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문화체육관광부(이하 문화부)가 청소년 셧다운과 피로도 확대 등 게임 과몰입 대책을 발표한 가운데 대표 게임업체들이 대책 실천의 선두에 서서 눈길을 끌고 있다.
최근 게임업체들은 한국게임산업협회를 통해 문화부와 의견을 교환하며 과몰입 대책을 조율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피로도 시스템 도입에 참여한 게임업체들이 대부분 협회 회장사와 부회장사인 점도 이러한 정황을 뒷받침해 준다.
특히 선두업체인 엔씨소프트와 넥슨 등이 큰 짐을 짊어졌다. 처음 적용되는 청소년 셧다운 제도는 넥슨이, 피로도 시스템 적용 관련해서는 엔씨소프트가 앞장선 모양새다.
■ 청소년 셧다운 첫 도입은 넥슨 게임 3종
넥슨은 심야 시간대 청소년 접속제한(셧다운)을 먼저 도입했다. 오는 9월부터 시행될 셧다운 제도는 한국게임산업협회 회원사 중에서도 넥슨의 <메이플 스토리> <바람의 나라> <마비노기>에 우선 적용된다.
넥슨의 3개 게임이 청소년 이용률이 높은 대표적인 경우라고는 하지만, 넥슨이 먼저 부담을 짊어지고 나선 형국이 됐다. 기존에도 일부 게임에 셧다운 제도가 적용된 적은 있지만, 정부의 정책에 따라 청소년 셧다운이 도입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청소년 셧다운 제도는 시행과 동시에 해당 업체의 매출에 적지않은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그만큼 조심스럽게 도입해야 한다. 이에 따라 한국게임산업협회에서도 선두업체가 먼저 나서 실효성을 선보여야 한다는 논의가 이루어져 넥슨 게임 3종이 선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넥슨 관계자는 “심야 접속제한은 개발자들의 반발이 있지 않을까 걱정했지만, 개발자들도 흔쾌히 찬성했다. 물론 지금은 방안만 발표된 것일 뿐, 시스템을 준비하는 데 몇 개월이 걸린다. 사업적인 측면에서 부담스러운 것도 사실이지만 실효성 극대화를 위해 쉽지 않은 결정을 내렸다”라고 밝혔다.
■ 피로도 적용 부담이 상대적으로 큰 엔씨
피로도 시스템의 확대 적용에 대해서는 한국게임산업협회가 자발적으로 15개 게임을 선정해 문화부에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15개 게임을 게임업체별로 나눠 보면 엔씨소프트(아이온·리니지·리니지2)와 CJ인터넷(드래곤볼 온라인·대항해시대 온라인·프리우스)이 3개, 이어서 NHN(R2·아틀란티카), 한빛소프트(에이카·헬게이트), 위메이드(미르의전설2·창천), 엠게임(열혈강호·영웅)이 2개, 웹젠(뮤 블루)이 1개다.
즉, 한국게임산업협회 소속 6개 게임업체가 피로도 시스템의 확대를 책임지는 모양새다. 그중에서도 엔씨소프트의 부담은 더 클 수밖에 없다.
엔씨의 MMORPG 3종은 시간/기간 정액제를 병행하고 있다.
특히 <아이온>처럼 월정액과 시간제한을 동시에 적용하는 경우는 부담이 클 수밖에 없다. 피로도 시스템은 이용을 제한하는 성격이 짙어 정액제 유저들이 반발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엔씨소프트는 실효성 차원에서도 효과적인 방안을 마련해야 하는 입장에 처했다.
지난 3월 엔씨소프트는 게임 과몰입 대책과 시스템을 준비해 왔으며, 직접 발표할 계획도 갖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김택진 대표가 직접 나서서 이를 강조했을 정도로 적극성도 보이고 있다.
엔씨소프트는 관계자는 “취지에 공감하는 만큼 정부 시책에 협조하도록 성실히 노력하겠다. 발표가 나온 만큼 본격적으로 준비할 것이다. 지난 3월 발표한 엔씨의 자체적인 과몰입 대책 방안도 진행 중인 만큼 정책과 시스템을 연구 중이다”라고 말했다.
게임 과몰입 방지에 나선 넥슨과 엔씨소프트 등 선두업체들이 어떤 결과물과 실효성을 선보일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