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그인

회원가입 | ID/PW 찾기

취재

"나스닥 상장" 온페이스게임즈, 끝나지 않은 이야기... 소송으로 갈등 비화

강성천 전 부사장은 보석 신청, 주주대표단 고발장 읽어보니...

에 유통된 기사입니다.
김재석(우티) 2022-09-13 18:14:16
지난 2022년 5월, 온페이스게임즈라는 게임사가 나스닥 스팩(SPAC) 상장을 하겠다고 선언했습니다. 그리고 기자는 곧장 온페이스게임즈라는 회사가 여러 측면에서 의심이 가는 부분을 지적했습니다. 

회사 측은 부사장 명의로 반박을 보냈지만, 의문은 해소되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반박보도 내용에 근거해 ▲ <방선저격>의 다운로드 수를 어뷰징했을 가능성이 있다 ▲ P2E MMORPG <LOD>의 한국 및 중국 사업성이 부족하다 ▲ 자사 블록체인 게임 플랫폼 '온다 게임패드'의 백서가 수상하다는 내용을 골자로 하는 재반박을 실었습니다.

그리고 7월 7일, 강성천 부사장이 인터넷 카페에서 회원들에게 비인가 투자매매를 알선해온 혐의로 징역 1년형을 선고받고 구속되었습니다. 당시 문서에 따르면, 그가 카페에서 회원들에게 판매한 주식은 금액으로 따지면 총 259억 원 상당이며, 이로 인해 벌어들인 차익은 약 54억 원에 해당합니다.

부사장이 구속되었지만, 온페이스게임즈의 활동은 계속되고 있습니다. 회사는 주주(또는 카페 회원)를 상대로 유상증자를 발표했다가 포기했고, 주주대표단은 여러 문제로 회사를 고발했습니다. 강성천 부사장은 보석을 청구했고, 10월에는 그의 항소심이 선고됩니다.

아직 온페이스게임즈를 둘러싼 이야기는 많습니다.

 


[관련 기사]

 

"투자자들 괜찮을까?" 온페이스게임즈의 수상한 나스닥 상장 (바로가기)

[반론보도] 온페이스게임즈의 입장 (바로가기)

나스닥 가겠다는 한국 게임사 '온페이스게임즈', 게임 면면 살펴보니 (바로가기)

나스닥 입성하겠다던 온페이스게임즈 부사장, 결국 구속 (바로가기)

 


 

# 유상증자 발표했다 철회한 온페이스게임즈, 나스닥 상장은?

 

온페이스게임즈는 지난 6월 22일 유상증자를 발표했습니다. 온페이스게임즈 이사회는 총 160억 원 상당의 제3자 배정 유상증자를 의결하고, 그 소식을 자사 공식 홈페이지에 게재했습니다. 신주 800만 주를 주당 2,000원에 발행해 제3자 배정 방식으로 신주를 교부한다고 공지되었습니다. 온페이스게임즈는 카페를 통해서 회원들에게 유상증자 참여를 적극 권장하며 나섰습니다.

 

유상증자란, 기업의 경영에 필요한 자금을 융통하기 위해 공개적으로 주식을 발행하고 주주들에게 배당금을 주는 행위를 의미합니다. 쉽게 말해서 기업 활동을 위해서 주식을 추가로 발행하고, 자본금을 늘리는 것을 뜻하죠. 유상증자에는 주주배정, 일반공모, 그리고 제3자배정이 있는데 온페이스게임즈는 가장 마지막 방법을 채택했습니다. 회사가 밝힌 유상증자의 목적은 "기존 사업 강화 및 신규 사업 발전을 위한 재원 마련"이었습니다.

 

온페이스게임즈의 공개 활동이 진행된 다음 카페에는, 온페이스게임즈가 나스닥 상장을 위해 주주들의 유상증자 참여를 독려하는 내용이 여럿 발견됩니다. 온페이스게임즈 카페를 보면, 유상증자에 참여하려면 회사 법인 명의의 계좌가 아닌 카페의 카페지기에게 대금을 납부하라고 안내되었습니다. 실제 이때 카페 회원들은 카페지기에게 입금하는 방식으로 유상증자에 참여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그러나 이같은 행위에는 위법성 논란이 제기되었습니다. 현행 자본시장법에 따르면, 모집가액이 10억이 넘어가고 청약권유자가 50인이 넘어가면 금융감독위원회에 증권신고서를 제출하고, 위원회로부터 신고서를 수리해야 청약을 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카페 회원은 물론 비회원도 열람할 수 있는 카페에 유상증자를 안내한 것은 위법성 논란이 일어날 수 있을 만한 사안이었던 것입니다.

