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셜 게임은 레드오션이 아니다. 오히려 돈이 되는 시장이라는 사실을 많은 사람들이 알아줬으면 한다.”
SK커뮤니케이션즈에서 오픈 플랫폼을 담당하는 김영을 부장(오른쪽 사진)은 지난 5일 열린 ‘2010 대한민국 소셜 게임 전략 컨퍼런스’에서 이와 같이 말했다.
최근 나날이 높아지고 있는 소셜 게임(Social Game)에 대한 뜨거운 관심을 반영하듯, 이번 행사는 소셜 게임 개발사 외에도 온라인 게임사 및 다른 IT 분야의 관계자 등 3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성황리에 진행됐다.
특히 강연자 발표와 패널 토의를 합해 7시간이 넘는 긴 시간 동안 컨퍼런스가 진행됐음에도 불구하고 대부분의 참석자들이 끝까지 행사장을 지킬 정도로 뜨거운 열기를 보여 줬다.
‘SNG’(소셜 네트워크 게임)라고도 부르는 소셜 게임은, 싸이월드 같은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SNS)와 연계해서 서비스하는 일종의 네트워크 지원 미니 게임들을 의미한다.
소셜 게임은 특히 해외에서 ‘황금알을 낳는 거위’로 많은 주목을 받고 있다. 대표적인 예로 ‘마이 스페이스’와 ‘페이스북’ 등에서 소셜 게임을 서비스하는 개발사 ‘플레이 피시’는 약 3억 달러(약 3천5백억 원)라는 천문학적인 금액으로 EA에 인수 되었으며, 또 다른 소셜 게임 개발사 ‘징가’는 설립 2년 만인 지난해 소셜 게임으로만 매출 2억 달러(약 2천3백억 원)를 넘어섰다.
소셜 게임에 관심이 많은 다양한 업종의 관계자들이 참석해 성황을 이뤘다.
■ 적은 리스크로 수익을 낼 수 있는 시장
해외에서 일어난 소셜 게임의 열풍 때문에 최근에는 국내에서도 소셜 게임에 대한 관심이 날로 높아지고 있다. 특히 소셜 게임은 개발과 서비스에 드는 위험성에 비해, 매우 높은 가치를 기대할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 받고 있다.
소셜 게임은 하나의 게임을 개발하는 데 평균 10명 미만의 개발자만 있으면 충분하고, 개발 기간도 보통 3달(12주)를 넘기지 않는다. 캐주얼 게임이라고 해도 최소 30여 명의 개발자에 2년에 가까운 개발 기간이 필요한 온라인 게임과 비교하면 부담이 적고, 개발비도 적은 편이다.
이에 따라 소셜 게임은 자본이 많지 않은 소규모 개발사, 그리고 캐릭터 애니메이션이나 서적 등 인지도가 높은 IP를 갖고 있지만 게임을 개발한 경험은 거의 없는 대형 콘텐츠 사업자 사이에서 높은 관심을 받고 있다.
하지만 높은 관심에 비해 아직까지 ‘실제 개발’로 까지 이어지는 경우는 그렇게 많지 않다. 파워블로거 김보상 씨가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현재 국내에서 소셜 게임을 만드는 개발사는 약 36개 정도에 불과하다.
SK커뮤니케이션즈의 김영을 부장은 “국내에서 소셜 게임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고는 하지만, 아직까지 그 수는 굉장히 적다”고 말했다.
이어서 그는 “오히려 유저들의 관심이 증가하는 속도를 개발 속도가 따라잡지 못하고 있다고 할 수 있을 정도다. 그런 만큼 소셜 많은 개발사들이 돈이 되는 시장이라는 사실을 알고 많은 관심을 보여 주었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 PvP가 뭔가요? 온라인 게임 방식의 접근은 곤란
한편 이번 행사에서 주목할 만한 것은, 발표자로 나선 강연자들이 대부분 온라인 게임과는 관계가 없는 분야의 인물들이었다는 사실이다.
<캐치 미 이프 유 캔> 등으로 해외에서 좋은 반응을 얻어, 국내에서는 가장 잘 나가는 소셜 게임 개발사 중 하나로 손꼽히는 ‘고슴도치 플러스’의 송교석 팀장은 질의 응답 시간에서 “온라인 게임을 전혀 모르기 때문에 PvP가 무엇을 말하는지 모르겠다”라고 말했을 정도다.
현재 국내에서 소셜 게임을 만들고 있는 게임사들 중에 기존 게임사가 사업 영역을 확대해 소셜 게임에 도전하는 경우는 의외로 적다. 행사에서 공개된 자료에 따르면 그 수는 전체 개발사의 약 20%인 6~7개에 불과하다.
그리고 기존 게임사들이 ‘온라인 게임’ 방식으로 소셜 게임에 접근하는 것도 곤란하다는 것이 이날 행사를 관통한 핵심 주제 중에 하나였다.
소셜 게임은 ‘게임’보다는 ‘소셜’이 더욱 중요하게 부각된다. 하지만 기존 게임사들은 소셜 게임에 대한 이해도가 낮기 때문에 그저 ‘재미있는 미니게임’을 만들어서 도전하려는 경향이 강하다는 것이 강연자들의 공통된 의견이었다.
파워블로거 김보상 씨는 “소셜 게임은 비(非) 게이머들을 아우를 수 있는 가장 매력적인 플랫폼이다. 어찌 보면 닌텐도 게임기와도 유사하다고 할 수 있다. 따라서 기존 게임사들이 이 시장에 뛰어들겠다고 결정했다면 보다 폭 넓은 시각의 개발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 가능성이 무궁무진한 시장
해외와 달리 현재 국내 소셜 게임 시장은 규모가 굉장히 작다. 소셜 게임을 서비스할 수 있는 플랫폼도 SK커뮤니케이션즈의 ‘싸이월드’ 하나일 정도로 협소하다.
하지만 올해 하반기에는 많은 변화와 함께 시장 규모가 지금보다는 훨씬 커질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올해 하반기에는 네이버 등 소셜 게임을 지원하는 다양한 플랫폼들이 서비스를 시작할 예정이다. 또, 해외 게임사들의 진출이 이어지고, 국내 신규 개발사들 또한 꾸준하게 늘어나는 것 역시 긍정적인 신호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눈여겨볼 변수는 ‘스마트폰’의 빠른 보급이다. 아이폰과 같은 스마트폰의 빠른 보급은 다시 말해 소셜 게임을 즐기기에 가작 적합한 디바이스가 널리 보급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에 따라 앞으로는 스마트폰과 웹이 연동되는 형태의 다양한 소셜 게임들이 개발될 전망이다.
SK커뮤니케이션즈의 김영을 부장은 “싸이월드만 보더라도 현재 소셜 게임을 비롯한 유료 어플리케이션 시장이 매우 빠른 속도로 성장하고 있다. 게다가 올해 소셜 게임은 싸이월드 외에도 다양한 플랫폼이 오픈하고 많은 개발사들이 여러 게임을 선보일 예정이다. 기존에 소셜 게임에 관심이 없었다고 해도 많은 관심을 보여 주었으면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