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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

[해설]한빛, 플래그쉽 차기작도 확보?

한빛소프트, 합작벤처 '핑제로'에 총 47억원 투자

이재진(다크지니) 2006-05-16 16:07:05

<헬게이트: 런던>이 확실한 한빛소프트의 '제 1선발'로 등극했습니다.

 

E3 2006이 끝난 직후인 16일 한빛소프트가 <헬게이트: 런던>의 온라인 서비스 전세계 권한을 확보했다고 발표한 것인데요, 일본을 제외한 아시아를 넘어서 이제 북미, 남미, 유럽까지 한빛소프트의 시장으로 들어왔습니다.

 

한빛소프트와 플래그쉽 스튜디오는 이번 판권 조정을 위해서 합작 벤처(Joint Venture) '핑제로'(Ping0)를 설립했습니다. 내부에서는 발음 나는대로 '핑고'라는 애칭으로 부른다는군요. 온라인게임에서 핑이 '0' 나오는 것은 모든 게이머와 개발사들의 '꿈'이죠. 이름이 톡톡 튑니다. : )

 

합작벤처 '핑제로'를 설립한 한빛소프트 김영만 회장(왼쪽)과 플래그쉽의 빌로퍼 대표.

 

합작 벤처 '핑제로'의 지분은 한빛소프트 50%, 플래그쉽 스튜디오 50% 정확히 절반씩 나눠져 있습니다. 정확한 회사명은 'Ping0, LLC', 소재는 플래그쉽이 있는 미국 샌프란시스코입니다. 투자금은 총 20만 달러로 한빛소프트는 그 중 절반인 10만 달러(약 9,500만원)를 투자했습니다.

 

한빛소프트는 자본금 투자뿐만 아니라 합작법인 '핑제로'에 프로젝트 펀딩(Project Funding)도 동시에 진행했습니다. 온라인게임 서비스 모듈 개발과 <헬게이트: 런던> 호스팅과 운영을 위한 PF로 최대 490만 달러(약 46억원)가 투입됩니다.

 

PF한 자금의 회수는 <헬게이트: 런던>의 매출이 발생하는 시점부터 진행되며 원금이 회수된 뒤에는 매출액의 3%(연간 최대 백만달러-9억 5,000만원- 한도)를 수익으로 회수합니다. 투자금까지 포함하면 48억원의 규모의 대형 투자죠. 그렇다면 한빛소프트는 무엇을 얻게 될까요?

 

한빛소프트가 공시를 통해 밝힌 투자의 이유는 크게 네 가지로 다음과 같습니다.

 

① <헬게이트: 런던>의 미주, 일본, 유럽지역 온라인서비스 권한 확보

② 미주 지역에서 글로벌 거점 확보

③ 온라인게임 서비스모듈 개발 및 공동 퍼블리슁 사업 전개

④ 플래그쉽 차기작 확보 가능성 증대

 

뭐라고요? 플래그쉽 차기작 확보라는 항목에 눈에 확~! 들어온다고요? 맞습니다. 비공식적인 경로를 통해 확인해 본 결과 현재 플래그쉽 스튜디오는 <헬게이트: 런던> 이후 두 번째 게임의 프로토타입을 만들고 있으며 한빛소프트도 적극적으로 이야기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이야기를 원점으로 돌려서, 이번 발표만 놓고 보면 여러가지 의문점들이 생깁니다. 한빛소프트 관계자와 대화를 통해 얻은 해답을 문답형식으로 정리해보겠습니다.

 

 

<1> 그럼 반다이-남코는 미주, 유럽, 일본에서 뭘 하나요?

 

☞ <헬게이트: 런던>은 미주(북미+남미)와 유럽에서는 시장 특성상 패키지 형태로 발매됩니다. 반다이-남코는 기존에 해당 지역에서 게임의 패키지를 판매하고 그 수익을 얻게 되죠. 그러나 패키지를 구입한 유저가 온라인 유료결제를 할 경우엔 합작 법인 '핑제로'의 서비스를 이용하게 되고 매출도 '핑제로'의 것으로 잡히게 됩니다.

 

 

<2> 그렇게 되면 반다이-남코는 돈을 거의 못 벌게 되잖아요?

 

☞ 꼭 그렇진 않습니다. 일단 미주와 유럽에서도 온라인게임의 배급은 대부분 패키지게임 판매로 이루어지기 때문에 기본 매출액이 상당히 큽니다. 패키지 구매 후에 발생하는 온라인 유료결제를 통한 수입 또한 '핑제로'가 일정 부분을 반다이-남코에게 나눠주게 됩니다. 온라인게임 서비스 경험이 없는 반다이-남코 입장에서는 위험을 줄이면서도 수입을 올릴 수 있는 방법이죠.

