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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

비디오게임이 수면에 별 영향이 없다는 연구결과 등장

DVD 다큐멘터리 관람과 비교해 볼 때 큰 차이가 나지 않아

국순신(국서방) 2010-04-19 12:33:02

게임을 좋아하는 청소년들이 부모들에게 핑계를 대기에 바람직한 연구 결과가 나왔다.

 

저명한 과학저널인 임상 수면 의학 4월 15일 호에 잠들기 전의 비디오게임 플레이가 10대 청소년들의 수면에 가벼운 영향을 끼치는데 머문다는 연구 결과가 공개돼 게임학계와 업계에 관심을 끌고 있다.

 

호주 애들레이드에 위치한 플린더 대학 연구팀은 10대 청소년들에게 DVD 다큐멘터리와 PS3용 비디오게임을 50분간 각각 관람 및 플레이한 후에 잠드는 시간을 조사한 결과, 비디오게임 플레이가 수면에 미치는 영향력은 그리 크지 않았다고 밝혔다.

 

요약하자면 비디오 게임을 즐긴 다음, 잠자리에 드는데 그리 큰 문제점이 없다는 내용이지, 게임 플레이가 수면 시간에 영향을 끼치지 않는다는 것은 아니다.

 

 

잠드는 시간 : 비디오게임 플레이후 7.5, DVD 관람 후 3

 

이 연구는 호주에 거주하는 14~18세 가량의 10대 남자 청소년 13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참가자의 자격 조건은 보통 15분 이내에 잠들고 눈에 띌만한 수면 장애가 없어야 한다는 것. 또 낮 보다는 밤에 주로 잠을 자는 이들로 선정됐다.

 

먼저 참가자들은 일주일간 자신의 취침시각을 적는 수면 일기를 작성했다. 이는 참가자들의 취침 습관과 평균 잠자리에 드는 시간을 조사하기 위해서다. 그리고 참가자들은 잠들기 좋은 조명과 각종 전기 의료장비가 부착된 침대가 놓인 수면 연구실에서 실험에 참가했다.

 

참가자들은 50분간 2007년 최고 히트작인 <콜오브듀티4:모던워페어> PS3 비디오 게임을 50분간 즐긴 다음 잠자리에 들었다. 또 일주일 후에 참가자들은 2006년 아카데미에서 최고 다큐멘터리 작품으로 선정된 펭귄:위험한 행진 50분간 시청한 뒤에 잠잤다.

 

한 편은 매우 폭력적인 게임이고 다른 한 편은 매우 조용한 영상물로 성격이 매우 다르다. 2개의 대조적인 작품을 연구 소재로 선택한 이유는 정적인 DVD에 비해 폭력적인 비디오게임을 플레이할 때 자극적인 효과가 매우 크게 나타날 것으로 연구팀이 기대했기 때문.

 

연구 결과, 비디오 게임을 즐긴 후, 잠자리에 들기까지의 시간은 7.5분으로 DVD 다큐멘터리 관람 후의 3분에 비해 길었다.

 

13 명의 참가자 중에 11명은 다큐멘터리를 본 것보다 비디오게임을 플레이한 뒤에 잠자는 데 더 많은 시간이 걸렸다고 응답했고 단 2 명만이 게임 플레이 한 다음에 잠에 빨리 들었다고 말했다.

 

13 명 중 7 명은 DVD를 관람한 것에 비해 비디오 게임을 즐기는 후의 수면 상태가 덜 잠에 든 것 같다고 응답했고 4 명은 별 차이 없다고 말했다. 영화를 본 뒤에 잠이 덜 든 것 같다고 밝힌 참가자는 2 명이었다.

 

이 연구의 관계자는 폭력적인 비디오게임을 즐기는 게 잠자리에 들기까지 많은 시간이 필요치 않다는 점을 처음 확인했을 때 매우 놀랐다. 하지만 수면 상태가 비디오게임을 플레이하는 것과 관련있다는 점을 입증하기엔 자료가 부족한 상태”라면서 DVD 다큐멘터리 관람과 비디오게임 플레이 후의 수면 구조나 심리학적 변화에 차이가 없다고 설명했다. 

 

한편 수면 대기와 수면 구조의 게이지는 뇌파검사(EEG), 근전도검사(EMG), 전기안진운동도(EOG) 등의 다양한 의료 장비들을 통해 측정됐다.

 

 

50분은 너무 짧다 연구 결과가 아쉬워

 

이번 연구 결과에 대해 아쉬운 목소리가 많다. 

 

무엇보다도 부모들이 밤늦은 시각에 자녀들의 비디오게임 플레이를 막는데 혈안이 된 이유는 게임에 몰입하느라 자녀들이 잠자지 않는 것을 걱정하기 때문. 10대 청소년 중에서 재미있는 비디오게임을 50분만 플레이하고 그만 둘 정도로 인내심이 많은 이를 찾기도 매우 힘들다.

 

이에 대해 연구팀은 50분간의 실험이 집에서 10대들이 게임을 경험하는 환경과 다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연구팀 관계자는 소수의 10대만이 하룻밤에 비디오게임을 50분간 플레이하는 걸 참을 수 있을 것이다. 실제 플레이하는 시간이 더 많았다면 참가자들이 가상의 캐릭터를 통해 욕망과 좌절의 감정을 더 많이 받을 것이며 이는 잠자리에도 큰 영향을 끼칠 수 있다고 말했다.

 

또 연구팀은 참가자들이 잠도 잘 자고 평균 나이가 만 16 7개월로 10대 후반이라는 점에서 어린 10대들에게는 더 큰 영향을 끼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밤에 비디오게임을 즐긴다는 것은 밤에 자는 시간이 상대적으로 부족해진다는 이야기. 플레이 시간이 많아지면 수면 시간에 영향을 끼치고 특히 빈번한 게임으로 인해 청소년들이 민감한 자극에 둔해지면서 큰 수면 장애를 끼치기도 한다는 게 연구팀의 설명이다.

 

특히 <기타히어로>, 닌텐도 Wii 등의 육체적인 움직임이 많은 게임들은 게임조작으로 인해 신체 온도가 높아져 수면에도 영향력을 끼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결국 마무리는 원위치로 적당히 해라

 

연구팀은 실제 연구 결과가 현실로의 적용이 쉽지 않다는 비난이 일게 되자, 이에 대해 연구팀은 궁색한 해법안을 내놨다. 그 해법안은 적당히 해라라는 것. 연구팀의 이러한 해법은 연구 결과 자체를 무용지물로 만드는 꼴이 됐다.

 

연구팀의 관계자는 "영국 명언에는 '모든것을 적당히'(Everything in moderation)이란 게 있다. 이는 부모들이 청소년 자녀들을 위해 비디오게임 플레이 시간을 제한하는 데 좋은 가이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로 인해 밤 늦은 시각 비디오게임을 즐겨 하는 청소년들에게도 내세울만한 핑계거리도 없어지게 됐다는 점에서 게이머들의 입맛만 다시는 꼴이 됐다.