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슨이 확실히 ‘봉(鳳)’을 잡았습니다.
지난해 이맘때였습니다. 넥슨의 네오플 인수 가격(3,852억 원)이 감사보고서를 통해 최초로 공식 확인됐습니다. TIG가 처음으로 보도했죠. [기사보기]
시장의 추측을 훌쩍 뛰어넘는 3,852억 원을 질렀음이 확인됐습니다. 국내 게임업체 간 최고 액수의 인수합병이었습니다. 많은 분들이 놀랐습니다. “너무 비싼 것 아니냐”는 비판, 혹은 우려도 있었죠. 게다가 넥슨이 네오플 인수를 위해 넥슨 일본법인(2,788억 원)과 일본 미쓰이스미토모 은행(500억 원)으로부터 약 3,288억 원의 자금을 빌린 것도 확인됐습니다.
그로부터 1년 뒤, 2009년 감사보고서를 통해 네오플 인수합병의 성적표가 나왔습니다. 최소한 현재 시점과 숫자적 관점에서, 넥슨은 <메이플스토리>의 개발사 위젯 인수(2004년) 이후 두 번째 ‘잭팟’을 터뜨렸습니다. /디스이즈게임 임상훈 기자
<던전앤파이터>가 지난해 순이익으로 1,000억 원을 벌어들인 것으로 확인됐다.
네오플은 지난 9일 감사보고서를 통해 2009년 매출액이 1,558억6,338만 원이라고 공시했다. 순이익은 999억6,389만 원이었다. (같은 날 발표된 네오플의 모회사 넥슨의 감사보고서에서는 1,000억8,454만 원으로 나온다.)
네오플의 매출액은 2008년(580억4,1408만 원) 대비 1,000억 가까이 늘었고, 순이익은 2008년(287억2,941만 원)에 비해 약 350%가 될 정도로 엄청나게 불어났다.
순이익의 성장 추이를 보면, 이는 <던전앤파이터>의 해외 수출 성과가 대폭 반영된 것으로 판단된다.
지난 2006년 82억 원 남짓이던 네오플의 순이익은 이듬해(2007년) 287억 원으로 크게 늘어났지만, 2008년에는 변함이 거의 없었다. (법인세율의 상승으로 오히려 3,300만 원 정도 줄어듦.) 이때까지는 해외 수출의 성과가 반영되지 않았다.
지난 2008년 6월 중국에서 서비스를 시작한 <던전앤파이터>가 실질적인 로열티 수입을 거둬들이기 시작한 것은 2009년부터였다. 네오플은 국내에서 신작을 내놓지 않았다. 국내 매출이 폭발적으로 늘어날 특별한 계기도 없었다.
따라서 2009년에 늘어난 순이익의 대부분은 중국 로열티의 영향으로 추정된다. 여기에 지난해 높은 환율의 덕을 본 것으로 여겨진다.
네오플은 2009년 영업이익도 1,314억5,008만 원으로 늘어, 2007년과 2008년 67%~72% 수준이었던 영업이익률까지 84%로 껑충 뛰어올랐다. 로열티 기반의 해외 매출의 경우, 매출 발생을 위해 큰 비용이 들어가지는 않기 때문이다.
지난해 말 <던전앤파이터>의 중국 퍼블리셔 텐센트는 중국 동시접속자수가 최대 220만 명에 이른다고 발표했다. 동시접속자 수치는 현재까지 계속 상승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지난 2008년 7월과 10월, 넥슨은 네오플 경영진과 NHN으로부터 네오플의 지분을 인수했다. 당시 일부에서 “너무 비싼 것이 아니냐”는 의견을 제기했던 네오플 지분 100% 인수 가격은 3,852억 원이었다.
전 세계 회원 2억 명을 눈앞에 둔 <던전앤파이터>는 오는 6월 북미에서 정식 서비스를 시작한다. 해외 로열티는 중국 동시접속자의 상승과 일본과 미국 등 다른 국가의 로열티 영향으로 계속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넥슨도 지난 9일 감사보고서를 공개하고 2009년 매출액(3,295억828만 원)과 순이익(1,813억8,329만 원) 등을 공시했다. 참고로 넥슨은 넥슨 재팬(일본법인)의 100% 자회사로 일본과 미국 등 해외법인의 실적은 매출에 반영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