 

또 당시 몇몇 온페이스게임즈 주주들(온페이스게임즈는 아직 증권거래소에 상장하기 이전 단계의 회사이지만, 비상장 주식 거래를 통해서 적지 않은 주주를 보유하고 있습니다)은 주식을 더 발행하면서 기존 주식의 가치가 하락될 것을 염려했습니다.

 

유상증자를 두고 여러 말이 나오자 7월 13일, 온페이스게임즈는 납입 마감일에 ​돌연 유상증자를 철회했습니다. 본래 제3자에게 신주를 배정해 160억 원 상당을 조달하겠다고 밝혔지만, 일을 진행하기로 한 카페지기가 회사에 돈을 납입하지 않으면서 유상증자가 이루어지지 않은 것입니다. 그리고 카페지기는 유상증자를 하지 않지만, 납입 대금만큼의 온페이스게임 주식을 지급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온페이스게임즈의 유상증자 모집과 환불 등의 과정은 이처럼 카페에서 진행됐습니다.

유상증자는 없지만, 주식은 지급하겠다는 황당한 주장에 투자자들은 분노했습니다. 일반적으로 유상증자가 불발되면, 그 대금은 참여자들에게 반환됩니다. 그러나 유상증자 절차는 진행하지 않고, 이에 따라서 신주가 없는 상황에서 투자금이 아닌 계속해서 가액이 변동되는 기존 주식으로 보상을 하겠다는 주장을 내놓았던 것입니다.

 

이 일로 온페이스게임즈와 주주들 사이의 신뢰 관계에는 금이 간 것으로 보입니다. 2022년 8월, 마포구 서교동의 온페이스게임즈 사옥 앞에서는 몇몇 주주들이 회사의 행보를 규탄하는 시위가 열렸습니다. 주주들은 나스닥 상장에 미온적인 김민석 현 온페이스게임즈 대표의 퇴진을 요구했습니다. 사측은 홈페이지에 "목적이 불분명한 회사 앞의 시위에 대해, 합리적인 이유가 있다면 기꺼이 반영은 하겠지만, 지금의 상황이 그 정당한 사유가 되지는 않는 것으로 판단된다"라며 맞섰습니다.

 

회사의 유상증자를 위해 모금한 돈이 완벽하게 환불되었는지는 확인되지 않고 있습니다. 돈을 돌려주겠다는 내용 또한 다음 카페에 공지됐다가 삭제되었기 때문입니다. 온페이스게임즈는 '8명의 주대단 회원들이 다음 카페에 허위사실을 유포했다'며 법정 대응을 예고하기도 했습니다.

 

주주대표단이 단체행동에 나서자 온페이스게임즈도 이에 대응하는 현수막을 자사 사옥에 내걸었습니다.

# '거의' 물 건너간 나스닥 상장의 꿈

 

온페이스게임즈에는 주주대표단(이하 주대단)이라는 그룹이 있습니다. 이들은 일반적인 소비자단체에 준하는 조직도나 정관 등을 가지고 있지는 않지만, (이들 설명에 따르면) 약 6,000명의 소액 주주들이 함께하고 있습니다. 오랜 기간 온페이스라는 기업에 투자해오며 회사에 영향력을 발휘해오던 그룹으로 법정 구속된 한의사 출신의 강성천 전 부사장이 주주대표단의 대표를 맡고 있었습니다. 

 

온페이스게임즈에는 이러한 주대단 소속, 또는 친 주대단 성향의 사외이사들이 존재했습니다. 온페이스게임즈는 오는 9월 15일 임시주주총회를 열고 주대단과 가까운 사외이사들을 해임하겠다고 밝혔습니다. 회사와 주대단 사이의 다리를 놓던 인물은 강성천 전 부사장이었는데, 그가 법정에 구속되면서 가교 역할을 맡은 인물이 사라졌고, 갈등이 비화되자 사외이사를 해임하는 방향으로 노선을 세운 것입니다.

 

왼쪽에서 두번째 인물이 강성천 전 부사장, 세번째 인물이 김민석 대표입니다 (온페이스게임즈 제공)
 

상황이 이렇게 흘러가면서 온페이스게임즈의 나스닥 상장은 사실상 물 건너 넘어간 일이 됐다는 주장이 나옵니다. 9월 13일 온페이스게임즈는 주당 650원에 거래 중이며, 온페이스게임즈의 추정 시가총액은 364억 원 상당입니다. 온페이스게임즈가 인수해 나스닥에 이름을 올리겠다는 기업 IGTA의 시가총액은 1억 2,800만 달러(약 1,759억 원) 수준으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두 회사 사이의 시장가치 차이가 많이 나기 때문에 이 수준이면 나스닥 상장의 조건을 충족할 수 없습니다. 참고로 나스닥 캐피털 마켓 입성 조건으로는 ▲ 자본금 400만 달러 ▲ 최소거래단위 보유 주주 300명 ▲ 유통 주식 100만 주 ▲ 시가총액 5,000만 달러가 있습니다. 

