<세미 파이널 리스트 판타지> 영상
<세미 파이널 리스트 판타지>의 판권을 구입하면 2345년까지 독점 영화권도 준답니다.
■ 닌텐도 DS, 성인게임 시장에 뛰어들다?
성인용 게임으로 유명한 일본의 일루전은 자사의 최신작 <리얼그녀>를 닌텐도 DS로 이식한다고 발표했습니다. NDS에서는 특유의 터치기능과(…) 항상 갖고 다니며 플레이할 수 있다는 강점을 강조했다고 하는데요, 더 이상의 자세한 설명은 생략합니다.
신문까지 내놨습니다. 이름은 일루전스포.
■ 복고풍에 심취한 블리자드의 모바일 신작
블리자드의 올해 만우절 신작의 테마는 ‘복고풍’입니다. 신작 2종은 모두 모바일게임인데요, 그중에는 블리자드의 (진짜) 고전 게임 <블랙쏜> 차기작도 있어 눈길을 끕니다.
<블랙쏜 2: 쏜 하더>는 주인공 ‘카일 블랙쏜’이 자신의 고향인 미래의 행성 ‘툴’에서 지구로 돌아오면서 시작됩니다. 블랙쏜의 목적은 단 하나, 사악한 ‘오크’로부터 지구를 구하는 것입니다. 이 게임은 무시무시하고 생동감 있는 인공지능, 100% 실사 수준 그래픽, 혁명적인 게임 플레이가 특징입니다.
참, 몬스터를 한 마리 죽일 때마다 트위터와 페이스북으로 자동 연동돼 글이 게재되는 ‘기상천외한’ 기능도 있군요. 친구들이 아주 좋아하겠죠?
또 하나의 신작 <퀸즈 퀘스트>는 <스타크래프트: 브루드 워>의 주인공, 저그의 여왕 ‘케리건’이 주인공입니다. 게임 스타일은 고전 어드벤처 명작 <킹즈 퀘스트>와 같습니다. 심지어 색상도 고전 게임 특유의 ‘16색’이군요.
<퀸즈 퀘스트>는 배반, 사랑, 행동, 감동, 웃음, 운명, 자유… 전쟁…… 평화, 희망, 모험에 찬 인생의 이야기를 담고 있답니다. 이전까지 경험할 수 없었던 <스타크래프트>의 세계로 플레이어들을 초대한다네요.
추억의 어드벤처 속으로 떠난 칼날의 여왕, 케리건.
블리자드는 <퀸즈 퀘스트>를 위해 강렬한 색소폰 사운드트랙과 ‘마 사라(저그에 의해 감염된 행성’에서 온 친구들의 문학 자문을 받았습니다. 결정적으로 이 게임은 플로피 디스크 17 장으로 출시됩니다. 또한, 불법복제가 골칫거리인 요즘, 혁명적인 ‘디지털 저작권 관리(DRM)’를 도입했습니다. 바로 ‘우주 원반 암호표’입니다.
과거 가장 사악한(?) 불법복제 방지 수단이었던 원반 암호표.
매뉴얼은 복사 방지 특수종이로 제작되어 3D 렌즈를 써야 글자가 보인다.
일단, <퀸즈 퀘스트>가 깔린 스마트폰에서 ‘우주 원반 DRM’을 실행하고, 우주 원반의 사진을 일렬로 세워서 페이지와 단어 매트릭스 값을 보이게 만듭니다. 이제 매뉴얼에서 해당 페이지와 단어를 찾고, 특수 3D 렌즈를 이용해 여백에 있는 글자를 해독해 암호문을 찾으면 됩니다. 아직 안 끝났습니다. 그렇게 찾은 암호문을 스마트폰에 입력한 뒤 마이크에 대고 큰 소리로 “확인!!!”이라고 외쳐야 합니다. 이제 게임을 즐기면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