 

 

<3> 그러면 '핑제로'가 미주, 유럽에서 온라인으로 클라이언트를 배포하고 유료결제만 받을 수도 있나요? 반다이-남코가 발매하는 패키지와 사업이 충돌하지 않을까요?

 

☞  물론 '핑제로'가 사이트를 통해 클라이언트를 배포하고 온라인 유료결제를 유도하는 사업을 전개할 수도 있습니다. 기본적으로 온라인 관련 서비스 권한을 넘겨 받은 거니까요. 참고로 미주, 유럽에서 발매될 <헬게이트: 런던>의 패키지에도 합작 법인 '핑제로'의 로고가 들어갑니다.

 

 

<4> 아시아권에서도 '핑제로'의 브랜드로 서비스가 되나요?

 

☞ 기존에 한빛소프트가 갖고 있던 아시아 지역의 서비스 판권(일본 제외)은 변동이 없습니다. 합작 법인의 개입도 전혀 없고요. 때문에 한빛소프트가 독점 권한을 갖고 사업을 전개하게 됩니다.

오늘 보도자료에 '한빛소프트 헬게이트: 런던 전세계 판권 확보'라고 나온 것은 ▲기존에 갖고 있던 아시아 지역 독점 판권 + ▲'핑제로'를 통해 확보한 미주, 유럽, 일본 지역 온라인판권이 더해져서 나온 이야기입니다.

 

 

<5> 플래그쉽의 차기작 판권도 한빛소프트가 확보한 건가요?

 

☞ 확정된 것은 아닙니다. 그러나 합작 법인을 통해서 양사가 긴밀하게 동조관계를 구축했을 뿐만 아니라 온라인게임 서비스 모듈이나 운영에 대해서도 함께 만들고 있기 때문에 차기작 판권의 확보 가능성이 무척 높아진 것이죠.

 

정리해보면,

 

1. 한빛소프트는 일본을 제외한 아시아 지역에 <헬게이트: 런던>을 독점 서비스 한다.

 

2. 반다이-남코는 미주, 유럽, 일본에서 <헬게이트: 런던>의 패키지 판권을 갖는다.

 

3. 한빛-플래그쉽 합작 벤처 '핑제로'는 미주, 유럽, 일본에서 <헬게이트: 런던>의 온라인서비스 판권(클라이언트 배포, 유료결제 처리)을 갖는다. 이 때 해당지역에서 온라인서비스로 발생한 매출은 반다이-남코와 나눠야 한다.

 

4. 한빛소프트는 아시아 독점판권에 합작 벤처 '핑제로'를 통한 타지역 온라인서비스 판권까지 더해 <헬게이트: 런던>의 전세계 판권을 확보하게 됐다.

 

이번 계약내용 수정을 통해 기존에 온라인게임 서비스 경험이 없었던 반다이-남코는 위험 없이 안정적인 매출을 꾀할 수 있게 됐고, 한빛소프트는 전세계 판권 확보를 통해 <헬게이트: 런던> 수입의 극대화를 노리면서 플래그쉽과의 동조를 든든하게 했습니다.

 

플래그쉽 스튜디오는 한빛소프트로부터 48억원에 가까운 투자를 이끌어내 온라인게임 서비스 모듈과 서버, 운영에 관한 고민을 덜 수 있게 됐습니다. 결국 미주, 유럽에선 직접 서비스하는 소중한 경험하게 됐으니 플래그쉽 입장에선 더 좋아진 셈입니다.

 

올해 말부터 클로즈 베타테스트를 시작할 <헬게이트: 런던>. '올인'을 하듯 대규모 투자를 단행한 한빛소프트의 의지처럼 온라인게임 시장에 파란을 일으킬 수 있을지 관심을 갖고 지켜볼 일입니다.

 

※ 덧붙임: 기본적으로 <헬게이트: 런던>을 패키지게임으로 봐야할지, 온라인게임으로 봐야할지 헷갈리시는 분들이 많을겁니다. 일단 장르 정의는 개발사나 유통사 모두 '온라인게임'으로 보고 있습니다. 다만 지역별(미주, 아시아, 유럽)로 유통과 서비스하는 방식이 다르겠죠.

 

현재 상황을 보면 미주와 유럽에서는 당연히 패키지 판매를 통한 배급이 진행될 것이며, 아시아권에서는 온라인게임 형태로 클라이언트 다운로드 방식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이렇게 지역별로 맞춤 배급을 한다는 것이 한빛소프트의 전략인데 아직 구체적으로 확정된 것은 없습니다. 그저 미주와 유럽은 당연히 패키지 형태로 간다는 것만이 결정된 상태죠. 이번 계약 수정 건도 반다이-남코가 패키지를 유통하기 때문에 가능했던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