 

한때 온페이스게임즈는 가장 뜨거운 장외 주식 중에 하나였습니다. 기자가 온페이스게임즈의 상장이 수상하다고 지적한 MOU 체결식 때도 온페이스게임즈의 주식은 9.43% 상승했습니다. 그보다 앞선 2022년 5월 2일, 온페이스게임즈의 주가는 5,350원까지 치솟았습니다. 회사의 장외 주식이 거래된 '증권플러스 비상장'에서는 온페이스게임즈 주식이 얼마나 뜨거웠는지 볼 수 있는 증거가 있습니다. 

 

바로 거래 완료 내역인데요. 온페이스게임즈의 거래 완료 내역은 28,031건으로 나타납니다. 두나무(16,401건), 케이뱅크(6,030건), 야놀자(3,616건)보다 많습니다. 증권플러스 비상장은 비상장된 회사 주식이 거래되는 곳이므로 애초에 거래량이 그리 많지 않습니다. 그간 같은 플랫폼에서 토스의 비바리퍼블리카​는 5,887건,​ LG의 정보기술 솔루션 자회사 엘지씨엔에스는 1,208건, 마켓컬리의 컬리는 660건 거래됐습니다.

 

비상장주식 플러스에서 캡처한 온페이스게임즈의 주가 그래프. 해당 주식의 거래량은 28,000건이 넘는데 이는 해당 플랫폼에서 이례적인 값입니다.

# 소송전 불사하는 회사와 '주대단', 강성천 부사장은 보석 신청

 

상황은 점입가경의 형국으로 치닫고 있습니다. 회사가 주대단에게 법정 대응을 예고한 데 이어, 주대단은 8월 말 박경현 그룹 회장, 김민석 대표 등 5인을 서울남부지검에 고발했습니다.

 

본지가 입수한 고발장에 따르면, 주대단은 박경현 회장을 두고 "회사의 운영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허위 날조된 사실을 사실인 것처럼 사기쳐서 수천 명의 소액주주들이 이를 믿고 제3자 배정 유증(유상증자)에 참여하여 온페이스 100억 원, 온페이스게임즈 66억 6,000만 원의 피해를 당했다"라고 주장했습니다. 

 

김 대표에 대해서는 "두 회사의 대표이사를 2020년부터 맡아 경영하면서 배임죄를 저질렀다"라고 지목했습니다.

 

고발장에는 흥미로운 이야기가 나옵니다. 2018년 9월 박경현 회장은 주대단에게 "게임즈회사(게임회사의 오타로 추정)를 설립하겠다"라고 밝히며 "자신이 서울대학교 항공우주학과 87학번으로 졸업했으며, 대학 다닐 때 서울공대 게임동아리 활동을 하였으며, 그때 동아리 회원들이 엔씨소프트의 김택진 대표(본문에는 '이택진'으로 잘못 등장), 넥슨의 김정주 대표"라고 이야기했다는 것입니다. 

 

박경현 그룹 회장이 주대단에게 "자신도 상당한 게임전문가"라고 이야기하며 엔씨소프트의 김택진 대표와 넥슨 창립자인 故 김정주 대표를 언급하는 대목. 

 

고발장에는 이 말을 믿은 우수회원들은 강성천을 대표로 제3자 배정 유증을 진행, 총 111만 주에 66억 6,000만 원 상당의 투자가 이루어졌다고 합니다. "그러나 서울공대 졸업생이라던 피고발인 박경현은 실제는 중앙대학교 중퇴 학력이었고, 대학 재학시 게임동아리 활동했다던 경력도 허위 경력"이었다고 합니다. 이밖에 주대단은 ▲ 70억 유증 가장납입  온다코인 발행과 업무상 배임 등을 고발했습니다.

 

주대단이 주장하는 사기, 배임, 횡령 등으로 인한 피해 금액은 총 166억 6,000만 원입니다. 이 사건은 서울남부지검 금융·증권범죄 합동수사단(합수단)에 배정되었습니다. 한편, 주주들을 상대로 다음 카페에서 투자매매를 진행했다가 자본시장법 위반으로 징역 1년형을 선고받고 수감 중인 강성천 전 부사장은 항소심을 진행 중입니다.

 

이에 대한 선고는 10월 11일 나올 예정입니다. 강 전 부사장은 자신의 보석을 청구했다고도 전해집니다.

 

지난 5월, 무대에서 온페이스게임즈의 나스닥 상장 계획을 발표한 강성천 전 부사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